[인터뷰] 구교환에게는 '디피'가 흐른다..."외로운 한호열 안아주고 싶었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4 06: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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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배우 구교환의 재치와 독창적인 발상은 진화중이다. 지난 2020년 팬데믹 기간에 영화 '반도'로 혜성처럼 등장한 구교환은 랜선 인터뷰만으로 취재진을 웃게 했던 정말 대중문화예술계의 '뉴 타입'(NEW TYPE)이다. 4년째 대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구교환을 드디어 대면했다. 랜선도 뚫었던 그의 엉뚱함과 재치는 대면 인터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그는 진화중인 '뉴 타입'이었다.


구교환과 4년만에 대면 인터뷰를 성사시킨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의 두번째 이야기다. 지난 2021년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 뜨거운 울림을 선사한 'D.P.'(디피)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이어가며 돌아온 것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 한호열 役 구교환/넷플릭스
 

'디피'시즌1 말미에는 조석봉(조현철)의 사건이 담기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바. 시즌2는 해당 사건으로 인한 후유증을 '장마'에피소드에 담았다. 그 중 구교환이 분한 한호열은 실어증세를 보인다. "시즌2에서는 보통 청년 한호열(구교환)을 보여주는게 목표였다. 시즌1에는 판타지스러운 모습이 있고, 시청자들이 쾌감을 느끼기도 하셨다. 시즌2에는 그동안 애써 참아왔던 것들이 터지는구나. 그래서 호열이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자신이 버텨왔던 방식인데 그게 다 무너졌다고 생각했다."

겉으로 보기엔 알 수 없었지만, 한호열은 말을 하지 않고 글로 이야기했다. 구교환은 "단어가 입 안에만 있다. 따로 움직임을 연구하지 않았다. 한호열이 왜 말을 못하는것인가. 그게 감독님의 힌트다. 말을 하고 안하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김루리(문상훈) 앞을 마주하기 전까지가 저에게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시즌1에서 시청자들의 관전 포인트로 손꼽혔던 준호열의 티키타카가 줄어 아쉽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감독님의 의도인 것 같기도 하다. 전체 바이오그라피로 본다면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 같다. 시즌1의 첫 작품이라고 한다면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준호(정해인)와 호열은 이렇게 있는 모습이 극 안에서는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다. 정해인 배우와 많이 호흡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게 맞는 것 같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 준호열 스틸/넷플릭스


반면 시즌2에서는 새로운 호열의 모습이 담겼다. 말년 휴가를 받고 집으로 간 그는 엄마를 부르며 반갑게 인사하지만 집은 텅텅 비었다. '이사를 갔으면 이사를 갔다고 얘기해주지'라는 대사는 혼자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호열을 짐작케 했다. 특히 휴가임에도 복귀를 요청하는 박범구의 말에 '충성'을 외치며 바로 달려간다. "휴가 때 호열은 재밌는 것을 봐도 웃고 있지 않다. 외로운 아이구나 생각했다. 근데 그때 준호가 위험하다며 출동하라는 전화를 받고 신나한다. 그러면서 '역시 내피엔 디피가 흐르고 있어'라며 주저없이 달려간다. 그게 얼마나 신났겠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연락을 받았다. 그걸 누구보다 신나하는 한호열이 또 안타까웠다. 개인적으로 쉴 수 있는 휴가인데 기뻐한다고? 정말 한호열을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구교환은 "호열이의 전사나 전역 후의 미래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여백이 있을 때는 호열이 자체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모습은 호열이 답지 않게 컨디션을 들킨다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김루리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다시 말문이 트인 호열은 다시 준호와 함께 탈영병을 체포하기 위해 뛰어다닌다. 준호가 자전거로 추격하고, 요구르트 아주머니의 카트로 그 뒤를 좇는 한호열의 여전한 티키타카는 웃음을 안겼다. 준호의 집요한 추격전이 끝나면, 매번 마지막에 등장해 마무리하는 호열에 울컥하며 짜증내는 준호의 모습은 두 사람의 관계가 한층 깊어졌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에 전역을 앞둔 호열은 혼자 남을 준호를 걱정하면서 항상 챙겼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 한호열 役 구교환 스틸/넷플릭스

"호열에게 있어 안준호는 마음을 열고 같이 함께 그런 일을 겪은 인물이 처음이었을 것 같다. 동료 이상의 애틋한 감정이 있을 것 같다. 가족 이상의 의미다. 호열이 시즌1의 상태로 다시 돌아오기까지도 오직 안준호에만 집중했다."

'안준호' 에피소드에서는 김루리 사건 이후 군의 대대적인 비밀을 알게 된 안준호가 중대한 결심을 하고 탈영한다. 이때 한호열은 전역도 미루고 준호를 쫓는다. 그는 가혹한 결과를 마주한 준호를 지키기 위해 협상에 나서기까지 한다. 구교환은 "넷플릭스적 허용(전역 보류 등)을 하면서까지 준호를 지키고 싶었다. '디피'는 안준호의 성장담이고 호열이는 그가 만난 사람 중 하나다. 호열은 안준호를 알아보고 등장했고, 그와 마주보며 끝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당장 주변에 있는 이야기를 극복하고 싶어하는게 한호열의 역할이다. 준호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구자훈(지진희)에게 가서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최선의 무기였던 것 같다. 준호가 마지막 웃음을 짓기 위해 만난 사람들 중 하나가 호열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완벽할 수는 없지만, 한준희 감독의 의도대로 '디피2'에서는 국가로부터 절반의 사과를 받아냈다. 이와 함께 호열은 미뤄뒀던 전역을 했다. 준호와는 군에서 맺은 인연이지만 남달랐다. 호열과 준호가 마지막 인사를 하는 터미널 씬은 극 말미 등장하기에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다. "준호와 이별하는 장면은 연기적으로 자주 하는 경험인데 인물의 감정도 갖고오지만 사적인 제 모습을 끌어와서 그 싼을 만들기도 했다. '또 봐'라고 이야기 한 준호와의 이별씬은 이 작품에 대한 저의 인사이기도 하다. 시즌2를 하면서 한호열의 애드리브를 줄이자고 생각했다. 시즌2에서는 텍스트 그대로를 옮기려고 했지만 '또 봐'는 저도 모르게 나왔다. 이 캐릭터와 잘 이별하는 방법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 한호열 役 구교환/넷플릭스
 

전역 후 호열의 모습은 어떨까. 구교환은 "부사관보다는 사회인으로 등장하고 싶다. 한호열의 다른 모먼트를 관객들에 선사하고 싶다"고 바랐다.

두 시즌을 함께한 정해인은 구교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앞서 만난 정해인은 구교환의 영향이 미친 듯 한 층 밝아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구교환은 이 말을 듣고는 기뻐했다. "저는 그 친구한테 단단함을 배웠다. 그 친구가 가진 단단함이 있다. 농담할 때 나오기도 한다. 서로 닮아간 것 같다. 저도 그렇게 비슷해진 지점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느끼는게 더 좋은 것 같다(미소)."

구교환과 '디피' 시리즈의 인연은 여기까지일까. 두개의 시즌을 마치고, 아직 시즌3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다. 구교환에 '디피'는 어떤 의미일까. "시즌2 종료에 대한 감성이 바로 오지는 않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보고싶다. '반도'를 다시 보고 할 때는 쑥스럽다. 시간이 지난 후 과거의 작품을 보면 그때 내가 어떤 고민을 안고 있었는지, 어떤 음식, 어떤 노래에 꽂혀있었는지가 튀어나온다. 저한테는 영상이 그렇다. 그 시절의 기분이나 제 모습들을 다시 볼 수 있어 좋다.'디피'도 시간이 지난 후에 음미하고 싶다."

한호열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한호열은 '꿈의 제인'의 제인만큼이나 중요한 인물이다. '꿈의 제인'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나서 그것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인물을 내 옆에 두고 같이 만난 기분이 들었다. 문득문득 어딘가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 한호열도 가끔 안부가 궁금할 수 있는 것 같다(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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