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임현희 감독 "'우연시' 시즌2 계획 無...이제훈과 멜로 작업 원해"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3-31 1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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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우연시'의 흥미로운 지점은 쿠키 영상뿐만 아니라, 성격만큼 반대되는 두 배우의 스타일이다. 특히 이승규(기태 역)는 항상 반바지만 입는다. 그가 바지를 입고 등장하는 씬은 3개 뿐이다. 임현희 감독은 "반바지가 너무 찰떡이었다"며 웃었다. "의상 콘셉트를 받았을 때, 상의는 펑퍼짐 하게 가고 귀엽게 보여주고 싶었다. 언밸런스한 느낌으로 재밌을 것 같았다. 멋지게 하기 보다 약간 너디한 느낌을 원했다. 그게 4회 이후에 풀어지는 모습과 연결된다. 처음에 승규 배우한테 반바지를 입혔는데 현장에서 너무 잘어울리더라. 찰떡이었다. 그때부터 반바지를 입혔는데 그정도인 줄은 방금 알았다(웃음)."

또 감독은 "종혁(이완 역) 배우의 의상은 체형을 봤을 때 펑퍼짐한 스타일도 괜찮았다. 키도 커서 슬렉스가 잘 어울렸다. 둘이 붙여놓을 때 차이가 느껴지길 바랐다. 그게 베스트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스틸/스튜디오엠포, 스튜디오 윈썸


이종혁, 이승규는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이하 '우연시')으로 처음 호흡을 맞췄지만, 감독이 기대했던 케미를 직접 완성시켜준 주인공들이다. 촬영장에서 두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임현희 감독은 "둘이 정말 호흡이 잘 맞고 장난도 많이 쳤다"고 했다.

"그냥 완이랑 기태 같았다. 사실 배우들의 내면까지는 잘 모른다. 제가 느끼기엔 각각의 캐릭터가 본체의 성향이랑 맞는 느낌이었다. 캐릭터로서 열심히 했겠지만 호흡도 편하게 가져가면서 배우 본인의 매력도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본인만의 방법으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승규 배우는 차갑고 모범생 같은 느낌이다. 근데 나중에 들어보면 촬영하면서 엄청 떨었다고 한다. 반대로 종혁 배우는 되게 엄청 긴장할 것 같은데, 하면되지 하는 스타일이라 놀라웠다."

그러면서 감독은 "둘이 호흡이 좋아서 걱정되는 씬이 있으면 둘이서 의견을 나누면서 풀어나갔다. 서로 의지를 많이 하더라. 저한테 와서 나눌 수 있는 고민도 둘이 이미 알아서 해결하고는 '감독님 어때요?'라고 묻는다. 옥상 키스씬 촬영 때는 둘이서만 웃다가 서로 '감독님 할말 있어요!' 라면서 정작 할말은 없으면서 장난치고 그랬다. 둘이 편해지니까 저도 편하게 생각해서 재밌는 촬영장이었다"고 소회를 덧붙였다.

'우연시'가 인기리에 종영한만큼, 팬들은 시즌2를 염원하고 있다. 임현희 감독은 "저도 아는 바가 없다. 원래 계획은 없었다. 그만큼 궁금하다는 뜻으로, 최고의 칭찬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스틸/스튜디오엠포, 스튜디오 윈썸
 

사실 감독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숏폼의 특성상 기태와 이완의 과거 서사가 만족할만큼 담기지는 못했다. 본편이 끝난 후 쿠키 영상과 에필로그에 짧게나마 담아냈지만 여전히 아쉽다. "삭제된 씬이지만 원래 2회 쿠키 영상의 창고 씬은 두 사람 첫 만남이다. 완과 기태 둘 다 각자의 방식으로 약간의 아웃사이더 느낌이 있었고, 그 둘이 학교의 비밀 창고에서 만나 서로 자석처럼 끌린 것이다. 기태는 전학을 가려던 찰나에 완이를 만난 것이다. 학교에 나올 이유가 생길만한 그런 첫 모먼트였다. 카메라는 완이가 창고에서 놀다가 주은 것이었다. 그래서 도망갈 때 인화하지 않고 카메라를 버리고 간 것이다. '카메라=기태'니까."

또 감독은 "개인적으로 더 보고 싶은 장면은 과거 고등학교 장면이다. 그때는 생각보다 기태가 너드였고 완이가 공부를 더 잘했을 것 같다. 성인의 모습과 결리 달랐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장면이 들어갔아면 좋겠다"고 바랐다.

감독에게 '우연시'는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그는 "너무 아쉬운 것도 많고 더 잘 담고 싶었다. 완벽주의 성향이라서 아쉬움이 크지만 세상에 나오고 나서 반응을 보고 하니 그 자체만으로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크다. 뭔가 더 하지 않아도 빛나는게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줬다. 그 차제만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작품이라 위로를 받기도 했다.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차기작은 기획 단계다. 21세에 대학교에 들어가 첫 15분짜리 단편영화를 만들면서 본격 영상 작업에 푹 빠졌다. 다양한 장르를 만들어왔지만 가장 선호하는 장르는 멜로다. '우연시' 역시 멜로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학부때 여러 장르를 찍으면서 멜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른 장르가 섞여도 감정을 내밀하게 다룰 수 있는 작품이 좋은 것 같다. 사랑에 좋은 모먼트도 있지만 트라우마가 나와야 한다. 힘든 점과 아픈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스틸/스튜디오엠포, 스튜디오 윈썸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이터널 선샤인', 멜로 영화를 주로 연출하는 드레이크 도레무스 감독을 좋아한다. "판타지 멜로를 좋아한다. 꿈에 관련된 정신분석학 관련된 이야기도 좋아한다. 게임이 접목되는 것도 좋다. '우연시'를 제안 받았을 때는 그래서 놀랐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는 이제훈이다. 임현희 감독은 "이제훈 배우의 작품은 다 좋아한다. '파수꾼', '무브 투 헤븐' 속 캐릭터처럼 캐릭터성이 더해진 멜로를 보고싶다. 매 작품 볼때마다 연기의 결이 겉잡을 수 없다는 느낌이다. 캐릭터성 강한, 입체적인 캐릭터로 멜로를 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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