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순간 환호하는 유럽 팀. [AP=연합뉴스] |
유럽-미국 여자 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서 유럽이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은 25일(한국시간) 스페인 카사레스의 핀카 코르테신(파72)에서 열린 솔하임컵 셋째 날 싱글 매치 경기에서 5승 2무승부 5패를 거둬 승점 6점을 보탰다.
앞선 이틀 경기에서 승점 8-8로 맞선 데 이어 싱글 매치에서도 승점을 똑같이 나눠 가졌지만, 동점일 때는 디펜딩 챔피언이 솔하임컵을 가져가는 규정에 따라 유럽이 우승했다.
디펜딩 챔피언이 무승부로 솔하임컵을 지킨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유럽은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3회 연속 솔하임컵에서 미국을 이겼다.
역대 전적에서도 8승10패로 미국과 격차를 줄였다.
첫날과 둘째 날 열세를 뒤집었던 유럽은 이날도 패배 일보 직전까지 밀렸다.
다섯번째 주자까지 2승 1무승부로 팽팽했던 승부는 릴리아 부가 마들렌 삭스트룀(스웨덴)을 4홀 차로 대파하고 에인절 인이 세계랭킹 5위 셀린 부티에(프랑스)를 2홀 차로 꺾으면서 미국 쪽으로 기울었다.
미국은 샤이엔 나이츠가 제마 드라이버(스코틀랜드)와 비기면서 승점 13점으로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하지만 유럽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앨리 유잉에 12번 홀까지 3홀 차로 뒤지고 있던 카롤리네 헤드발(스웨덴)이 남은 6개 홀에서 5개 홀을 따내 대역전극을 연출, 12-13으로 따라붙었다.
이어 마야 스타르크(스웨덴)이 US 오픈 챔피언 앨리슨 코푸즈(미국)를 2홀 차로 제압하면서 승점 13-13 균형을 맞췄다.
이번 솔하임컵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가 유럽의 우승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넬리 코다와 맞붙은 시간다는 16번 홀(파4)에서 코다가 1m 남짓 붙이자, 더 짧은 거리에 볼을 떨궜다.
위축된 듯 코다는 버디 퍼트를 넣지 못했고 시간다는 버디를 잡아 1홀 차로 앞섰다.
이어진 17번 홀(파3)에서 시간다는 티샷을 홀 한 뼘 거리에 붙여 코다에 2홀 차 승리를 따냈다.
시간다의 승리로 유럽은 우승에 필요한 매직 넘버 승점 14점을 확보했다.
우승을 확정한 순간 싱글 매치 마지막 주자 에밀리 페데르센(노르웨이)과 렉시 톰프슨은 16번 홀 경기를 치르던 중이었다.
톰프슨은 17번 홀에서 2홀 차로 이겼지만 빛이 바랬다.
홈 코스의 시간다는 이번 대회에서 4전 전승을 거둬 유럽의 우승에 일등공신이 됐다.
스페인의 펠리페 6세 국왕의 축하를 받은 시간다는 "너무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스페인 관중의 응원은 정말 대단했다"고 기뻐했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유럽팀 단장은 "이곳 스페인에서 거둔 이번 우승은 시간다에게 뜻 깊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린 그랜트(스웨덴), 리오나 머과이어(아일랜드)가 승점 3점을 따냈고 스타르크와 페데르센도 각각 승점 2점씩을 책임졌다.
12명 가운데 승점을 1점도 못 딴 선수는 부티에 1명뿐이다.
미국은 세계랭킹 2, 3위 부와 코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솔하임컵 탈환에 실패했다.
부는 1승3패로 승점 1점 밖에 따내지 못했고 코다도 2승2패로 핵심 전력의 몫에는 부족했다.
또 신예 로즈 장과 제니퍼 컵초는 한 번도 승리를 올리지 못하고 0.5점씩 보태는 데 그쳤다.
3승 1무승부로 3.5점을 딴 메간 캉이 미국팀에서 가장 많은 승점을 올렸고 렉시 톰프슨은 3점을 보탰다.
교포 듀오 대니엘 강과 앤드리아 리는 각각 2점과 1.5점을 팀에 기여했다.
다음 솔하임컵은 내년 9월 미국 버지니아주 게인스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솔하임컵은 2년마다 홀수 해에 열렸지만, 역시 2년마다 짝수 해에 치르던 미국-유럽 남자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이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에 열리지 못하고 2021년에 개최되면서 홀수 해 개최로 바뀐 탓에 같은 해 개최를 피하려고 짝수 해 개최로 변경했다.
라이더컵은 오는 29일부터 사흘 동안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