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박정아 (사진 : KOVO) |
지난 9일 GS칼텍스와의 경기 승리 후 한숨 섞인 목소리로 내뱉은 김종민 감독의 말이었다. 이날 도로공사는 내줄 뻔한 경기를 극적으로 뒤집으며 3-2 역전승을 거두고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 시즌과 대조되는 성적을 내고 있지만 김종민 감독은 중반부를 넘어선 현재 또 다른 고민에 직면했다.
부족함 없는 조화로운 구성으로 승승장구 중인 도로공사는 현재 승점 38점으로 여자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2위 기업은행(35점)과 3위 현대건설(33점)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초반에 비해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는 주전 선수에 대한 우려도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그 중 김종민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올 시즌부터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 중인 레프트 박정아다. 대표팀 소집 등으로 합류가 늦어지며 이에 따른 연쇄 효과로 체력적인 부분에서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초반 박정아가 부진하며 GS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던 도로공사다. 이바나와 함께 공격의 주축을 맡은 박정아가 안 풀리면 이바나에 공이 집중되며 다소 단조로운 공격을 시도하게 된다. 김 감독 역시 “박정아가 리듬감을 찾지 못 하는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백업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박정아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전반기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자신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신경도 많이 쓰고 경기 영상을 많이 보려고 한다”며 “조금 더 신경 쓰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이 지적한 자신감 결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9일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그는 “(감독님께서) 못 하는 것보다 자신 없이 경기에 임하는 것을 혼내신다. 코트에서 안 웃는 것 등을 말한다”고 답했다.
이어 “잘 안 되니까 자신이 없어진다. 지적 받는 부분을 고치려고 하고 있다”며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나름의 극복 방안을 내놓았다.
창단 이래 가장 우승권에 가깝게 도달한 도로공사는 첫 우승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다. 이 호흡만 유지한다면 그토록 염원하는 첫 번째 별을 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를 위해선 외인 이바나를 포함해 국내 선수 중 주포이자 에이스인 박정아가 그 무게감을 견디고 버텨야 한다. 기업은행에서도 주포로 맹활약을 했으나 김희진이라는 쟁쟁한 국내 선수와 그 부담을 나눠 질 때와 지금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그만큼 박정아에 거는 기대감 역시 커졌다.
새로운 곳에서 에이스라는 새 왕관을 쓰게 된 박정아가 그 무게를 견디고 값진 우승을 팀에 안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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