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 최수빈 (사진 : IBK기업은행 배구단 공식 페이스북) |
총 다섯 명의 선수가 오간 트레이드지만 그 중에서도 채선아와 최수빈이 조금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기업은행은 김희진과 더불어 팀 창단 멤버인 리베로 채선아를 인삼공사로 보내는 대신 수비형 레프트인 최수빈을 데려와 팀 수비 전력에 변화를 줬다.
그 결과 채선아는 인삼공사에서 다시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팀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줬다. 최수빈 역시 수비형 레프트가 아닌 리베로로 노란과 번갈아 가며 코트에 투입되고 있다.
조금 더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그런 최수빈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최수빈의 현재 몸 상태는 베스트라고 하긴 어렵다. 지난 1월 부상을 입었던 발목이 완벽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해내야 했던 수비형 레프트보다는 수비에 집중할 수 있는 리베로 출전이 최수빈에게는 또 다른 기회다.
지난 6일 GS칼텍스와 경기 전 가진 인터뷰에서 이정철 감독 역시 리베로 최수빈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발목이 좋지 않아 노란과 수비를 반반씩 맡길 계획”이라고 말한 이 감독은 “노란은 디그를 맡고 최수빈은 리시브를 책임질 것이다”고 전했다.
그와 동시에 최수빈이 가질 법한 부담감을 지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통 리베로와 (최)수빈이를 비교하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한 이 감독은 “이번 시즌 노란과 2인 리베로로 운영하면서 그 과정에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최수빈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물론 이 감독이 최수빈에게 ‘당근’만을 준 것은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 최수빈은 서브 집중타를 맞으며 리시브에서 다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언젠가 한 번 겪을 일이었다며 담담히 말한 이 감독은 “한 번은 겪어야 할 일이다. 오늘을 계기로 수빈이가 심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마음 굳게 먹으라고 했다”며 “너무 경직되지 말고 알아서 파이팅 하고 힘 내라고 말했다. 스스로 단단해지라고 했다”며 최수빈을 다소 강하게(?)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최수빈이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로 보인다.
대형 트레이드가 있고 정확히 보름이 지난 10일 기업은행과 인삼공사가 4라운드 맞대결을 가진다. 최수빈 역시 여섯 시즌 가까이 몸 담았던 친정팀을 처음으로 상대 코트에서 만난다. 트레이드 후 두 경기에서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본 최수빈이 이정철 감독의 믿음에 응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