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인터뷰는 영화 ‘체리마호: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이하 체리마호)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사진 : 미디어캐슬 |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점은 러닝 타임 뿐만이 아니었다. 아다치와 쿠로사와가 연인 관계가 되기 이전의 내용을 다루며 달달한 로맨틱코미디 적인 사건과 감정에 초점을 맞췄던 드라마와는 달리 아다치와 쿠로사와,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성장에 힘을 실은 영화는 흐름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영화를 구성함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드라마보다 좀 더 오락적인 요소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락적인 요소가 필요하다고 해서 지나치게 비약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연출 단계의 처음부터 이 둘의 일상만 그려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아다치와 쿠로사와가 일상 속에서 함께하며 생기는 새로운 갈등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영화이기 때문에 시간적인 밸런스를 많이 생각을 하면서 그려내려 노력했다.”
영화 중에는 아다치가 먼 곳으로 전근을 가서 사고를 당했음에도 연인인 쿠로사와에게 연락이 가지 않거나, 두 사람이 각자의 가족와 인사를 나누며 동시에 커밍아웃까지 하는 등 현실 퀴어와 맞닿아 있는 진중한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카자마 히로키 감독은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어갈 때 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을 최대한 아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만들어갈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을 최대한 많이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알아보고 공부를 많이 했다. 현장 촬영 현장에 있어서는 아다치와 쿠로사와의 생각에 초점을 맞추어서 연출 하려 했다. 그들이 사람으로서 각자 느끼고 있는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인물의 생각들을 잘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사진 : 홀리가든 |
이어서 카자마 히로키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출을 그려냄에 있어서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두 사람의 연애를 응원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감상하다 관객이 이때까지 갖지 않았던 시선을 갖게 될 수도 있고 관객 본인의 취향이나 사고가 이 영화를 보고 울림이 생겨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카자마 히로키 감독은 두 주인공 아다치와 쿠로사와를 연기한 아카소 에이지, 마치다 케이타 배우는 이미 드라마 촬영을 통해 인물들의 이력이나 과거가 몸에 침투한 상태였기 때문에 영화 촬영을 위해 새롭게 장착하도록 지시할 만한 것들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캐릭터들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이 캐릭터가 이미 몸에 침투해 있는 이 두 배우들이 생각도 중요했다. 시나리오에 적힌 새로운 사건들에 대해 아카소 에이지 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마치다 케이타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질문하며 대화를 나눴고, 연출을 하며 배우들의 생각을 중시하는 것과 동시에 디렉팅을 하는 나의 생각도 함께 작품에 융화시키려 노력했다.”
▲ 사진 : 홀리가든 |
또한 카지마 히로키 감독은 영화에서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에 대한 미공개 설정에 대한 질문에 연출에 대한 자기자신의 규칙을 설명하기도 했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나 그 어떤 것을 할 때도 나오는 모든 인물들의 이력서 비슷한 것을 작성한다. 그래서 ‘체리마호’에 등장하는 부모님이나 형제에 관한 자잘한 설정들을 밑작업으로서 미리 설정을 다 한다. 그래서 깊이 파고들고자 하면 굉장히 많은 미공개 설정이 나올 수 있다.”
작성한 이력서를 공개할 예정이 있냐는 추가적인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배우와 대화를 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공개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 사람이 직업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싫은 건 무엇인지, 습관이 무엇인지 … 이런 것들을 정리 해두고 배우가 그 이력서를 보고 나면 ‘아, 이 인물들의 사이에는 이 정도의 거리감이 있구나’라는 것도 알 수 있고 확실히 연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항상 연출을 하기 전에 캐릭터에 대해서는 이러한 것들을 이력서를 준비하고 배우와 대화를 나눈다.”
▲ 사진 : 미디어캐슬 |
카자마 히로키 감독과 인터뷰 현장에 동행한 혼마 카나미 프로듀서는 각자가 생각하는 영화의 핵심적인 장면, 또는 대사를 꼽기도 했다.
카자마 히로키 감독은 “아다치가 나가사키에서 돌아왔을 때 우라베가 자기 부인 이야기를 털어놓는 장면이 있다. 그 때 아다치가 ‘사실은 사모님이 선배님을 굉장히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는 표현은 각자 다르다’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 대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기 때문에 해당 장면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혼마 카나미 프로듀서는 “아다치가 공원에서 쿠로사와에게 ‘혼자 상처 받으려고 하지 마’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원작에도 나오는 대사다. 이 대사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사실 드라마에서 아다치가 이 대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 영화를 만들면서 시나리오에 이 대사를 굳이 넣고 싶다고 생각을 해 그 대사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짧게 나온 츠게와 미나토의 이야기를 더 자세하게 선보일 계획에 대해 카지마 히로키 감독은 관객의 생각에 맡기고 싶다며 웃음을 보였다.
▲ 사진 : 미디어캐슬 |
“영화에서 짧게 나오기는 했지만 츠게와 미나토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 영화만 보고도 이 둘은 앞으로 이렇게 살아가겠구나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게 연출을 했다. 그래서 그 둘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그리지 않으며 관객들이 상상을 부풀리면서 감상할 수 있도록 노력 했고, 그 둘의 이후가 궁금하다면 추가적인 이야기가 담긴 원작을 추천드리고 싶다.”
끝으로 카자마 히로키 감독은 영화를 감상할 한국 관객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이 영화를 보러 극장까지 가주신다면 저는 굉장히 기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체리마호’가 가지고 있는 따뜻하고도 쾌활한 세계를 스크린에서 체험 하시고 즐겨주시기를 진심으로 원하고 이 작품을 만들었고요. 보시고 나서 마음에 드시면 주위에도 추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혼마 카나미 프로듀서 역시 메시지를 남겼다.
“드라마를 응원해 주셨던 한국 분들 덕에 이렇게 한국에서도 영화가 개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딱 세개의 방송국에서 방영을 했던 작은 드라마였는데 바다를 건너서 이렇게 오늘까지 오게 된 것이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영화를 즐겁게 봐주세요.”
한편, 영화 ‘체리마호’는 현재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