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통산 3승' 조아연 기자회견 "신기하게 하나도 안 떨렸어요"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3-05-08 16: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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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연,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루키 시즌 2019년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이후 2년 8개월 만에 투어 정상
▲ 우승 기자회견에 임하는 조아연(사진: KLPGA)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신인왕을 차지했던 루키 시즌(2019년) 우승 이후 무려 2년 8개월 만에 55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조아연(동부건설)이 기자회견을 통해 소감과 함께 우승에 이르는 힘겨웠던 여정, 그리고 향후 목표에 대해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조아연은 8일 충청북도 충주시에 위치한 킹스데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5번째 대회 ‘제8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4천4백만 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 2위 이가영(NH투자증권, 10언더파 206타)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이 대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2017년 김해림, 2019년 박소연 이후 조아연이 역대 세 번째다.   조아연은 이로써 올 시즌 첫 승이자 루키 시즌이던 2019년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약 32개월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55번째 출전 대회에서 수확한 '54전55기' 우승이기도 하다.  기자회견을 위해 미디어센터를 찾은 조아연은  "제가 2년 동안 우승이 없었는데 이렇게 많은 갤러리분들 앞에서 좋은 경기로 우승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고, 또 오늘이 어버이날인데 저희 를 믿고 기다려주신 저희 부모님한테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한 하루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루키 시즌 우승과 이번 우승의 차이에 대해 "솔직히 느낌이 너무 많이 다르다. 신인 때는 첫 대회부터 우승을 하다 보니까 감격스럽고 물론 기쁘긴 하지만 이 기쁜 정도가 조금 다른 것 같다. 진짜 2년이라는 공백을 버티고 또 그 힘든 시간을 버티고 난 후에 온 우승이어서 저한테는 더 뜻 깊고 또 더 행복하고 더 기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승이 없었전 지난 2년간 심한 마음 고생을 겪었다고 밝힌 조아연은 슬럼프 극복을 위해 샷 보다는 멘탈적인 변화를 먼저 줬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진짜 골프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좀 휴식기 아닌 휴식기를 가졌었다. 시합을 하면서 연습을 거의 안 한 적도 많았고 연습을 안 하면서 다른 취미 생활을 했었다."며 "원래 하고 싶었던 베이킹도 해보고 또 피아노도 배워보고 여기저기 맛집도 찾아다녀보고 이런 취미 생활을 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 '내가 진짜 즐겁고 재밌는 취미생활을 해도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건 골프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딱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면서 내가 그냥 '이 골프를 너무 내가 잘해야 돼 결과에만 집중하지 말고 좀 즐겁고 이런 취미 생활처럼 행복하게 한다면 성적이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내가 잘할 수 있는 거를 행복하게 하면 그게 행복한 일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면서 다시 골프의 흥미를 가지고 다시 잘 치고 싶은 간절함이 생기면서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조아연은 2019년 국가대표 출신 동기인 임희정, 박현경(이상 한국토지신탁)과 함께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펼친 끝에 자신보다 승수가 많았던 임희정을 제치고 신인상을 거머쥐었지만 이후 2년간 임희정과 박현경이 투어 정상의 선수로 최고의 순간을 누리고 있던 사이 무관의 설움을 톡톡히 겪었다. 

 

이에 대해 조아연은 "그래서 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신인상을 받으면서 '나는 더 잘해야 돼'라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훈련을 했는데 그 결과가 2020년 저한테는 너무나도 처참했다. 근데 다른 동기들은 더 되게 잘 나갔다. 그러면서 제가 진짜 말 그대로 자괴감도 들고 내가 골프를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지 않았나 더더욱 그래서 골프에 대한 열정이 조금 식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조아연은 이번 대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룬 과정에 대해 "올해  시합하면서 갤러리 분들도 와주셔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제 스스로 즐거운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 같다"며 "오늘 치는데 정말 신기하게 더 안 떨렸다. '내가 이걸 꼭 성공해야 돼. 이걸 성공해야 우승을 할 수 있어' 이런 생각이 정말 하나도 안 들더라. 그러면서 그냥 내가 이 샷에만 어떻게 칠지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놓인 이 상황을 어떻게 쳐야 할 지에 집중하다 보니까 정말 신기하게도 결과에 대한 불안감, 또 결과에 대한 생각 이런 게 진짜 안 들더라. 그래서 제가 또 3일 내내 잘 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늘 고비가 많았다. 긴 파 퍼트들이 진짜 많았는데 그걸 제가 다 막아내더라"며 "막기 힘든 파 퍼팅을 오늘 4개인가 막았던 것 같다. 16번 홀에서 파 퍼팅을 넣고는 '내가 오늘 무슨 일을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16번 홀을 우승을 예감한 홀로 꼽았다. 

 

조아연은 이번 우승의 의미에 대해 "물론 지금 제가 잘 쳐서 행복한 거겠지만 행복한 골프를 하기 위해서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충실해야 된다는 생각이 좀 더 확고해진 것 같다"고 밝힌 뒤 올해 목표에 대해서는 "지금 남은 대회가 아주 많지만 결과 우승에 집착하는 선수보다는 그 순간 그 대회 그 라운드 상황의 과정에 충실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게 올해 제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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