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어송라이터 쎄이, '롤러 코스터' 같은 아티스트 성장사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1 18: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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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솔로 아티스트 쎄이(SAAY/본명 권소희)는 '음악으로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의미의 'SAY'와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자 'A+'의 의미를 담아 탄생된 이름이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함께 살아온 쎄이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 했지만, 성장통을 딛고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25살의 나이에 자신의 음악을 직접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났다.


쎄이는 지난 달 29일 새 디지털 싱글 'RollerCoaster'를 발매했다. 매번 자전적인 이야기를 자신의 음악에 담아내는 쎄이는 새 앨범에 모두 두 곡을 담았다. 모두 이별 뒤의 감정이 담겼다.
 

▲11월 29일 새 디지털 싱글 앨범 '롤러 코스터' 발매한 쎄이(SAAY)/유니버설뮤직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고 연애 과정을 되새겨보니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했다"는 쎄이는 " 타이틀곡 '롤러코스터' 속 연애 과정은 이전과는 좀 달랐다. 일반적인 연애보다 기복이 심했던 것 같다. 롤러 코스터를 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설렘과 긴장감 그리고 그 과정들을 생각하면서 썼다. 모든 게 끝났을 때 최고의 감정을 느꼈다가 다시 내려온다. 그리고 다시 사랑에 빠진다. 연인으로는 안 맞았지만, 친구가 됐다는 안도감이다. 제 기준에서는 친구였다가 연인, 그리고 다시 친구로. 특이한데 특별했던 경험이었다. 감정을 보내주면 편하게 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수록곡 'Ex-TRA' 역시 헤어진 연인과 연애 과정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에서 파생한 트라우마를 풀어낸 곡이다. "한 때는 '우리'라는 드라마에 서로가 메인이었지만, 헤어진 연인은 현재의 나에게는 엑스트가 되어버린다.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노래다. 엑스트라라는 의미도 있지만 전 연인(EX)라는 의미도 담았다. 이번에는 말이 가사스럽지 않게끔 썼다. 내 경험을 라디오에서 읊어주는 듯한 느낌이다."

이번 앨범은 2022년 10월 발매했던 'S:INEMA'(시네마) 이후 13개월만의 새 앨범이다. 13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쎄이의 나이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다. 하지만 퓨처 R&B와 팝 R&B의 '케미'를 당당하게 표현하는 표현법만은 한결같다. 20대 마지막에 낸 두번째 정규 앨범 이후 30대에 첫 발매한 앨범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11월 29일 새 디지털 싱글 앨범 '롤러 코스터' 발매한 쎄이(SAAY)/유니버설뮤직


"두번째 정규 앨범을 마지막에 내면서 내 인생을 풀어냈다. 21곡을 수록했다. 내가 제일 힘들다고 할 수 없지만 성장통을 일찍 겪은 케이스다. 그런 성장통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뭐가 됐을까 싶다. 저는 제일 화려가 제 인생을 '동백꽃'이라고 생각한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겨울의 끝자락에 만개하지 않나. 그대들의 인생도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곡을 담았다. 안 좋은 기억, 어두웠던 기억으로 남기기만 하기보다 보내주면서 발판이 됐으니까 잘 마무리하자는 마음이었다. 돌아보면 20대는 한 편의 영화같았다. 아프지만 아름다웠고, 두려웠지만 찬란했던 나의 20대를 보낸다는 의미로 '씨네마' 앨범을 냈다. 이번엔 장르보다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었다. 저는 음악을 통해 나를 말하는 사람이다. 제 경험을 담았다."

싱어송라이터로서 한 계단씩 성장하고 있는 쎄이는 지난 2017년 7월 데뷔, 올해로 데뷔 7년차 아티스트다. 어머니는 국악, 아버지는 기타연주와 작곡을 했으며, 오빠는 춤을 춰 어릴 때부터 삶이 곧 음악이었다. 국악 학원을 운영하는 모친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판소리와 한국 무용을 배웠고, 부친의 영향으로 R&B와 팝까지 들으며 사실상 모든 음악을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들었다. 오빠와 함께 춤을 추면서 아이돌 가수의 꿈을 꾸었고, 연습생 생활을 거쳐 지난 2012년에 걸그룹 EvoL로 데뷔했다. 날개를 채 다 펴기도 전인 2015년 해체했다. 데뷔라는 꿈을 실현했지만, 실제 활동한 기간은 2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의 성장사야 말로 롤러 코스터 같다.

"블락비 여동생 그룹으로 데뷔했다. 곡도 직접 쓰는 팀이었는데 1~2년 정도 열심히 했는데 회사의 사정으로 해체하게 됐다. 정말 평생 음악을 해왔는데 처음부터 다시 쌓는 느낌이었다. 그때는 정말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인생에 의미가 없었다. 가수라는 꿈 말고는 다른 것을 생각해본 적도 없다. 13살 때부터 노래를 시작했고, 스트릿 댄스를 굉장히 오래췄다. 근데 정말 데뷔하자마자 꿈이 바로 무너진 기분이었다."


▲11월 29일 새 디지털 싱글 앨범 '롤러 코스터' 발매한 쎄이(SAAY)/유니버설뮤직


그럼에도 불구하고 쎄이는 오랫동안 좌절감에 잠식되지 않았다. 그를 다시 일으켜 준 것은 '음악'이었다. 그리고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소속사를 만났다. "20살 때부터 같이 작업을 해온 프로듀서 팀이 있다. 바닥을 쳤으니까 다시 돌아가서 곡 작업을 했다. SM에서 최연소 라인으로 작곡가 생활을 했다. 그렇게 곡 작업을 하면서 4~5년을 보냈다. 그러다보니 내 것에 대한 갈증이 생기더라. 그 팀과 다시 노래를 만들면서 '쎄이'를 만들자고 했다. 사운드 클라우드에 무료 음원을 올리자고 했다. 5곡 정도를 믹스테잎으로 만들었는데 30만 히트를 쳤다. 그때 유니버설뮤직에서 '여자 딘'을 찾는다고 하더라. 너무 선망하던 회사였다. 당시 3대 레이블에서 다 연락이 왔는데 조건이 다 비슷했다. 그리고 지금의 소속사와 계약을 맺었다."

유니버셜 뮤직과 계약하여 2017년 데뷔 싱글 'CIRCLE'을 통하여 솔로로 데뷔했다. '올라운더', 모든 장르를 소화하는 것은 물론, 춤 실력까지 수준급인 그가 알앤비를 택한 이유는 뭘까. "가장 와 닿는, 무대에서 하고 싶은 장르였다. 국악과 다르게 알앤비를 대중화스럽게 풀려면 팝적으로 풀어야겠다 생각했다. 숨은 많은 장르중에 가장 자주 듣게 들었다. 할 수 있는 것과 하고싶은 것의 교집합이었다."

쎄이만의 허스키하면서도 힘 있는,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보이스는 알앤비 장르와 찰떡이다. 그를 한 층 더 매력적이고, 리스너들의 귓가를 압도한다. 허스키한 보이스 컬러는 인고의 노력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쎄이는 자신의 성대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열댓 번의 성대 결절을 일부러 겪었다. "성대가 약한 편이라서 판소리 득음하는 과정이 힘들어 중단시킬 정도였다. 알앤비를 하기에는 깨끗한 목소리였다. 쇳소리 내는 과정이 너무 힘들더라. 그래서 이비인후과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샤우팅으로 일부러 목을 상하게 만드는 것을 반복했다. 열 댓번 성대 결절에 걸리면 목소리를 잃을 각오를 해야한다. 근데 저는 일부러 결절 달력까지 만들었다. 그 목소리를 가지는게 너무 절실했다.깨끗한 보컬이 너무 싫었다. 3년 정도 걸린 것 같다. 흑인 여성 아티스트의 소울을 원했는데 그런 사운드가 없었고 저한테는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데뷔곡 '써클'을 녹음했다. 지금 들어도 깨끗한 느낌이지만, 녹음할 때 제가 원하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11월 29일 새 디지털 싱글 앨범 '롤러 코스터' 발매한 쎄이(SAAY)/유니버설뮤직


싱어송라이터로서는 물론,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을 필두로 다양한 아티스트와 여전히 작업하고 있다. 2021년 엑소 백현의 미니 3집 타이틀곡 'Bambi(밤비)'와 일본 앨범 수록곡 WHIPPIN'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또한 같은 해 에스파(aespa)의 첫 미니 앨범 'Savage'의 수록곡 'YEPPI YEPPI'에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트와이스의 일본 정규 3집 수록곡 'Good at Love' 작곡에도 참여했다. 이 외에도 갓세븐. 비비지, 보아 등 여러 아티스트와 작업 중이다.

"백현 님의 경우는 스펙트럼이 넓은 아티스트다. 본인도 '밤비'가 제일 만족도가 높았다고 하더라. 에스파와 작업하면서 아카펠라를 들었는데 정말 보컬 실력이 다 뛰어나더라. 그룹의 경우에는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YEPPI YEPPI'를 너무 잘 소화해줬다. 데뷔 전부터 해오던 작업이라 저한테는 여러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도 많이 된다."

좌절의 시기도 있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쎄이는 어느 덧 '쎄욘세'라는 수식어를 가진 아티스트로서 성장했다. 20대를 보내고 '롤러 코스터'로 시작한 30대에는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20대 때는 성공이라는 기준이 무조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존경받는 눈초리를 품고 있는 명성이 중요했다. 22살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서른 살이 된 지금은 물론 상을 받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옆에서 함께 도와주시는 분들이다. 나의 이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덕션 사람들이 중요하다. 뮤지션 쎄이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 분들이다. 누군가 만약 '이번 앨범 좋았다'고 말한다면 그게 지금의 성공인 것 같다. 돈과 명성은 이제 더 이상 저에게 중요한 성공의 잣대가 되지 않는 것 같다. 해가 거듭될 수록 조금 더 나은 앨범, 성장이 느껴지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


▲11월 29일 새 디지털 싱글 앨범 '롤러 코스터' 발매한 쎄이(SAAY)/유니버설뮤직


거듭 "장르보다는 스토리에 집중하고 싶다"고 바랐다."다양한 인생의 요소들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또 넘어질 때가 있을 수 있다. 20대 때가 좋고 재밌는 나이지만 불안한 나이다. 저는 서른이 되기 전에 많은 것을 디벨롭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불안하고 흔들릴 수 있는 나이다. 자연스럽게 좋은 것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간간히 팬분들 디엠을 보는데, 20대 분들이 많다. 예술하는 분들도 꽤 많다.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팬들이 있더라. 저랑 비슷한 기로에 있는 사람들이다.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그들에게 '나도 그래 봤다'고 하면서 그런 과정을 겪고 나면, 화려하게 만개하지 않아도 동백꽃 피듯이, 어느 시기에도 필 수 있다고 말한다. 장르는 음악이면 뭐든지 다 오픈돼 있다. 장르보다는 내 주변을 거친 계절과 그 계절에 오는 나비와 피는 꽃, 낙엽 등을 천천히 감상하면서 오랫동안 음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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