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상하이 브라이트) (사진 : 시나스포츠) |
지난 5일 KOVO는 6차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거쳐 프로배구 샐러리캡 인상안을 발표했다. 남자배구 샐러리캡은 2017-2018시즌 현재 24억원으로, 향후 3년간 매년 1억원씩 올라 2020-2021시즌 27억원으로 인상된다.
반면 여자배구 샐러리캡은 2017-2018시즌 13억원에서 다음 시즌 14억원으로 인상되지만 이후 인상 없이 2019-2020시즌까지 두 시즌동안 동결된다. 여기에 여자배구에 한해 최고 선수 연봉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는 조항이 신설됐다.
여러 의견이 나오던 중 국내 여자배구의 간판 스타인 김연경(상하이 브라이트)의 트윗이 샐러리캡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지난 12일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샐러리캡 조항의 불균형함에 대해 이야기 하며 “왜 점점 좋아지는 게 아니라 뒤처지고 있을까”, “이런 제도라면 나는 한국 리그에서 못 뛰고 해외에서 은퇴를 해야 될 것 같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된 의견은 배구계는 물론이고 배구팬 사이에서도 분분하다. 국제 대회 성적은 물론이고 분리 진행을 시작한 이번 시즌 흥행에도 성공했는데 왜 여자배구만 제한을 두느냐는 의견과 연봉상한선을 올리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 중이다.
두 의견 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내용이다. 샐러리캡 제도가 처음 시작된 2005-2006 시즌부터 인상과 동결을 반복한 남녀배구 샐러리캡은 지난 시즌 11억이라는 큰 격차가 생겼다.
여자 선수에게만 고액 연봉자가 나올 수 없게 1인 연봉 최고액 제한까지 두며 ‘차별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똑같이 국제 무대와 팀에서 맹활약 해도 남자 선수에 비해 여자 선수의 대우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내용은 선수들의 의욕 저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부터 여자배구는 남자부와 분리 진행을 하며 TV시청률과 관중수로 흥행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이런 상황에서 샐러리캡 제한으로 활약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막 순항하기 시작한 여자배구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남자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샐러리캡을 올리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말에는 모기업이 걸려있다. 남자부에 비해 여자부를 운영하고 있는 모기업에서는 선수 영입 등의 투자에 소극적인 편이다. KOVO가 이행하려는 몇몇 사업도 모기업의 반대에 가로막혀 진행되지 못 한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샐러리캡 인상으로 여자 선수들의 연봉이 높아지면 구단을 운영하는 모기업이 부담감을 느껴 구단 운영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현재 여자부 최고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들의 기량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두 가지 의견 모두 현실적으로 일리가 있는 의견이다. 그러나 KOVO는 이와 같은 사안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 수렴이나 공론화 과정 없이 결론을 내렸다.
팬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닌 김연경이 이 문제에 관해 쓴소리를 던진만큼 KOVO가 감내해야 할 비판의 크기가 커졌음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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