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은 감독(사진: WKBL) |
현역 시절 '명품 포워드'로 이름을 날린 박정은 부산 BNK 감독이 국내 여자프로농구 사령탑 데뷔 시즌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25일 2021-2022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BNK 박정은 감독은 1997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여성 사령탑이 됐다.
BNK는 이날 경기가 없었지만 4위 경쟁을 벌이던 용인 삼성생명이 부천 하나원큐에 78-91로 패하면서 BNK의 4위가 확정됐다.
박정은 감독은 4강 진출에 성공한 뒤 인터뷰에서 "삼성생명과 하나원큐 경기를 봤는데 전반까지 20점을 뒤져 있던 삼성생명이 후반 시작하고 곧바로 10점을 따라붙어 편하면서도 긴장을 놓지 못한 가운데 시청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번 시즌은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정규리그 후반부에 선수들과 많은 것을 맞춰가며 팀이 발전하고 있고,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 모두 그런 재미를 느끼며 달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BNK는 27일 정규리그 최종전인 아산 우리은행 전을 남긴 현재 11승 18패를 기록 중이다.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시즌 중반 이후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박 감독은 "2라운드까지 1승 9패였다"며 "3라운드 이후로는 5할 이상을 기록한 셈인데 아무래도 시즌 초반 김한별의 부상이나 대표 선수들의 합류가 늦은 점, 제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 등에서 시간이 필요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중반 이후 경기력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된 셈"이라고 자평하며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정말 잘 뭉쳐서 뛰어왔고, 매일 발전하며 팀이 강해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박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 목표를 이뤄 우리 선수들이 큰 경기를 경험할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며 "단기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자신 있고,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도록 코칭스태프나 선수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 한다"고 플레이오프를 바라봤다.
2019년 창단한 BNK 구단으로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고, 팀에서는 김한별과 강아정 등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선수들 외에는 플레이오프 경험이 거의 없다.
게다가 4위 BNK의 4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1위 팀 청주 KB다. KB는 박지수, 강이슬 등 국가대표에서도 핵심 선수들을 보유해 25승 4패를 기록 중인 리그 최강이다.
박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6번 만나 모두 졌지만 그중 네 번 정도는 접전을 벌였다"며 "매치업이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 KB를 상대로 선전했는데 다시 붙어볼 기회가 생겨 오히려 다행"이라고 '4위 팀 반란'을 다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오늘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돼 김한별 선수의 체력을 아낄 시간을 번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규리그에서 KB를 상대로 잘된 부분과 그렇지 않았던 점들을 조금 더 세밀하게 준비해서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KB와 BNK의 4강 플레이오프(3전 2승제) 1차전은 31일 KB의 홈 경기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