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선자와의 모습이 단순한 이성 간의 사랑, 로맨스처럼 보여지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다."
지난 3월 25일부터 공개 중인 애플TV+(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각본 수 휴, 연출 코고나다, 저스틴 전/원작 이민진 '파친코')는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꿈과 희망을 기록한 동명의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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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고한수 役 이민호/애플TV플러스 |
아역 배우부터 차근차근 성장한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를 연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어 '신의', '시티헌터', '상속자들', 푸른 바다의 전설', '더 킹 :영원의 군주'(이하'더 킹') 등으로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민호는 애플TV를 통해 글로벌 OTT는 물론, 아시아에서 할리우드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민호가 '파친코'를 접하게 된 시기는 '더 킹' 촬영 당시다. '파친코' 측은 당시 한국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오디션을 진행했다. "저는 4차 정도에 오디션을 보게 됐다. '더 킹' 드라마 촬영중이라 오디션 정보를 알지 못하고 못 봤었다. 한국 프로덕션을 통해 제의를 받아 오디션을 받았다. 당시 한수, 이삭, 솔론몬 캐릭터를 두고 어떤 캐릭터를 보겠내고 해고 저는 한수를 준비했다." 이미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한 이민호를 제작사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민호는 할리우드 시스템에 따라 오디션을 진행했고, 배역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오디션을 보고, 참여할 때까지는 그분들이 저를 아는지 몰랐다. 근데 뒷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분들도 저를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 근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중요한 결정 사안의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이민호는 '파친코'의 고한수로 분했다. 고한수는 1930년대, 혈혈단신으로 한국을 떠나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총명한 두뇌와 빈틈없는 사업 수완으로 무장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선자(김민하)와 은밀한 사랑을 나누지만, 아이를 가진 그녀와 결혼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 하지만 극 초반 이런 한수의 모습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나쁜 남자의 모습으로만 보인다. 이민호는 "선자와의 모습이 단순한 이성 간의 사랑, 로맨스처럼 보여지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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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고한수 役 이민호/애플TV플러스 |
"처절했던 시대 속에서 강인한 사람을 알아봤고, 그런 사람들이 원초적인 교감을 하고 한수는 선자를 통해 과거의 나를 잊고 살려던 내면을 깨워준 인물이다. 처음부터 한수만의 방식이 너무 잘 공감됐다. 한수에게 선자란, 잊으려고 노력했던 나의 내면의 선에 있던 모습들을 건드려주는 존재였다."
한수는 이삭과 결혼 후 오사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선자의 곁에 맴돈다. 선자는 위기의 순간마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한수의 도움을 받았다. "버린 것보다 두 가치관이 충돌한 지점이었던 것 같다. 극 중 '국수 한 그릇에 소녀가 몸을 팔아야 하는 세상'이라는 대사가 있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지점이었다. 선자에 좋은 삶을 제공하고 싶고 내가 원하는데 그것에 맞춰주지 않는 선자에 대한 갈망과 갈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늘 그림자처럼 옆에 있던 인물이다." 한수에 대한 시선은 이날 공개된 7회 에피소드를 기점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오늘(22일) 공개된 7회에서는 냉철한 사업가로 성공하기 이전에 과거 한수(이민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부산 사람들은 한수를 성공한 사업가로 부르지만, 한수 역시 이방인의 아픔을 겪고, 원치 않은 정략결혼까지 해야했던 인물이다. 특히 과거 부친과 성실하게 살아가던 그는 관동대지진을 계기로 사별하게 된다. 이민호는 한수가 살아남은 과정에 깊이 공감했다. "기존 캐릭터들과는 다르게 처절했던 현실 속에 존재한 캐릭터라 많이 끌렸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감성을 공감하려고 했다. 외모라던지 그런 것들에 신경을 안쓰고 그 시대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외형을 갖추려고 많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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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 김민하 이민호/애플TV플러스 |
한국인을 연기하지만 한수는 한국어는 물론, 일본어, 영어 부친의 고향인 제주도 방언까지 섭렵한 인물이다. 아무리 베테랑 연기자여도 외국어로 연기하는 것은 고충이 따른다. 이민호는 "모국어가 아닌 언어에 감정을 넣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이번 작품이 처음이었다. 언어에 대한 욕심들이 강하게 생긴 작품이다. 저 스스로가 더 많은 언어로,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더욱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욕망을 준 작품이다."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 덕에 이민호는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단다. "세세하게 필요한 부분들을 서포터를 받는 느낌이 컸다. 일본어 코치님, 제주도 사투리, 액팅 코칭까지도 셋업을 해서 체계적으로 준비하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은 너무 좋았던 것 같다(미소)." '파친코'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오프닝 시퀀스는 극과 극이다. 모든 출연 배우들이 그 어떤 걱정 근심도 없다는 듯 음악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춘다. 이민호 역시 다르지 않다. 그는 "춤에 자신이 없어서 적극적이지 못했다"며 웃었다. "그 장면을 찍는 날 질문을 많이 했다. '이렇게 웃어도 돼?'' 우리가 즐겨도 되나?'라고. 질문을 많이 했다. 결론적으로 작품 보고 났을 때 느낀 점은 무겁고 깊은 서사가 있는 이야기의 끝에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모습이 오프닝처럼 모두가 환하게 웃는 그 모습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에겐 쉽지 않았다." 이미 '더 킹'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며 이민호의 활동 무대는 전 세계로 확장됐다. 하지만 이제 할리우드에 첫 발을 내딛은만큼 앞으로의 활동에 이목이 쏠린다. 그는 얻고 싶은 수식어로 "배우 이민호라고 불리고 싶다"고 했다. "'한류스타' 이민호 이런것도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 타이틀은 아니지만 진정성 있게 직업의 이름이 배우라서 배우로 불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 저는 저를 필요로 하고 잘할 수 있고 의미가 있는 이야기에서 늘 제가 맡은 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프로젝트로 시작한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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