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상현 감독(사진: 연합뉴스) |
칭찬에 인색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입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말이 나왔다.
그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흥국생명이 플레이오프의 기세를 챔피언결정전에서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적수가 되지 못했다.
GS칼텍스는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프전 1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5전 3선승제의 챔프전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한 GS칼텍스는 2013-2014시즌 이후 7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챔피언 등극을 향해 전진했다.
챔프전을 경험한 선수가 이소영, 한다혜뿐이라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기 싸움에서도 '배구 여제'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에 밀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모두 기우였다.
GS칼텍스는 세 세트 모두 흥국생명을 20점 아래로 묶으며 상대를 완전히 압도했다.
챔프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일방적인 경기 속에 불과 1시간 17분 만에 GS칼텍스의 승리가 결정됐다.
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생각보다 긴장을 안 하더라. 그 부분을 제일 걱정했는데 (안 하는 걸 보면) 성장이 느껴진다. 어쨌든 잘 풀었다"고 돌아봤다.
대부분의 선수와 마찬가지로 이날 경기는 차 감독에게도 챔프전 데뷔전이었다. 차 감독은 "조금 속이 타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키 206㎝ 최장신 외국인 공격수 메레타 러츠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4점을 올렸다.
GS칼텍스는 팀 블로킹에서도 흥국생명에 9-2로 크게 앞섰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결정적인 패인으로 블로킹 열세를 꼽았다.
차 감독은 "우리에게는 러츠와 (문)명화의 높이가 있다. 명화가 효율적으로 잘 막아줬다"며 "2차전 때 상대가 어떻게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우리 장점은 최대한 잘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러츠를 두고는 "1세트부터 크게 나쁘지 않았다. 그럴 때는 감독이 손뼉만 쳐줘도 돌아간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고 칭찬했다.
군더더기 없는 승리였고, 이에 만족한 차 감독은 보완하고 싶은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러면 너무 퍼펙트해진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껄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