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활동하면서 이렇게 많은 기자님들이 공감해주는 것은 처음이다."
연기자는 다양한 성격은 물론 직업군을 간접경험 할 수 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을 표현할 때 공감을 사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배우 8년차 박소진이 드라마 '별똥별' 속 조기쁨 기자로 분해 현직 연예부 기자들에 폭풍 공감을 얻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활동하면서 이렇게 많은 기자님들이 공감해주는 것은 터음"이라며 기뻐했다.▲tvN 토일드라마 '별똥별' 조기쁨 役 박소진/눈컴퍼니 |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별똥별'은 하늘의 별과 같은 스타들의 뒤에서 그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 피, 땀,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리얼한 현장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박소진이 분한 조기쁨은 매일 단독 타령을 해 대는 국장에게 시달리는 연예부 기자다.
'별똥별'은 실제 연예 기획사 홍보팀으로 오래 일했던 작가의 경험을 배경으로 실화를 각색해 담아내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박소진은 "극 중 에피소드가 드라마 적인 장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인터뷰를 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고 있다. 실제 인터뷰 하면서 (저처럼)드러누울 기자는 없겠지만, 그런 태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박소진은 처음 역할을 제안 받고 부담이 크지 않았다. 연예인으로 활동하면서 기자를 만나는 일은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부담도 크진 않았던 것 같다. 저도 활동하면서 기자 분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 무드에 무언가를 하면 되나 생각이 처음에 있었다. 막상 하게 됐을 때는 직업적 특성에 의한, 한 직업을 오래 가지게 되면 생활이나 사적인 것에 대해서도 시각이 변화가 생긴다.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단순히 시니컬하다 만으로 표현되지 않길 바랐다. 그게 제 중심이 됐던 것 같다."
▲tvN 토일드라마 '별똥별' 조기쁨 役 박소진/눈컴퍼니 |
직접 연예부 기자로 오래 지낸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며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전작 '스토브리그'에서는 스포츠 아나운서였다. 저는 MC느낌도 섞여 있었다. 그때 아쉬움이 좀 있었다. 실제 연예부 기자를 했던 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를 하면서 굵게 느껴진 선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사건이나 에피소드도 인간적으로나 도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어서 하는 것 같았다. 그냥 단순히 '드라이하다' '시니컬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했겠다 싶었다. 오히려 그게 일같이 느껴져서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야 하고 마음을 열어야 하는데 그게 필요해 보였다. 내가 할 일들을 하면서 딱히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는 게 시니컬한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그게 생존하기 위한 방식이 아닌가 싶었다."
조기쁨은 이름과 달리, 기쁜 일이 없다. 허구헌날 '단독'을 외쳐대는 국장으로 인해 직장에서 웃을 날이 없다. 박소진은 "저도 작가님께 기쁨이 이름에 대해서 물어봤었다. 제가 겪는 모든 씬들이 기쁜 씬이 없어서 이름이 '조기쁨'인 것 같다. 그래서 시니컬함을 더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극 중 신인가수 해피(김슬기 분)가 "안녕하세요 해피해피 해피입니다"라고 해맑게 인사하며 매체 사무실에 들어오지만, 기쁨을 비롯한 사람들은 마지못해 인사를 받아주며 시니컬한 모습을 보인다. 박소진은 "해피 에피소드에서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온도 차가 많이 공감됐다. 기자들이 시니컬한 이유에 대한 이해도가 생겼다. 저는 기자들은 직장 생활보다 개개인 독립체라고 생각했는데 직장 상하 관계에 의한 여러가지 것들이 있더라. 기자도 사람인데 내적 갈등이 적지 않겠다 싶었다."
▲tvN 토일드라마 '별똥별' 조기쁨 役 박소진/눈컴퍼니 |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극 중 젊은 나이에 꽃을 피우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스타 이윤우 에피소드다. 젊은 배우의 안타까운 소식에 취재진은 장례식장으로 모여든다. 박소진은 "장례식장에 일하러 가는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묘하더라"라고 했다. "그 씬은 내가 친하거나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나도 한 인간인데 도의를 지켜내고 싶다는, 여기서까지 일을 하지만 어느 정도 도의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었다.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한별이(이성경 분)를 바라보는 마음도 묘했다. 또 내가 했던 일들(기사작성)이 누군가에 한 톨이라도 죽기까지 할만한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처음 해보게 됐다."
여기에 박소진은 "시청자를 떠나서 이 일을 하는 분들에 대한 위로와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고 공감해 줄만한 그런 것들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누군가는 나쁜 기사를 쓴 것도 아닌데 '왜 저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의도하는 기사와 다른 흐름의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그런 소식들을 전하는 불편한 마음도 있고 되게 묘했다"고 덧붙였다.
▲tvN 토일드라마 '별똥별' 조기쁨 役 박소진/눈컴퍼니 |
극 중 공태성(김영대 분), 오한별(이성경 분)처럼 스타와 소속사 홍보팀의 열애가 가능할 것 같으냐는 물음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마음을 솔직하게 다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비교적 다른 사람보다 적은 직업군이라 생각해서, 친하다는 친구도 사실은 불안할 때가 있다. 말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들도 많다. 합만 잘 맞으면 홍보팀이나 매니저나 대표님이나 부끄럼 없이 속 이야기를 잘 드러내는 편이다. 그게 사랑의 씨앗이 되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직업적 특성을 이해해줄 사람이 몇 안되니까"라며 대변했다.
일명 '매니저계 유니콘' 강유성 캐릭터도 있을 수 있단다. 박소진은 "'매니저계 유니콘'(웃음). 저는 실제 그런 사람들과 일하고 있고 굉장히 감사한 부분이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제가 해낼 수 있다고 전적으로 믿어주는 사람 세상에 몇 안 될 것 같은데, 행여나 제가 뭔가 실수한다고 해도 실수라고 믿어줄 사람이 몇 안된다. 저의 든든한, 걱정 없이 의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며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에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기쁨은 연예부 기자이기 전에 K-직장인의 표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가 지나친 말도 안되는 기사를 요청하는 국장에 결국 목소리를 높인다. 박소진은 "국장 역할 해주신 선배님이 사실 너무 순하고 좋은 선배님이다. 씬을 하는 동안에는 아주 화내기도 뭣하고 듣고 넘겨야 하는 것도 있어서 복잡 미묘한 생각이 자주 들었다"며 웃었다.
▲tvN 토일드라마 '별똥별' 조기쁨 役 박소진/눈컴퍼니 |
"기쁨이가 하는 말은 직설적인 면은 거의 없다. 속으로는 욕하지만(웃음). 그걸 뱉어낼 수 있는 기쁨이는 좀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단순히 국장에 대드는 것이 아니라 명분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려고 스스로 노력했다. 실제 저는 뭔가에 대해 용기 있게 드러내기 어려운 것 같다. 기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뭔가를 짚어내고 말하는 게 용기 없이 어려운 것 같다. 기쁨이를 보고 많은 분들이 K직장인이라며 공감해주셔서 너무 다행이었다."
박소진은 "너무 감사한 일이다. 원체 스스로에 박한 편이다. 그럼에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방송 시작하기 전에 실제 기자님들이 어떻게 볼지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동시에 있었다. 제가 완전히 다 알지 못한다. 다행이 많이 공감해주셔서 다행이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박소진은 '별똥별'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 "표현으로 드러내지 않고, 내적으로도 사고하는 방식이나 그런 것부터 스스로 다르게 세팅했다는 것도 큰 시도였다. 그래서 사소한 것도 이해하고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과정이 좋았던 작품이라서 시청률이나 그런 부분들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서 공동작업을 한 것이다. 시청률에 의의를 두기에는 다른 좋은 것들이 너무 많다."
▲tvN 토일드라마 '별똥별' 조기쁨 役 박소진/눈컴퍼니 |
올해로 연기를 시작한 지 8년차를 맞은 박소진은 '배우'라는 직업을 이제야 좀 실감한다. 4년 전 올랐던 연극 무대가 터닝 포인트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연기를 시작했다고 하는 것은 4년된 것 같다. 이제 '배우'를 업으로 삼고 있다는 실감을 한다. 연극을 하면서부터 연기를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연기를 한다고 해서 그걸 시작했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노래를 좋아해서 시작한 것이 가수가 된 것은 아닌 것처럼. 늘 열심히는 했지만 조금 다른 것 같다. 고민하는 깊이도 조금 다르고 그때는 최선을 다해서 고민했지만 그게 조금 더 커지고 깊어졌다. 같은 고민이어도 나가는 아웃 풋이 달라진 것 같다."
지금은 주어진 작품과 캐릭터에 최선을 다할 뿐이란다. "안 해본 장르는 너무 많다. 세상의 안 해본 모든 작품을 해보고 싶다(미소). 저를 써준다고 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뭐든지 재밌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또 '맞아. 저런 사람 있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 되게 설득을 잘하는 배우이고 싶다. 공감, 이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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