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미연, 이재영 (사진 : KOVO) |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이 3라운드를 기분 좋은 승리로 시작했다. 리그 1위이자 앞선 두 번의 경기에서 모두 패배를 안겼던 GS칼텍스를 상대로 셧아웃 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날 단연 눈에 띈 선수는 3세트 내내 공격과 서브 모두 안정적 활약을 펼친 김미연과 에이스 이재영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미연은 지난 시즌 내내 흥국생명의 문제점이었던 레프트 자리 보강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리시브는 물론이고 공격 한 축을 나눠가질 수 있는 ‘살림꾼’형 선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흥국생명의 기대는 김미연이 컵 대회에서 활약하며 증명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우승 전력’으로 평가 받으며 시작한 시즌에서 김미연은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2라운드 중반까지 미진한 모습이었던 김미연은 28일 IBK기업은행전을 기점으로 살아났다. 이 경기에서 김미연은 15득점을 올리며 개인 최다 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와 같은 모습은 3라운드 첫 경기인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도 이어지며 흥국생명의 연승을 이끌었다.
▲ 김미연 (사진 : KOVO) |
1일 GS와의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김미연은 “내가 좋아하는 포지션으로 돌려서 몸이 더 빨리 올라올 수 있도록 감독님과 코치님이 만들어 주셨다”며 “그래서 더 빨리 리듬을 찾을 수 있었다”고 상승세의 이유를 전했다.
김미연이 언급한 ‘좋아하는 포지션’은 왼쪽이 아닌 오른쪽에서 이뤄지는 공격을 의미한다.
이재영 역시 “(미연) 언니는 라이트를 더 잘 소화한다”며 “이동 공격을 훨씬 잘 하는데 레프트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워서 언니가 안 살아난 것 같다. 지난 경기부터 미연 언니가 라이트로 가면서 다 같이 살아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영의 말처럼 김미연이 살아나자 흥국생명 공격의 전체적인 균형이 맞아 떨어졌다. 톰시아가 건재한 가운데 이재영이 날아다니고, 여기에 김미연이 공격 뿐만 아니라 서브에서도 힘을 보탰다.
▲ 이재영 (사진 : KOVO) |
이날 이재영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워진 몸놀림이 두드러졌다.
이날 이재영은 경기 초반 다소 부진했지만 2세트 중반을 기점으로 살아났다.
지난 시즌 내내 서브 리시브를 집중적으로 받던 것에서 벗어난 점도 이재영의 활약에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다.
이재영은 “5년 째 목적타를 받다가 올해 미연 언니에게 갔다”며 “내가 리시브를 많이 받으면 언니가 도와주고, 언니가 많이 받을 때는 내가 도와준다. 지난 시즌은 무조건 나였는데 올해는 (김)해란 언니까지 왔다갔다 해서 부담스럽지 않다”고 한결 홀가분한 모습을 보였다.
김미연 역시 리시브 부담을 나눠 가지기 위해 다른 선수들이 서브 연습을 하는 동안 리시브 연습을 집중적으로 더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고 전했다.
이재영과 김미연이 빚어내는 ‘시너지 효과’가 전체적으로 흥국생명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들의 활약을 통해 흥국생명이 시즌 초반 자타가 공인했던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갖출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