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시즌 15개 대회서 톱10 없이 7차례 컷 탈락 수모...지난해는 28개 대회서 컷 탈락 단 1회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최종 라운드 '시즌 한 라운드 최소타' 5언더파 67타
상반기 마지막 대회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출전
▲ 김지영(사진: KLPGA)
[스포츠W 임재훈 기자] 김지영(등록명: 김지영2, 한화큐셀)은 지난 시즌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라는 타이틀 외에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선수였다. 2016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지난해까지 6시즌동안 154개 대회에서 129회 컷 통과(컷 통과율 83.76%)에 성공해 우승 2회 준우승 10회를 포함해 46차례 톱10에 진입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8개 대회에서 컷 탈락이 단 1회에 불과했고, 준우승 1회를 포함해 11차례나 톱10에 진입했다. 그가 한 시즌에 11회 톱10을 기록한 것은 커리어 사상 두 번째였다. 하지만 새로운 메인 스폰서와 인연을 맺고 야심차게 출발한 2022시즌 상반기 김지영은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15개 대회에서 무려 7차례나 컷 통과에 실패했고, 컷을 통과한 8개 대회에서는 단 한 차례의 톱10도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달에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부터 BC카드 · 한경 레이디스컵까지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이라는 커리어 최초의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가 정규 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을 기록한 것은 루키 시즌이던 2016년이 유일하며,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달 들어 처음 열린 대회였던 '맥콜·모나파크 오픈 with SBS Golf'에서 김지영은 4개 대회 만에 가까스로 컷을 통과했지만 본선 진출자들 가운데 최하위권인 61위로 대회를 마쳤고, 일주일 뒤 열린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는 시즌 7번째 컷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올 시즌 상반기 김지영의 부진은 각종 기술적인 지표에서 잘 드러난다. 드라이브 거리 순위와 페어웨이 안착률 순위를 합산해 산출하는 드라이빙 지수에서 김지영은 지난해 7위였지만 현재는 27위까지 떨어져 있다. 파4 홀에서 티샷이 페어웨이에 안착했을 때 세컨 샷의 그린 적중률로 산출하는 아이언 샷 지수에서도 김지영은 지난해 16위에서 올해 86위로 급전직하 한 상태다. 이와 같은 각종 지표들을 종합한 결과 지난해 10위(70.9216타)였던 김지영의 평균 타수는 올해 현재 85위(73.0750타)까지 떨어졌다. 맥콜·모나파크 오픈 당시 김지영은 스포츠W와 가진 인터뷰에서 "(동계)훈련 때 좀 작년 대비 더 좋아지려고 샷을 여기저기서 레슨을 받다가 조금 복잡해져서 혼란이 오고 또 그거를 지금은 열심히 잡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프로들이 더 우승하려고 뭔가 스윙도 교정하고 코치도 바꾸고 그런 과정이 있잖나"라며 "그런데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한다. 그냥 잘 치면 좀 잘 치는 대로 쳐야겠다. '미스 몇 개 나는 거 스트레스 받는다고 확 바꾸려다가 나처럼 되는 거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지영은 또 "코스에서 자기 자신한테 좀 무너지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확신이 조금 없어지다 보니까 코스에서는 자기 자신을 믿고 쳐야 되는데 그런 게 좀 사라지다 보니까 아무래도 코스에서 실수를 하면 또 자책도 하게 되고 그런 게 조금 반복이 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인터뷰 당시 김지영의 표정에서 그가 현재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느끼는 당혹감을 읽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3주가 지나가고 있고, 김지영은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7/22~24, 경기도 이천 H1클럽) 출전을 앞두고 있다. 아직은 상황을 반전 시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김지영은 지난 주 열린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에서 의미 있는 변화의 조짐을 보여줬다. 그는 대회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7일 5언더파 67타를 쳐 전날보다 순위를 22계단이나 끌어올리며 올 시즌 최고 순위인 공동 37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가 한 라운드를 67타 이하로 마친 것은 올해 처음으로, 지난 해 10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4라운드 이후 약 8개월 만이었다. 특히 버디를 6개 잡는 동안 보기는 마지막 홀에서 범한 보기 단 한 개 였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그만큼 안정적인 샷을 바탕으로 한 경기를 펼쳤다고 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 김지영(사진: KLPGA)
경기를 마친 김지영은 스포츠W와 가진 인터뷰에서 "퍼팅에서 감을 조금 찾은 게 있어서 그걸 코스에서 잘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차근차근 잘 해내더라"며 "샷은 이제 많이 잡혀서 좀 더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나왔다. 그래서 더 공격적으로도 쳐보고 이렇게도 쳐보고 저렇게도 쳐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 샷을 개인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해도 많이 좋아졌다. 스윙이 많이 고쳐졌다. 여기(레이크우드CC)가 샷이 안 좋으면 스코어가 안 나는데 오늘 스코어가 잘 나서 '샷이 많이 좋아졌구나'라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다음 대회 때 기대해도 되냐'는 물음에 김지영은 "기대 걸어주세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시즌 상반기 막바지 의미 있는 변화의 조짐을 보여준 김지영이 상반기를 마감하는 대회에서 '부활 선언'을 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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