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녀2' 신시아 "1408대 1 경쟁률? 당시는 몰라...제주도 눈 신의 한 수였죠"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5 12: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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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굉장히 귀한 기회, 이제 막 시작했으니 차근차근 욕심부리지 않고 잘 해결해나가고 싶어요."


무려 '1408대 1'이라는 어마무시한 경쟁률을 뚥고 '마녀2'의 주연 자리를 당당히 꿰찬 신예 신시아. 처음 스크린 속 신시아는 새하얀 눈처럼 백지상태인 자신의 머리속에 '세상'이라는 그림을 하나씩 그려넣는 호기심 가득한 모습이었다. 실제 만난 신시아는 제 나이 또래처럼 밝으면서도 '신인'으로서 조심성 있는 모습이었다.

지난 6월 15일 개봉한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2'/감독 박훈정)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영화다. 전작 '마녀'보다 빠른 속도인 5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 개봉 11일만인 25일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마녀2' 소녀 役 신시아/앤드마크
 

큰 스크린에서 자신의 얼굴을 처음 본다는 신시아는 "처음에는 너무 떨려서 제 얼굴을 잘 볼 수 없었어요. 가슴도 빨리 뛰고 찍는 동안에도 개봉을 기다리며 그 순간을 상상했는데 더 떨려요"라고 설레는 심정을 밝혔다.

신시아는 극 중 초토화된 비밀 연구소 '아크'에서 홀로 살아남은 소녀로 분했다. '마녀1'에서 자윤(김다미)이 연구실을 탈출한 후 평범한 가족을 만나 살아갔다면, 소녀는 연구실에서 홀로 살아남아 처음으로 연구실 밖이라는 '세상'을 마주하는 실험체다. 신시아는 "저는 원래 초능력자 나오는 초인 영화를 좋아해요. '마녀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없었어요. 오히려 한국에서 잘 찾아보지 못했던 소재의 영화가 나왔구나라는 마음에 기뻤어요"라고 했다.

1998년생인 신시아에게는 '마녀2'가 오기까지는 운명같은 일의 연속이었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18학번)에 재학 중인 신시아는 입학 후 처음 찍은 단편영화 '프라사드'로 현 소속사와 연을 맺게 됐다. 그의 가능성을 알아본 것이다. 이후 처음 본 오디션이 '마녀2'였다.

"소속사 들어가서 처음 본 오디션이 '마녀2'였어요. 공고를 봤었고 회사에서도 알고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지원하게 됐죠. 비대면 영상 오디션을 먼저 진행했고, 지정 연기 대본을 주셔서 혼자 연습해서 촬영해서 제출했죠. 3차 때 감독님을 직접 뵀어요. 역할도 모르고 정보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자유연기를 준비해 갔죠. 다양한 감정을 보여드렸고, 마지막 2인 오디션까지 보고 합격했어요."
 

▲영화 '마녀2' 소녀 役 신시아/앤드마크
 

얼굴도 이름도, 생소한 신예 신시아의 캐스팅 소식은 엄청난 화제가 됐다. 앞서 '마녀1'에 김다미가 발탁돼 '괴물신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충무로를 놀라게 했던 바. 속편 역시 신예 신시아가 무려 '1408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주연에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합격 당시는 그 숫자를 몰랐어요. 나중에 뉴스로 접했어요. 숫자보다는 합격을 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일이었거든요. 오디션 과정이 길었던 만큼 과정이 스쳐지나가고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나고 만감이 교차했어요."

공교롭게도 김다미는 같은 소속사 선배였다. 신시아는 김다미와 어딘가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모습으로 실제 자매가 아니냐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첫 주연인데 같은 소속사 선배라는 것은 부담감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신시아는 "존재 자체만으로 든든했어요"라고 했다. "부담감이 있었지만, 다미 언니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든든했어요. 정말 같이 촬영하면서도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했어요. 처음이라서 고민되거나 궁금했던 지점들에 대해 조언도 해주셨어요. 제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잘 이해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상황이 비슷했기에 김다미는 무엇이든 '처음'이었던 신시아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소녀' 캐릭터는 쉽게 말해 '실험체'였다. 대사도 거의 없이 표정으로만 표현해야 한다는 것은 베테랑 배우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극 초반 촬영 때, 내가 잘 하고 있는건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이 많았어요. 그때마다 언니가 조언을 해주면서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줬어요. 그 말이 저한테는 위로가 됐어요. 전작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선배가 저한테 잘하고 있다고 해주니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미소)."

연기보다 어려웠던 것은 처음 겪는 촬영장이었다. 정해진 대로만 이뤄질 수 없고, 변수가 많은 곳이다.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에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현장이 처음이다 보니 현장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어요. 모르는 것들에 대해 실수할까 걱정이 있었어요. 준비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었어요. 임기응변이 필요한 순간들은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영화 '마녀2' 소녀 役 신시아 캐릭터 포스터/NEW
 

극 중 초토화 된 실험실 아크를 빠져나와 소녀가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세상을 온통 뒤덮은 하얀 눈이다. 소녀는 새 하얀 도화지 같은 눈 밭을 천천히 밟으며 세상 밖으로 나온다. 원래 대본에는 눈이 없었다.

"대본에는 '소녀가 맨발로 걸어 나온다'는 것만 있었는데 그때 제주도에 눈이 정말 많이 왔어요. 스태프분들이 눈 치우느라 고생하고 춥기도 했어요. 눈을 밟는 경험을 함으로서 소녀의 감정에 몰입 될 수 있었던 지점이 있었어요. 눈 밭을 맨발로 혼자 걸어보는 경험도 처음이었어요. 찍으면서 익숙해지기도 했어요. 영화에서 눈 밭 장면을 보는 순간, 추웠던 기억이 다 사라지고 눈이 너무 고마웠어요. 그 장면이 너무 아름답고 눈이 신의 한 수였죠."

신시아는 소녀에 대해 분석하고 여러가지 연구를 하며 준비했다. 하지만 촬영장에서는 오히려 비워내고 촬영 하는 게 훨씬 편했다. 하얀 백지 상태의 소녀는 오히려 '無'의 존재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사도 없다. "대사 생각보다 소녀의 감정의 흐름, 소녀가 세상에 나가면서 일어나는 사건과 인물과의 관계를 중점으로 뒀어요. 고민이 많았던 지점은 말이 아닌 눈빛과 행동으로 해야 하는 것이었어요. 어떤 눈빛인지 몰라서 셀프 카메라 모드로 계속 촬영하면서 모니터 했어요. 작은 동작부터 고개를 끄덕이는 동작까지 소녀에 가까운 느낌을 찾아나갔어요. 휴대전화 용량이 256기가인데 용량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뜨더라고요(미소)."

초능력을 가진 소녀이기에 현장에선 상상만으로 촬영을 해야했다. 신시아는 "연기하면서 나름 상상하고 연기했는데 완성된 영화에서 CG가 더해진 것을 보니 그 이상, 몇 십 배 멋있게 나왔더라고요. 너무 놀랍고 감사했어요. 그렇게 멋있는 CG를 입혀주셔서."
 

▲영화 '마녀2' 소녀 役 신시아 스틸/NEW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은 신시아에 '알에서 깨어난 작은 아기 새'느낌이라고 피드백을 줬다. 신시아는 "감독님은 정말 따뜻한 분"이라고 했다. "감독님은 첫 길잡이 같은 분이셨어요. 저의 성장 과정을 다 지켜보신 분이시죠.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되게 따뜻한 분이세요. 말 한마디도 위로가 되지만 눈빛에서 오는 위로가 있어요. 고민이 있거나 그럴 때 감독님께서 쳐다봐주시는 것 만으로 힘을 얻을 때가 있었어요. 영화를 보고 나니 더 감사했어요. 제가 한 것들을 관객들에 잘 닿을 수 있게 끔 편집과 멋진 CG도 넣어주셔서 감사했어요. 항상 '시아야 네가 소녀야'라면서 응원해주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박훈정 감독의 칭찬은 '먹방 씬'이다. 극 중 소녀는 경희(박은빈)과 대길(성유빈) 남매를 만나 세상과 감정을 하나하나 깨닫는다. 특히 대길은 소녀의 능력으로 유튜브 방송을 하고 싶어 하며 다양한 음식을 제공해준다. 신시아는 "제가 실제로 잘 먹는 편이에요. 먹을 때는 거의 메소드 연기였죠"라며 웃었다. "제가 먹는 것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찍었어요 실제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주셨어요. 먹으면서 뱉으라고 하셨는데 공복으로 촬영에 들어가서 거의 다 실제 먹었어요. 먹방 찍을 때 감독님이 많이 칭찬해주셨어요(웃음)."

데뷔작부터 상업영화의 주연을 맡은 신시아는 고등학교 시절 뮤지컬 '카르맨'을 본 후 배우의 꿈을 키워왔다. 그녀가 연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다. "뮤지컬 '카르맨'에 압도된 후 17년 동안 느껴보지 못한 전율을 느끼고 그 뮤지컬만 5번을 봤어요. 그 후 자연스럽게 2년 동안 일주일에 4번은 뮤지컬과 연극을 보러 갔어요. 저는 외동이고 부족함 없이 자랐어요. 하고 싶은 것들은 다 지원해주셨지만 부모님께는 말씀 드릴 수 없었어요. 결단이 선 후에 정식으로 허락을 받고 싶었어요. 그렇게 2년 동안 본 뮤지컬 티켓과 감상문 브로셔 등으로 포트폴리오 3원을 만들어서 보여드렸어요. 처음엔 배우는 취미로 하라고 하셨는데 제가 이렇게 진지한 줄 모르셨다면서 더 이상 말리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보통 연기력이 뛰어나도 소속사와 연이 닿는 것부터 캐스팅까지는 실력뿐 아니라 정말 '운'이 따라야 한다. 신시아에는 이 엄청난 일들이 한 꺼번에 이뤄졌다. 배우로서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는 일만 남았다.
 

▲영화 '마녀2' 소녀 役 신시아/앤드마크
 

"굉장히 귀한 기회, 이제 막 시작했으니 차근차근 욕심 부리지 않고 잘 해결해나가고 싶어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더 많고 제 생각에 100% 준비됐다고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제가 이 감사한 마음을 잃지 않고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배우로서의 목표보다는 가까운 미래의 소망부터 이루고 싶다. "관객분들 사이에서 영화를 보고 싶어요. 반응이 궁금하거든요. '마녀2'편을 많이 봐주시면 '마녀3'이 나올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다들 한번씩 봐주시고 저 신시아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해요(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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