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봉에 앞서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 외신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금의환향했다. 여기에 김홍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과 손을 잡은 적 있는 미국 에이전시 업체 WME(William Morris Endeavor)와 계약까지 이어지며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영화 '늑대사냥' 김홍선 감독/ TCO㈜더콘텐츠온 |
'늑대사냥'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하는 바다 위 거대한 움직이는 교도소 내에서 잔혹한 반란이 시작되고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의 생존 게임을 담아냈다. 김홍선 감독은 스포츠W와의 인터뷰에서 "취향을 타는 영화라서 걱정되지만 소수의 마니아분들께서 좋아해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늑대사냥'은 범죄인 인도조약에 대해 설명하며 본격 현지 범죄자들을 인도하기 위한 형사, 범죄자들을 한 자리에 모은다. "원래 사회면에 관심이 많다. '변신' 끝나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개조인간이나 AI 같은 것에 대해 관심이 많다. 2020년도부터 쓰기 시작해 21년도에 기획하고 아이템 취재를 마치고 중반쯤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일반 관객들에 '늑대사냥'을 온전히 눈뜨고 정주행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피가 낭자한 정도가 아니라 화면 가득이다. 고어물에 속하지는 않지만 히든 캐릭터인 알파가 등장한 후부터는 자비 따위없는 폭력만 존재한다. 불편하다는 반응이 다수 있다. 감독은 "'기생충'부터 '오징어 게임'까지 한국 콘텐츠의 퀄리티가 높아졌다. 다양한 장르를 접하게 되니까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경계선이 무너졌다"고 했다. "팬데믹 시대에 OTT를 통해 많이 봤으니까 극장에서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차별성을 두면서 더 뽀족하게 가고 강렬하게 만들려고 했다. 촬영 시작 때도 침체된 시기였지만, 희망을 갖고 만들었다."
가장 기대하고 있는 평은 '신선하다'다. "토론토에서 관객들이 웃고 환호하고 박수 치면서 영화를 보더라. 정말 말도 안되는 마법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에그지수가 박살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른 감독님들도 자신의 색깔을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장르의 르네상스 시대가 왔으면 한다. 관객들에는 신선하다는 평을 가장 듣고 싶다. 지금까지 본적 없는 스토리 구성과 전개를 하려고 노력했다. 클리세를 파괴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또 영화를 보고 계속해서 궁금증을 가지셨으면 한다."
▲영화 '늑대사냥' 메인 포스터/ TCO㈜더콘텐츠온 |
'늑대사냥'의 제 1 늑대는 서인국이 분한 종두다. 종두는 문신으로 온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그와 극명히 대비되지만 인터폴 적색수배자 도일(장동윤)이 있다. "서인국과 타이밍이 맞았다. 정말 남자가 봐도 섹시하더라. 생긴것만으로만 그런 분위기가 나오는 게 아니다. 행동, 말투 눈빛까지. 한국에서 제일 섹시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퇴폐적이기도 하고 뜨거운 느낌도 있더라. 글보다 배우가 붙으면서 색이 더 진해졌다. 서인국씨가 캐스팅되면서 캐릭터가 강화됐다. "
장동윤에 대해서는 "도일이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그게 얼굴에 드러나야 한다. 멀쩡하고 바르게 생겼는데 적색수배자. 그 이미지가 필요했다. 인국이와 다른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하나는 강아지 상이 필요했다. 드라마 '써치'에서 군견 장교로 나오는 모습을 보고 미팅을 요청했다. 동윤이도 너무 잘해줬다. 앞으로 더 잘될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종두는 극 초반부터 영화가 가진 색을 그려내는 대표적인 캐릭터다. 하지만 그의 퇴장은 빠른 감이 있다. "내 영화의 특징은 한 캐릭터만이 극을 끌고 가지 않는다. 서인국도 강한 캐릭터이지만 강한 캐릭터가 많이 나올 때는 임팩트 있게 끝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정문성 배우도 짧게 나오지 않나. 분량이 짧다 아쉽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 임팩트만으로도 충분히 몫을 톡톡히 해냈다고 생각한다. 너무 고맙다(미소)."
기존의 어떤 작품보다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 배우들도 있다. 성동일, 고창석, 장영남이다. 감독은 전작들에서도 중견배우들을 주측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가며 새로운 매력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영화 '늑대사냥' 김홍선 감독/ TCO㈜더콘텐츠온 |
"성동일 선배님은 천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편한 선배님이라 소화를 잘 해주실 것이라 생각했다. 역시 너무 잘해주셨다. 욕도 잘 못하시는데 연습하느라 고생하셨다. 또 액션은 할 수 있을 때 해보시겠다고 하더라. 하하. 고창석 선배님은 '기술자들' 이후에도 함께 하고 있다. 장영남 선배님과 함께 두 분을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었다. 중견 배우들도 연기 변신에 대한 갈망은 당연히 있다. 그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은 감독으로서 너무 기쁜 일이다."
히든 캐릭터 알파는 최귀화가 열연했다. 등장만으로도 압도하는 그는 무려 5시간에 걸쳐 특수분장을 했다. 특히 눈 주변의 장치 또한 CG가 아닌 실제 붙인 것이다. 김홍선 감독은 "최귀화씨가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 생체 실험을 당한 후 변화된 모습에 고민이 많았다. 또 외소한 마른 체형을 원해서 최귀화씨가 감량 때문에도 노력을 많이 하셨다. 그 분장으로 액션을 해야한다. 모든 스케줄 우선 순위가 알파였다. 눈 앞에 가린 것부터 너무 힘들어하셨다. 항상 최귀화씨부터 촬영을 하고 다른 촬영을 이어갔다"고 비화를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은 " 731부대가 실제 필리핀에도 있었다. 징용당할 때 다양한 나라로 갔다고 한다. 홀로코스터에도 제국주의의 잔해가 남아있다. 그때가 생체실험을 통해 의학이 제일 발전됐다고 하더라. 그 일을 전범 기업들이 지원했다. 우리 배가 철판으로 이뤄진 이유이기도 하다. 실험하면서 불로불사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피해자가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인간성이 깎여나간 모습이 알파라는 존재다. 지금도 폭력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런 것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깔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조금 수위를 세게 했다"고 덧붙였다.
'늑대사냥'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다위의 지옥이 된 선박이다. 영화에서 볼 때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실제 2대의 배를 사용했고, 서로 다른 배다. 김홍선 감독은 미술팀 덕분에 비주얼이 완성됐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영화 '늑대사냥' 김홍선 감독/ TCO㈜더콘텐츠온 |
"이정우 미술 감독님을 비롯해 5명이서 그걸 해냈다. 엔진을 부수는 씬도 구매 당시 배안에는 엔진이 없었다. 똑같은 엔진으로 커버를 다 씌우고 전자장치도 붙이고 색도 페인트 칠을 했다. 조명을 신경 쓰면서 페인트 칠도 하고 기름칠까지도 다 했다. 세팅 후에 보면 정말 감쪽같다. 절대 이전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두 배가 다른데 하나는 여객선이다. 똑같은 톤으로 연결하려고 미술팀이 많이 고생해줬다. 엘리베이터도 직접 세팅한 것이다. CG보다 직접 세팅한 것이 대부분이다."
반면, 눈에 띄게 티가 나는 아쉬운 CG 장면이 있다며 "그 장면은 칼의 흔들림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CG로 하나하나 잡기 어렵더라. 그래서 할 수 없이 NG컷을 사용해서 CG를 입혔다. 티가 난다는 반응은 많이 봤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속편을 기대하게 된다. 앞으로의 서사가 그려질 시즌2와 배 안에 모인 모든 캐릭터들의 서사가 담긴 프리퀄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처음부터 길게 써 놓은 작품이다. 프리퀄을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로 하고싶다. 역시 수위는 높을 것이고 OTT를 통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이 범죄자가 되는 과정을 담을테니. 시즌2는 많은 분들이 서인국씨의 출연을 요청하고 있더라. 아직은 비밀이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