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서울=연합뉴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 꼬랏찻차이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결승전에서 태국을 꺾고 우승해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 제공] |
스테파노 라바리니(41·이탈리아) 감독은 한국 여자배구의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가장 기뻐한 외국인이었다.
한국인 이상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행을 기원하기도 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인 라바리니 감독은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 꼬랏찻차이홀에서 열린 태국과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결승전에서 3-0(25-22 25-20 25-20) 승리와 함께 우승을 이끈 뒤 선수들과 어울려 올림픽 진출의 감격을 만끽했다.
지난해 1월 한국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라바리니 감독은 대표팀 '주포'인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팀 컬러를 바꿨다.
김연경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부담을 줄이고자 했다.
한국은 태국과의 결승전에서도 김연경(22점), 이재영(18점), 김희진(9점), 양효진(7점)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라바리니 감독과 한국 선수들은 5개월 전 상처를 깨끗하게 씻어냈다.
한국은 지난해 8월 5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의 얀타르니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세계예선 E조 3차전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먼저 두 세트를 따내고도 세트 스코어 2-3(25-21 25-20 22-25 16-25 11-15)으로 패해, 올림픽 직행 티켓을 놓쳤다.
첫 번째 기회는 놓쳤지만, 마지막 기회는 살렸다.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해 여름 러시아에서 올림픽 티켓을 거의 손에 넣었는데, 믿기지 않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마지막 기회가 태국 대회에 있었고, 선수들은 오직 우리의 목표에만 집중하면서 단 한 순간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며 "부상자가 많아서 모든 선수가 잘 뛸 수는 없는 상황이었는데 해냈다. 한국은 훌륭한 팀이다. 멋지다"라고 감격에 젖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배구 선수 출신이 아니다. 배구를 좋아하던 일반인이 배구 지도자가 돼 성공했다.
▲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서울=연합뉴스)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이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 꼬랏찻차이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결승전에서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 제공] |
올림픽 본선 무대도 처음 밟는다. 라바리니 감독은 "오늘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 40년을 이 순간을 위해 기다린 것 같다"며 "스포츠계에 종사하고 나서 올림픽에 관한 꿈을 늘 가졌다"고 했다.
이어 "태국과의 결승전이 내가 한국 팀에서 치른 41번째 경기였다. 그동안 겪은 많은 일이 떠오른다"며 "일단 내 목표는 올림픽 본선 진출이었다. 올림픽 본선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복근 통증을 안고도 결승전에서 활약한 김연경에게 특히 고마워했다.
그는 "김연경은 그냥 주장이 아니라, 한국의 리더다. 그는 카리스마와 실력으로 항상 모두가 똘똘 뭉치게 단합하는 역할을 해준다"며 "훌륭한 리더이자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