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듀크(GS칼텍스), 이바나(한국도로공사) (사진 : KOVO) |
이번 시즌 새로운 얼굴로 등장한 GS칼텍스의 듀크는 팀의 맏언니이자 주포로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득점 3위(811득점), 공격 2위(43.20%)는 물론이고 오픈공격과 시간차공격 1위에 오른 그는 작은 신장에도 탄력 넘치는 공격을 선보이며 다소 고전했던 GS칼텍스를 이끌었다.
트라이아웃 당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모험으로 여겨졌던 듀크지만 결과적으로는 차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 배구’에 제격임을 본인 스스로가 증명했다. 리그 평균에 비해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며 차 감독이 바라던 맏언니 역할까지 해낸 듀크의 모습을 다음 시즌에도 V-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화려한 개인 타이틀은 없지만 통합우승의 주역이라는 값진 결과를 거둔 선수도 있다. 2011-2012 시즌 대체 외인 선수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던 이바나가 그 주인공이다.
다시 도로공사로 돌아온 이바나는 정규리그 득점 4위(752득점), 공격 3위(41.88%), 서브 3위(세트당 0.37개)로 고른 성적을 냈지만 개인 타이틀은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인 이바나의 진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빛을 발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총 78득점을 올리며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한 이바나는 6년만에 돌아온 도로공사에 첫 번째 별을 선물했다. 시즌 후반으로 향하며 어깨 통증이란 불안 요소가 있었으나 ‘우승 주역’이 된 이바나이기에 다음 시즌 역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볼 확률이 높다.
왼쪽부터 크리스티나(흥국생명), 소냐(현대건설) (사진 : KOVO) |
2015-2016시즌 팀에서 뛰었던 심슨을 다시 품에 안았던 흥국생명은 이번에도 부상에 울었다. 당시 순위권 싸움이 한창이던 6라운드 족저근막염으로 팀을 떠났던 심슨은 이번 시즌도 2라운드 초반 같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주포 이재영에게만 의존해야 했던 흥국생명은 최하위로 추락했다.
급하게 벨라루스 출신의 국가대표 크리스티나를 영입했지만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6위에 남았다. 세터 조송화와 손발이 맞기 시작한 크리스티나의 활약이 좋았기에 더욱 아쉬웠다.
정규리그의 2/3인 20경기만을 소화했음에도 득점 10위(438득점), 공격 7위(36.99%)를 기록한 크리스티나이기에 ‘시즌 초반부터 흥국생명과 함께 했다면?’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하던 현대건설 역시 외인 선수의 이탈에 울었다. 리시브와 공격 모두를 소화하는 만능 외인 엘리자베스가 팀 훈련 도중 발목 인대 파열로 5라운드 중반 팀을 떠났다. 당시 순위 싸움에서 열세에 놓였던 현대건설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후 급하게 데려온 소냐는 모든 면에서 엘리자베스의 빈자리를 실감하게 했다. 황연주, 황민경, 양효진 등 걸출한 국내 득점 자원에도 불구하고 소냐를 살리기 위해 베스트 라인업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소냐는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고, 결국 플레이오프 2차전부터는 코트 바깥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신세가 됐다. 다시 한 번 명가 재건을 꿈꿨던 현대건설이기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소냐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크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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