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KOVO |
현대건설은 지난 5일 KGC인삼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길고 길었던 개막 후 11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상대가 외인 알레나가 빠지며 비교적 약한 전력의 인삼공사였다고 하지만 고참인 양효진과 황연주가 눈물을 보일 정도로 힘든 시간을 매듭짓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승리의 단꿈은 오래 가지 않았고 현대건설은 다시 2연패를 기록했다. 15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배한 후 20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도 풀세트 끝 패했다.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두 경기 모두 아쉬울 수밖에 없다.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모두 범실로 자멸하면서 무너졌기 때문이다.
특히 2연승을 노렸던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는 무려 33개의 범실로 승리를 제 손으로 내준 모습이 되었다. 이날 흥국생명은 단 9개의 범실만 기록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기에 현대건설에겐 더더욱 씁쓸한 경기였다.
현대건설의 불안한 모습은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현재 현대건설은 49세트에 범실 271개로 최소 범실 5위를 기록 중이다. 6위인 도로공사가 56세트에 275개의 범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자면 실질적으로 세트당 범실은 현대건설이 더 잦다고 할 수 있다.
또다시 연패의 악몽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범실을 줄이고 공격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현대건설의 실책은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클러치 범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해결해야 할 상황에서 매듭을 짓지 못하면서 리드를 뺏기고 결국 패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 황민경(오른쪽) (사진 : KOVO) |
이를 위해서는 팀의 두 번째 레프트인 황민경의 부활이 절실하다.
황민경은 V리그에서 알아주는 ‘살림꾼’ 선수다. 탄탄한 리시브는 물론이고 필요할 때마다 터트리는 시원한 공격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매 시즌 꾸준한 공격성공률과 리시브 가담을 선보이는 그는 현대건설 이적 이후 황연주와 함께 양 날개를 책임지고 있다.
그런 황민경이 이번 시즌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다. 공격성공률이 22.43%에 머물며 프로 데뷔 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건설이 다시 2연패에 빠지는 동안 총 8득점에 그치며 깊은 정체기에 빠졌다.
어느 정도 득점을 책임져야 할 황민경이 부진하자 부담은 고스란히 마야와 양효진에게 돌아갔다.
대체 외인 선수로 합류한 마야는 매 경기 거듭할수록 안정되고 있지만, 점유율이 40%를 돌파하면 공격성공률이 함께 흔들리는 등 체력적으로 지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양효진의 최근 공격 점유율이 20% 가까이 올라가며 두 선수가 부담을 나눠지게 되었다.
다행히 수비에서는 이전과 같은 기록을 보이고 있지만, 눈에 띄게 떨어진 공격성공률을 정상 궤도로 끌어올려야 한다.
필요한 순간마다 황민경에게 올라가는 공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는 고스란히 현대건설의 흐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최근 경기에서 이와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무엇보다 절실한 두 번째 승리를 위해서는 황민경을 포함한 모든 선수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다음 대진 역시 IBK기업은행이라는 강팀을 만나지만, 앞서 리그 1, 2위 팀에게도 비교적 선전한 현대건설이니 집중력만 더해진다면 대어 사냥으로 2승을 기록할 수 있다.
현대건설의 시즌 2승 도전인 기업은행과의 경기는 22일 16시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