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데뷔 16주년을 맞은 아이유가 대한민국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상암 스타디움에 입성했다. 그는 잠실주경기장, 체조경기장에 이어 또 한번 기록을 경신, 독보적인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이번 앙코르 콘서트는 아이유의 단독 공연 100회를 맞이해 더욱 의미가 뜻깊었다.
9월 22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THE WINNING'의 마지막 공연을 개최, 월드투어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022년 여성 솔로 가수 최초로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더 골든아워(The Golden Hour): 오렌지 태양 아래' 를 개최한 아이유는 이후 약 1년 6개월만에 월드투어를 개최했다. 서울 4회 공연을 시작으로 요코하마, 타이베이, 싱가포르, 자카르타, 홍콩, 마닐라, 쿠알라룸푸르, 런던, 베를린, 방콕, 오사카, 북미 뉴어크, 애틀란타, 워싱턴 d.c, 로즈먼트, 오클랜드, 로스앤젤레스까지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났다. 그리고 9월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2회 앙코르 콘서트를 통해 양일간 약 10만 명의 관객과 피날레를 장식한 것이다. 총 4부와 앙코르, 앙앙코르까지 6부로 나눠진 이번 공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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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는 '홀씨'로 오프닝을 장식, 리프트를 타고 인간 홀씨가 됐다. 그는 "정말 마지막, 앙코르 콘서트에 오신 분들 환영한다. 역시 일이요이야"라며 관객들의 뜨거운 함성에 반가워했다. 그는 방석, 망원경을 언급하며 "망원경은 이번 앨범에서 콘셉트적으로 중요하게 사용된 오브제이기도 하고 멀리서 보시는 분들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라고 준비한 선물이다. 망원경 케이스는 나가실 때 큰 쓰레기통이 있으니 그 곳에 버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고개 숙여 당부했다. 이어 "5만여분과 바다로 가보겠다"며 '어푸'를 부르며 또 한번 리프트를 타고 날아올랐다. '삐삐'를 부른 후 아이유는 "여러분의 오프닝의 기억을 모두 모아서 지우겠다"며 '오블리비아테'로 최면을 거는 듯한 힙나틱 1부를 마무리 지었다.
▲9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개최한 아이유/EDAM엔터테인먼트 |
로맨틱한 3부는 하바나'로 열었다. 아이유는 5만 여의 관객들과 함께 '너의 의미'를 부른 후 "지금 분위기 가을 운동회다. 또 다른 경험을 했다. 이 와중에도 제가 걸어가는 방향에 따라 층층이 소리 크기가 달라진다"며 "이러면 많이 걸어다닐 수 밖에 없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신곡을 불렀다. '바이 썸머'라는 곡이다. 이번 투어를 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을 보낸 것 같다. 서울과 요코하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더운 도시라서 역대급으로 긴 여름을 보냈다. 저는 여름을 참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번 여름이 너무 좋았다. 마침 어제부터 기온이 뚝 떨어졌다. 물론 오늘 낮에는 해가 쨍쨍해서 대기하는데 힘드셨죠. 맑은 저녁 하늘도 보실 수 있었으니 퉁쳐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러브 이즈 올의 작곡가 서동환씨가 주로 써주셨다. 거기에 제가 열심히 가삿말을 적었다. 어제 '바이 썸머'보다 좀 마음에 들게 무대가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이유는 자신이 너무 좋아하는 곡이라며 '밤편지'를 불렀고, '라스트 판타지'로 3부의 문을 닫았다. 순백의 드레스에 왕관까지 디즈니 공주를 연상케 하는 비주얼과 수십명의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아이유가 무대를 연출, 상암 스타디움 하늘에는 드론쇼가 연출됐다. 시계를 시작으로, 지구본도 만들고, 민들레와 홀씨까지 만들었다. 또 마지막에 '라스트 판타지'가 '뉴 판타지'라는 글씨로 바뀌며 폭죽과 함께 어우러져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9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개최한 아이유/EDAM엔터테인먼트 |
각 국의 아이들의 꿈을 이야기하는 VCR과 함께 시작된 황홀경의 4부는 '쇼퍼', '비밀', '너랑 나', '러브 윈스 올'을 불렀다. '쇼퍼'를 부른 후 아이유는 "어제랑 연출이 조금 다르다. 원래는 이 타이밍에 폭죽이 터지지는 않았는데 어제 공연 직전에 공지를 받았다. 날씨와 안전상의 문제로 상의 끝에 드론과 폭죽과 플라잉을 함께 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공연 직전에 전해 들었다. 폭죽을 터뜨리는 순간 저는 이제 못 난다. 위험할 수 있으니까"라며 "어제는 '바이 썸머' 부를 때 거짓말처럼 비가 싹 와서 정말 예쁜 빗방울이 미스트처럼 됐다. 날이 좋은 게 어디냐"며 '비밀', '너랑 나' 무대를 이어갔다.
'너랑 나' 후 아이유는 "'너랑 나'의 전주는 신기하다. 시작된 순간 10대 때 생각도 나면서 이 노래를 오래오래, 항상 세트리스트 피날레 부분에 넣는 이유가 있는 곡이다. 떼창도 역대급이었다. 제 역대 공연중에 가장 많은 관객들이 오셔서 그럴 수도 있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 숨을 참고 계시는 분도 계시고, 타이밍을 원하시는 분도 계신다. 이 순간에 역대급 '아이유 참 좋다'가 나와서 블루레이 잘 나오겠다"며 흡족해했다. 이어 "이 곡을 부를 때쯤 되면 목이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다. 이 노래도 아픈 날 녹음해서 그런 건지, 저는 살짝 쉰 목소리로 부르는 게 더 이입이 되는 느낌이다.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기분좋은 마음으로, 다시 다음 아이유 콘서트를 보러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힘든 날도 좀 힘내보시고, 저도 여러분의 아주 오래된 팬이니까 힘내주시길 바란다. 미움이 솟구쳐 오르는 순간에도, 항상 결국 끝에는 사랑이길 바라며. 하루하루 승리하시면서 다음 만남 때까지 행복하셨으면 한다"는 멘트와 함께 '러브 윈스 올'로 본무대를 마무리했다. 무대 마지막에는 수십여명의 합창단이 스테이지에 등장 관객들에게 함께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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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h'로 앙코르와 앙앙코르의 시작을 알렸다. 패티김 윤복희 인순이 이은미 바다 조원선 뉴진스(혜인) 등 역대 여성 아티스트들의 사진으로 전광판을 장식한 후 'Shh' 무대를 꾸몄다.
'Shh..', '스물셋', '홀씨', '스트로베리 문', '가을 아침', '언럭키', '어젯밤 이야기'로 장식한 아이유는 "공연이 끝났다. 제가 오늘 제 가수 인생에서 단독 콘서트 100회째 공연이 되는 날이다. 거짓말 같다. 솔직히 저도 설마했다. 정말 상암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을 모시고 대대적인 공연을 하는 게 어떻게 100번째야 했는데 진짜 100번째라고 하더라. 가수 입장에서는 다 똑같은 마음이지만, 팬분들 중에 누군가가 세어줬다는 것이다. 우리 엄마도 안 세주는 것이다. 공연 수를 세어준 분은 누굴까.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누굴까.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지만 그분한테 부모님께 감사하는 듯한 감사함을 느꼈다. 덕분에 알게 됐다. 이 공연이 아이유의 100번째 공연이라고 한다. 몇 백번을 더 해야 가수 인생이 끝날지 모르겠지만, 그 공연들도 세어주세요. 기념할만한 숫자의 공연이 다다르면 제가 또 감사 인사를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아이유는 "공연 끝나고서야 이야기하지만, 100일 잔치 같은 것이다. 이제 한 곡 정도 부르고 공식적인 서울 콘서트가 끝이다. 노래를 열심히 불렀으니까 하고 싶은 말도 다 전달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해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나봐. 그런 기도와 응원이 없었다면 저 따위가 못했을 것이다. 100일잔치니까 하고 싶은 말 하겠다. 여기 계신 분들이 멱살을 잡고 끌고 가 주셨다. 그 덕분에 겨우겨우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월드투어도 해보고 호강했다. 제 요즘 마음 가짐은 최근의 곡인 '홀씨' 같은 마음이다. 원대한 꿈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여기 가면 저기 가고 저기 가면 가는 오랫동안 생존해 나가는게 목표다. 이번 투어에 느낀 감사함이든 어떤 마음이든 가지고 오겠다. 여러분 덕분이다. 마지막 곡 들려드리겠다. 이상 아이유였다"고 인사했다.
단독 콘서트 100회를 맞이한 아이유는 앞선 단독 콘서트와는 달리, 이틀간 게스트 없이 3시간을 가득 채웠다. 잠실 공연에 이어 이번 상암 공연에서도 장르를 불문한 탄탄한 라이브와 볼거리 가득한 군무, 다채로운 스타일링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매료시켰다. 특히 '상암벌'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무대 연출은 물론, 대표곡과 팬들이 보고 듣고 싶어했던 곡들로 꽉 찬 세트 리스트를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