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월드컵 '2연패'를 한 미국 대표팀(사진: EPA 연합뉴스) |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앞으로 남자 축구대표팀의 선수들과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축구협회와 남녀 대표팀 선수들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단체협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선수들은 지금까지 월드컵을 비롯해 친선경기 등에서 남자 대표팀에 비해 적은 임금을 받아왔지만, 향후 같은 액수를 받게 된다.
과거 미국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 예선에 출전할 경우 받는 임금은 6천750달러(약 850만 원)로 1만8천125달러(약 2천230만 원)를 받는 남자 대표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앞으로는 남녀 성별과 관계없이 대표팀에 선발되면 2만4천 달러(약 3천만 원)를 받게 된다.
이날 단체 협약에 따라 남자 대표팀 선수들은 금전적인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월드컵 상금의 경우 협회 몫인 10%를 제외하고 남녀 대표팀의 상금을 합산한 뒤 절반씩 배분한다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여자 대표팀이 2023년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 시 800만 달러의 상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2022년 월드컵에서 9위에서 16위까지 주어지는 상금(1천300만 달러)보다 적다.
이에 대해 남자 대표팀의 워커 짐머먼은 "단체협상 내용에 대해 모든 선수가 쉽게 뜻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결국엔 축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동의했다"고 말했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남자 대표팀과 같은 임금을 받게 된 것은 6년에 걸친 끈질긴 투쟁 때문이다.
앨릭스 모건과 메건 러피노, 호프 솔로 등 여자 축구 선수 5명은 지난 2016년 남자 선수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미국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다.
여자 선수들이 동일 임금을 요구한 주요 근거는 '성적'이었다.
지금까지 미국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4번씩 우승했다. 반면, 남자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우승 근처에도 못 가봤다.
미국 축구협회는 그러나 여자 월드컵의 상금 규모가 남자 월드컵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어서 같은 수준의 임금을 주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여자 대표팀은 2019년에는 임금 차별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졌지만, 항소심에서 여자 선수들이 요구한 손해배상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천400만 달러(약 304억 원)에 합의를 이뤘고, 동일 임금에 대한 단체협약도 약속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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