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연의 테니스 이야기] ‘타이 브레이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어쩔 수 없는 한계

마수연 / 기사승인 : 2020-04-25 14: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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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에서는 매 세트 먼저 6게임 또는 7게임을 따내되 상대 선수보다 두 게임을 앞서야 세트를 따낼 수 있다. 

 

하지만 게임스코어에서 동점이 반복된다면 세트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마라톤 게임’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타이브레이크’다.

 

타이브레이크는 미국의 테니스 심판인 지미 발 알렌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1950년대 처음으로 마라톤 매치를 끝낼 수 있는 제도인 ‘반 알렌의 능률적인 점수 시스템(Van Alen Streamlined Scoring System, VASSS)’을 만들었다. 

 이 제도가 지금의 타이 브레이크로 발전된 것. 
1970년 이전에는 테니스 경기를 진행할 때 무조건 두 게임 이상 차이가 나야 승리가 결정되었다. 그러나 1970년 ‘US오픈’에서 처음으로 타이브레이크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마라톤 게임’도 조금씩 모습을 감추게 됐다.


국제테니스연맹 경기 규칙 27조에 따르면 타이브레이크는 ‘각 세트마다 스코어가 6게임 올이 되었을 때 실시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각 게임 스코어가 6-6이 되면 2게임을 더 얻어야 승리하는 방식을 버리고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가게 된다.


타이브레이크는 6-6, 8-8, 혹은 10-1 등 비긴(tie)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돌입하는 규칙으로 일종의 서든데스 매치다. 기존 게임 스코어는 15-30-40-60으로 포인트를 매기지만 타이브레이크에서는 1-2-3으로 수를 더하며 12포인트 중 7포인트를 선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타이브레이크에서는 선수들의 서브 턴과 코트 교체 룰 역시 개별로 적용된다.


원래 경기에서는 모든 서브 턴에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타이브레이크에서는 첫 서브를 넣는 선수가 한 번의 서브를 하면 바로 다음 선수에게 서브권이 넘어간다. 이는 먼저 서브를 하는 선수에게 유리하게 경기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코트 체인지 역시 기존의 세트와 다르게 진행된다. 기존 게임에서는 두 선수의 포인트 합이 홀수인 게임(0-1, 2-1, 3-2 등)에서 선수들이 코트를 바꾸지만, 타이브레이크에서는 포인트 합이 2-4, 6-6 등으로 6의 배수가 되면 코트를 바꿔 경기를 이어간다.


만약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두 선수의 포인트가 6-6으로 동률을 이루면, 이 때부터는 다시 2점 차로 앞서는 선수가 승리하는 ‘윈 바이 투’ 룰이 다시 적용된다.


이와 같은 타이브레이크는 ‘US오픈’에서 처음 적용된 후 현재는 대부분의 국제대회에서 해당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 컵’이나 ‘페드컵’에서는 도입하지 않으며, 4대 메이저 대회도 최근에서야 단식 마지막 세트에 타이브레이크 룰을 도입하는 추세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US오픈’을 제외한 메이저 대회의 남녀 단식 마지막 세트에 타이브레이크가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들 대회에서는 파이널 세트에서는 엄청난 장기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1년 ‘호주 오픈’ 여자 단식 16강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이탈리아)와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의 경기 3세트에서는 16-14까지 가는 끝장 승부 끝에 스키아보네가 승리를 한 기록이 있다. 이 경기에 소요된 시간은 장장 4시간 44분이었다. 

 

이는 ‘오픈 시대’ 이후 그랜드슬램 여자 단식 최장 경기 기록이자 ‘오픈 시대’ 이전과 이후를 통틀어 여자 단식 경기 중 두 번째로 긴 경기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호주 오픈’이 남녀 단식 마지막 세트에 타이브레이크를 적용했고, ‘윔블던’ 역시 오랜 전통을 깨고 올해부터 타이브레이크 제도를 도입, ‘마라톤 매치’를 없애는 방향으로 변화를 수용했다. 

 

다만, ‘프랑스오픈’은 복식에서 최종 세트 타이브레이크 제도를 시행 중이지만 단식에서는 여전히 파이널 세트 타이 브레이크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어쨌든 파이널 세트 타이 브레이크는 경기가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선수와 팬을 모두 보호한다는 취지와 스피드 있는 경기 진행을 추구하는 최근 스포츠 경기의 흐름을 따르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파이널 세트 타이 브레이크도 어쩔 수 없는 경기도 있기 마련이다. 


올해 처음으로 타이브레이크를 도입한 ‘호주오픈’ 여자 단식 1회전에서는 케이티 볼터(영국)가 에카테리나 마카로바(러시아)를 상대로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무려 10포인트나 따낸 끝에 승리를 따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실력차가 비숫한 선수간 맞대결에서는 파이날 세트에 타이 브레이크가 있다고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마라톤 승부를 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 시켜준 경기였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가 다 그렇듯 ‘각본 없는 드라마’로 표현되는 스포츠의 세계에서도 제도나 룰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은 벌어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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