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영하 40도-오지촬영 힘들지 않았다"...우민호 감독X현빈부터 이동욱까지 팀 '하얼빈'의 열정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7 12: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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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고생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당시 만주벌판을 달렸던 독립 투사들을 생각하면 힘든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27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CGV용산에서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방송인 박선영이 진행을 맡은 이번 행사에는 배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감독 우민호가 참석했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으로,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12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 감독 우민호 배우 현빈/연합뉴스
 

우민호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 끝내고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시대극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혼자 했는데, 우연치 않게 안중근 장군 관련 서적과 제작사가 제의했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각오하고 작업했다"고 연출 계기를 전했다. 아어 "영웅 안중근이 가진 이미지가 있다. 그 이미지 너머에 장군이 느꼈을 두려움, 동지애 등에 중점을 둬서 새롭게 보여주고 싶었다. 광활한 땅과 대 자연속에서 장군의 마음을 숭고하게 담고자 했다"고 포인트를 설명했다.

몽골-라트비아, 한국까지 총 3개국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한 우 감독은 "헌팅까지 하면 지구 2바퀴를 돌았다. 고사 때 출사표가 안중근 장군과 독립 투사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니 우리의 몸이 편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가. 그분들의 노고와 힘듦을 조금이라도 느끼려면 저런 오지를 찾아가면서 힘들게 촬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트나 블루매트 앞에서는 찍지 말자는게 제 출사표였다. 안중근 장군과 독립군의 여정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도 힘들어야지 그 마음을 스크린에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중근 역의 현빈은 "몽골 호수에 가는 길도 험난했고 울란바토르 공항에서 차로 6시간 가야 하는 곳이었다. 날씨도 영하 40도였다. 힘들다기보다는 저 공간에 혼자 덩그러니 있을 때 그때 광경들이 몰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12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 배우 박정민 조우진/연합뉴스
 

전여빈은 "첫 촬영이 이뤄진 곳이 몽골이었다. 촬영장 가는 시간이 상당히 길고, 도로도 편하지 않았다. 가는 모든 사람들이 힘들었다. 그러면서 저희가 느낄 수 있었던 희안한 감정이 있었다. 바다 지평선처럼 끝 없이 펼쳐진 땅 위에서 인간으로서의 고독감과 외로움, 성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만약 우리의 첫 촬영지가 서울이었다면 이런 감정을 느꼈을까. 공간이 주는 연대감이 생겼던게 아닐까 생각했다. 근데 고생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당시 만주벌판을 달렸던 독립 투사들을 생각하면 힘든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영하 40도 강추위에서 촬영을 강행했다. 박정민은 "전라도 광주에서 찍었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지역인데 80년 여년만에 폭설로 보름동안 눈이 녹지 않았다. 감독님이 참 좋아하셨다. 그런 풍경 안에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저 산에서 전투씬을 찍으면서 또 한번의 동지애가 느껴졌다. 전혀 춥지 않고 열정으로 가득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하얼빈'으로 우민호 감독과 첫 호흡한 현빈은 "처음 제안을 받고 감독님과 첫 미팅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감독님의 진심과 제대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 열정이 뿜어져 나왔다. 굉장히 의미있는 작품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게 부담감도 있지만 의미있는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었다. 감독님은 현장에서 열정이 더 세졌다. 감독님과 이걸 만들어내야겠다는 의지를 더 다지게 됐다"고 호흡 소감을 밝혔다.
 

▲12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 배우 전여빈 유재명/연합뉴스
 

우 감독은 "안중근 장군의 역할을 배우가 하기에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 이 영화는 정말 힘들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그걸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가진 배우가 필요했다. 현빈 배우를 본 순간 안중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버티고 이겨낼 것이라 생각했다"고 하면서도 "제가 하루종일 현빈 배우와 리허설만 한 적도 있다"며 미안해했다. 이에 현빈은 "당연히 제가 해야할 일이었다"고 화답했다.

'하얼빈'은 영웅 안중군의 장군 면모를 조명했다. 현빈은 "어릴 때부터 사냥하고 말타고 무예하면서 시간을 보낸 기록이 있었다. 감독님께서 준비하신 목적이 다른 안중근 장군의 모습을 보이는게 시작이었다. 거사를 치르러 가는 과정까지의 안중근 장군도 우리와 같은 한 인간으로서 고뇌와 좌절과 슬픔 등 여러가지 감정이 있으셨을 것이다. 그럼에도 목표를 향해 걸어가려는 의지를 많이 표현하려고 했다. 안중근 장군이 쓰신 글과 서적에서 찾아야 했다. 최대한 많은 것들을 자료를 찾고 기념관에서 흔적들을 보면서 준비했다. 8-9개월의 기간동안 계속 찾아보고 알아보고 고민하고 그 과정들이 반복이었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독립군 우덕순으로는 함께한 박정민은 "우덕순 선생님은 기록이 많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재판 기록, 지금은 절판된 책에 우덕순 선생님에 대해서 참고하려고 하고, 현장에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 생존을 위해서 계속해서 뭔가를 먹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전쟁하다가도 누룽지 먹고 그랬다"고 포인트를 짚었다.
 

▲12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 배우 박훈 이동욱/연합뉴스
 

조우진은 김상현 캐릭터로, 우민호 감독과 세번째 호흡했다. 그는 "감독님과 3 작품 중에 감독님의 디렉션에 가장 많이 기댔던 작품이다. 엄청난 디렉션을 받았고 많은 감정을 썼다. 최대한 인간적인 모습을 위해서 정말 깡 마른, 예민함 가득한 지식인의 모습이었으면 하셔서 체중 감량을 했다. 곡끼를 끊고 그분들이 겪었을 결핍에 최대한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김상현만의 고독의 심연으로 파고들었던 순간이다"고 말했다.

박정민과 호흡하는 순간이 만았던 조우진은 "만나자마자 사랑고백했다. 만나고 싶은 사람, 같이 연기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했는데 둘이 똑같이 얘기했다. 현장에서도 그 분위기 그대로 이어졌다. 저희끼리는 정말 즐겁게 신나게 연기하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정민은 "선배님께서 어려운 씬이 있다면서 함께 리딩을 요구해주셧다. 형과 장면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 아직까지 오래 남아있다. 본인을 계속해서 고립시키셨다. 어딘가를 혼자 걷고 계셨다. 이 작품에 굉장히 몰입하고 계셨었다"고 전했다.

 

전여빈이 연기한 공부인은 실존 인물은 아니다. 당대 독립운동을 한 여성들의 사료를 모아서 만든 인물이다. 차가움 동시에 굉장히 뜨겁고 단단단한 사람이라고 말씀주셔서 그 말씀에 기대 공부인을 찾아가려고 했다. 의상 자체는 당대 서양 근대의 복식을 그대로 재연했다"고 설명했다.
 

▲12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연합뉴스
 

유재명은 최재형 캐릭터에 대해 "우리는 잘 모르지만, 박애주의자로 러시아에서 독립운동을 한 유명한 인물이다. 러시아로 강제 이주한 국민들을 위해 많은 사업을 하신 분이다. 이분의 학회에서 저한테 자료를 주셔서 도움 받았다. 아픔과 울분에 서 있는 독립군들에 와해가 있으면 안된다고 중재하면서 아픔을 같이 나누고 기다려주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떻게 일이 돌아가는지, 누군가의 생사를 묻고 기다리는 모든 씬들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박훈은 실존인물 오쿠보 하루노를 모티브로 하는 일본제국 육군 소령 모리 다쓰오를 연기했다. 민머리 스타일에 대해 그는 "머리가 있는 상태에서는 헤어라인이 고민이 되더라. 깎을 곳을 깎고 물들일 곳은 문신했다. 살짝 흐려지긴 하더라. 한국에서 문신을 통해서 헤어라인을 바꿨다. 대 여섯번 하고 라트라비아에서 감독님을 만나서 엘리베이터에서 딱 보여드렸다. 굉장히 아팠다. 그것보다 심한 심리적 고통을 독립군 배우들이 느꼈을 것이다. 저 역시 '하얼빈'이라는 영화의 하나의 조각으로서 고통을 조금이나마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동욱은 안중근과 갈등을 겪는 독립군 동지 이창섭으로 함께한다. 그는 "이창섭 캐릭터는 안중근과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서로 자극도 되는 다채로운 인물이다. 저는 무력투쟁을 해서라고 독립을 이끌겠다는 마음이지만, 전쟁에서도 법이 있고 포로는 살려야 한다고 하면서 대립한다

특히 박훈은 일본군, 이동욱은 독립군으로 전투씬을 소화해냈다. 먼저 박훈은 "액션 훈련은 합을 맞추기 위해 받는다. '하얼빈'의 액션은 그 상황의 처절함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액션이라고 생각한다. 빈씨도 현장에서 수정해서 액션을 많이 촬영했다. 동욱씨가 처음 전쟁에 참여하는 장면도 그냥 뛰어오는 것인데 허리까지 눈이 차서 해치고 나오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실제 겪었던 분들의 마음에 가까이 가지 않았나 싶다. 단역 한분 한분도 가장 처절함에 다가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동욱 역시 "전혀 춥지 않았다. 열정이 가득했다. 액션 하다보면 전 배우가 진흙을 구르고 기면서 했던 액션들이 자연 환경의 도움을 받아서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토 히로부미 역에 릴리 프랭키가 함께했다. 우 감독은 "제가 그분과 함께 하고 싶었다. 제안을 드렸고, 그분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정민은 "하얼빈이라는 영화를 만나고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영화의 역할 등 모든 과정에서 내가 정말 영화 배우가 되고 싶었었구나라는 생각을 강하게 느꼈다. 저희 동지들 선배 동료 배우 스태프들 진심을 다해 촬영했다. 영화에 함께한 모든 분들을 사랑하게 됐다. 영화로 그 마음이 전달됐으면 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우민호 감독은 "두려움과 용기 동지에 관한 이야기다. 2년 전에 크랭크인 했는데, 함께하면서 가슴 속에 그 어떤 뜨거움을 느꼈다. 흥행 부담은 당연히 있다. 많은 제작비가 투입이 됐다. 지금 한국 영화가 위기인데 그만큼 비주얼, 사운드 등에 투입을 해서 OTT나 TV, 휴대전화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경험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이동욱도 "관람이 아닌 체험을 해보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한편 '하얼빈'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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