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한이 출연한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감독 이주영)는 상대적 박탈감으로부터 비롯된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되며 결국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일부를 잃어버린 여자 '유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공개 후 배우들의 열연과 강렬한 서사에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최지훈 役 김준한/쿠팡플레이 |
매 작품 선한 캐릭터와 악역을 오가며 반전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김준한. 지난 2017년 영화 '박열'에서 일본인 경찰 역으로 출연, 자연스러운 밉상 일본어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그의 연기는 일본인 인줄 착각하게 만들었다. 이후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안방에 눈도장을 찍었고, 영화 '허스토리', '변산'에 이어 드라마 '봄밤'부터 '슬기로운 의사생활', '안나'까지 꾸준히 필모를 채우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지고지순한 짝사랑남 의사 안치홍으로 순한 매력을 보였다면, '안나'의 최지훈으로는 강렬한 마라맛 연기로 변신했다. 매 작품 연기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 계획적이냐는 물음에 그는 "계획적으로 이러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구는 항상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김준한이 분한 최지훈은 유망한 벤처기업의 대표이며 젊은 나이에 자수성가한 인물로,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김준한은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의아해했다. "최지훈 역할을 받았을 때 의외였다. 내가 만약에 나를 제 3자 시점에서 보면 상상하지 못할 캐스팅이라 생각했다. 어떤 면을 보고 주셨을까 생각해봤다.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한 인물인데 너무 어린 얼굴이라 생각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최지훈 役 김준한/쿠팡플레이 |
하지만 대본은 너무 좋았다. 놓치면 안되는 작품이라 생각해 출연을 결정했다. "요즘 젊은 분들도 정치를 하는 시대가 됐다. 무엇보다 대본이 너무 좋았다. 이건 해야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가장 컸다. 감독님이 '봄밤'을 재밌게 보셨다고 하시더라. 안판석 감독님 팬이라고. 거기 나오는 배우들의 이름을 메모해 두셨다고 하더라. 감독님 상상력에 의해서 저의 이미지가 탄생된 것이다."
최지훈은 정치에 남다른 야망을 품은 야심가다. 야심찬 인물인 최지훈은 결코 선한 캐릭터가 아니다. 하지만 김준한은 선과 악을 구분짓지 않았다며 "악하다는 평가는 안 했다"고 했다. "사실 공감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그는 목적을 이루는게 중요한 인물이다.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 결국 행동을 낳는다고 생각했다.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 지에 대해 고민했다. 대본은 단서가 되는 것이다. 그 단서를 통해서 대본에 없는 상황이나 생각하는 방법, 판단을 상상해봤다."
목표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최지훈은 자신과 비슷한 면을 가진 안나(유미/수지)와 사랑 없는 결혼을 선택했다. 안나를 향한 배려없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비춰지며 '빌런'으로 활약한다. 김준한은 "지훈은 참 매정한 남자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최지훈은 일상에서 많이 봐왔던 인물이 아니다. 그래서 새롭게 상상해야하는 부담이 있었다. 결국에는 상황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엄청난 야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기준이 다르다. 자기 중심적으로 모든 상황을 끌어온 사람이다. 지훈에게는 이유가 분명했다."
극 중 장애인 관련 행사 중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통역사를 대신해 수어를 하는 안나의 모습은 시청자들에 감동을 안겼다. 하지만 이를 본 최지훈은 그 또한 하나의 무기로 바라봤다. "촬영할 때 아내가 수어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관객석을 보고 이게 어떻게 작용되는지 본능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아내가 굉장한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겠다는 걸' 예감하는 순간이었을 것 같다. 되게 예뻐보였을 것 같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면을 채워주는 느낌(미소)."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최지훈 役 김준한/쿠팡플레이 |
사랑은 없지만 수지와 부부로 호흡했다. 본 영상 공개에 앞서 결혼식 스틸 사진이 공개된 후 뜨거운 반응을 일었다. 김준한 역시 "네가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웃었다. "수지씨는 진짜 여성팬들이 많더라. 남여 할 것 없이 주변에서 다들 부러워했다. 너무 좋았다. 되게 털털한 동생같은 친구인데 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수지' 하면 스타의 느낌이 있는데 막상 만나고 보면 동생같았다."
그러면서 김준한은 "수지씨한테 도움을 많이 받은 지점도 있었다. 서로가 자극이 되면서 예상치 못한 모습들을 마주하면서 장면 안에 녹아들어간 모습들도 있다. 인간 김준한으로써는 그렇게 예쁜 수지씨한테 모질게 대하는 나쁜 짓은 쉽지 않았다"며 웃었다.
김준한은 최지훈 캐릭터를 연구한 끝에 대본에 부분적으로 쓰여있던 사투리를 전체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실제 마산 출신으로, 사투리 연기는 어렵지 않았다. "최지훈은 자기 출신을 무기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 고향을 버린 것이 아니라 품고 가는 사람으로서 어필하기 좋은 수단이다. 쇼잉이 강한 사람이고 사투리를 무기로 쓸 수 있어서 정체성을 더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극의 빌런이었던 최지훈을 연기하면서 김준한은 얼굴이 변했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만큼 메소드 연기로 몰입도를 높이고, 시청자들에 미움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최지훈 연기하면서 주변을 내 기준으로 끼워맞추려고 했던 것 같다. 답답해하고 가르치려들고 이러다보니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는 현상도 벌어졌다. 감독님이 자꾸 쳐다보지 말라고 하시더라. '최지훈 눈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에피소드도 전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 최지훈 役 김준한/쿠팡플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