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수라, 윤성경(사진: 스포츠W) |
극중 각각 ‘지성미’ 역과 ‘최미화’ 역을 맡아 열연 중인 이들은 ‘자메이카 헬스클럽’ 공연 두 번째 시즌부터 합류해 2개월째 함께 하고 있다.
연극 제목에 '헬스클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다 보니 윤성경은 연극에 참여하기 전 포스터만 언뜻 보고 대학로에 새로운 헬스클럽이 문을 연 것으로 알기도 했었고, 작품 참여 이후 주변에 "자메이카 헬스클럽' 한다고 했다가 헬스클럽에 취직한 것으로 오해를 받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연극의 내용은 이렇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방송계에서 잠적한 방송인 ‘지성미’가 방송 복귀를 위한 전제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과거 자신과 인연이 있는 ‘황강봉’이 운영하고 있는 ‘자메이카 헬스클럽’을 찾게 된다. 지성미는 황강봉에게 자신을 목표 체중으로 감량시켜 주면 운영난을 겪고 있는 ‘자메이카 헬스클럽’의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고, 황강봉은 이를 받아들인다.
여기에 자메이카 헬스클럽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푼수 기질이 다분하지만 싱글맘으로서 상처를 지닌 ‘최미화’와 지성미의 방송 복귀의 키를 쥐고 있는 방송국 최국장의 사주로 지성미를 감시하기 위해 자메이카 헬스클럽을 찾은 ‘정관재’가 함께 이야기에 얽히면서 극을 함께 이끌어 간다.
각자 한 가지씩 사연과 상처를 지닌 이들 인물들은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간다.
‘다이어트 코미디’를 표방하는 이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공연 중 배우들이 공연중 ‘스피닝’(사이클을 이용한 운동 프로그램), ‘타바타’(인터벌 트레이닝의 일종) 등 각종 운동 동작들을 실제 헬스클럽에서 사용하는 기구들을 이용해 시연한다는 점이다.
특히 연극 후반부 네 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서 음악에 맞춰 역동적인 타바타 운동을 시연하는 장면은 이 작품의 절정이자 최고의 볼거리다.
따라서 인터뷰는 ‘운동하는 여자’라는 표현보다는 ‘운동하는 연극을 하는 여자들’ 정도가 적합할 듯하다.
사진: 스포츠W |
“처음엔 에너제틱한 느낌이었어요. 처음 ‘자메이카 헬스클럽’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포스터를 보고 헬스 클럽이라 생각했죠.(웃음) 막상 공연을 봤는데 진짜 스피닝을 하고 운동을 하더라고요. 다른 공연에 비해 새로웠고 에너지 넘친다고 생객했어요”(정수라)
“제목만 들었을 때는 운동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만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보니까 운동하러 온 사람들의 사연들이 내용에 있더라고요. 보기에는 생각보다 운동을 안 해서 놀랐어요. 계속 운동할 줄 알았는데 말이죠. 그런데 막상 연습에 들어가니까 보기와 다르게 힘들더라고요. 관객들이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요(웃음)”(윤성경)
극중 지성미의 직업이 전직 발레리나 출신의 다이어트 관련 프로그램의 진행자였던 만큼 지성미 역을 맡은 정수라는 프로 모델 못지 않은 바디 라인을 자랑한다. 키도 169cm로 무대 자체의 높이에다 착용하는 운동화의 높이까지 더해지면 공연 중 보여지는 키는 더욱 더 크게 느껴지고 몸의 비율과 몸매 역시 웬만한 스포츠 모델 못지 않다. 정수라는 평소 운동을 즐긴다고 했다.
사진: 정수라 인스타그램 |
극중 최미화는 어린 나이에 결혼해 아이를 낳은 뒤 이혼에 따른 방황으로 체중이 100kg 이상까지 불어났다가 이혼한 남편이 데려간 아들이 오랜만에 만난 엄마를 알아보지 못하자 거기에 충격을 받고 살을 빼기 시작해 40kg이 넘는 감량에 성공한 싱글맘이다.
그렇다면 이런 최미화를 연기한 윤성경은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솔직히 말하면 건강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다이어트를 해야 할 때만 운동을 하죠.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지 않나요? 다이어트 할 때 운동하고 살 뺐다 싶으면 안 하고…’이 작품을 하면 운동이 되겠거니’ 했더니 공연 때만 하는 운동은 근육통을 가지고 오더라고요(웃음). 그래도 하면 할수록 타바타는 보는 사람들이 자세가 좋아졌다고 해요”
피트니스를 소재로 하는 연극을 하다 보니 최근 붐이 일고 있는 피트니스 관련 대회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한다.
“해보고 싶었던 적은 있어요. 운동 같은 거 잘 한다고 말을 해주니까 ‘한 번 해볼까?’ 라는 생각은 한 번 해봤죠.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고…굉장히 근육 벌크업이 되쟎아요. 아무래도 연기를 할 때 너무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으니까 하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죠”.(정수라)
어쨌든 운동하는 연극을 하는 덕에 이들은 스스로 몸매가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몸매 라인이 정말 달라진 것 같아요. 전에 했을 때도 운동을 많이 했는데 주변에서 이걸 하면서 살이 많이 빠졌다고 하더라고요. 운동 효과를 통해서 몸이 다듬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진짜 열심히 하게 되요”(정수라)
윤성경(사진: 스포츠W) |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단순히 운동하는 장면만을 보여주는 연극이 아니라 운동하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여주고 들려주는 드라마가 강한 연극이다. 그렇다 보니 배우들은 운동에 사용하는 에너지 외에 각자 배역이 지닌 스토리를 표현하는 연기에 상당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체력적으로 이중 부담이 따르는 셈이다.
“캐릭터마다 각자 사연이 있는데 이게 안 풀리고 끝나면 힘들 텐데 자신들의 이야기가 다 해소되면서 마지막에 스피닝으로 신나게 붐업 하면서 끝나니까 가는 기분이 좀 즐겁긴 해요.”(정수라)
“이 극은 체력적으로도 힘든데 감정적으로도 있어요. 두 가지가 다 있어서 끝나고 나면 탈진할 정도로 힘들어요. 그냥 뛰어다녀서 땀 나고 울기만 해서 땀 나는 것과 다르게 배로 힘들어요. 다른 작품은 하다 보면 적응이 돼서 덜 힘든데 이 작품은 할 때마다 힘들어요”(윤성경)
무대에 설 때마다 체력소모가 심하지만 극의 성격상 배우들은 몸매 관리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운동을 통해 감량하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는 정수라는 더더욱 그렇다.
“공연할 때 원래 분장실에 간식거리가 있어요. (다른 공연에서는) 금방 사라지는데 여기는 공연이 그래서 그런지 잘 안 사라지더라고요(웃음)”
피트니스라는, 이전에는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로 만든 연극이다 보니 관객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후기들 올라온 거 보면 운동하고 싶단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는 후기가 많더라고요. 다들 연극을 볼 때는 ‘나도 운동 해야지’ 하고 나갈 땐 안 하지 않나요?(웃음). 그래도 보는 동안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 단순히 운동만 하는 게 아니라 왜 운동을 하는지, 그런 이유와 사연에 대한 것들이 보이니까 관객들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게 이 연극의 장점인 것 같아요”(윤수경)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단순히 지성미가 자메이카 헬스클럽에서 방송 복귀에 필요한 체중 감량에 성공해 앞자리가 ‘4’로 시작되는 체중을 갖게 되는지 여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않다.
그 보다는 함께 어울려 운동하고 함께 어울려 웃고 우는 과정에서 인물 각자의 상처가 드러나고 서로 그 상처를 보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공을 들인 연극이다. 또한 살을 빼고 몸을 만드는 행위 역시 좀 더 큰 가치를 위해 기울이는 노력으로 배우들은 해석했다.
“그게 아주 중요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 빛나기 위해 꿈을 향해 달려가라는…”(정수라)
‘자메이카 헬스클럽’이라는 연극 제목에도 이들이 언급한 ‘메시지’에 관한 힌트가 담겨 있다. 정답은 극중 ‘자메이카 헬스클럽’ 관장 황강봉의 대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극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현재 대학로 해피씨어터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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