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연출 한태섭, 오준혁/극본 차해원)은 찬란한 역사를 뒤로 하고 망해가는 대학 응원단에 모인 청춘들의 뜨겁고 서늘한 캠퍼스 미스터리 로맨틱 코미디다. 방송 초반에는 드라마 TV 화제성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시청자들에 뜨거운 지지를 받았지만, 지난 10월 31일 이태원 압사사고로 인해 국가 애도기간으로 결방을 맞은 후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로 인해 또 한번, 여러번 결방을 맞이하며 어렵게 막을 내렸다.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 진선호 役 김현진/YG엔터테인먼트 |
지난 2020년 웹드라마 '시간도 배달이 되나요'로 데뷔한 신예 김현진의 첫 정극 드라마이자 공중파 데뷔작이다. 종영에 앞서 스포츠W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현진은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지인들이나 가족들, 지인의 친구들 사이에서 제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고 해서 인기를 좀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결방 여파와 관련해 김현진은 "출연한 배우로서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저도 월드컵 경기를 재밌게 봤다. 무엇보다 고경표 선배님이 저희 출연진을 다 팔로우해주시고, '드디어 내일이 방송이다' 같은 글로 무한 애정을 보여주셔서 감사했다. 정말 선배님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저희 공식 계정에서도 인용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현진은 '치얼업'에서 영앤리치 톨앤핸섬 의대생 진선호로 분했다. 진선호는 도해이(한지현)를 향한 직진 멘트와 변함없는 애정 공세로 시청자의 설렘을 유발해왔다. 하지만 최종회에서는 테이아 내에 유일한 솔로가 되기도 했다. "반전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선호는 해이와 사랑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저는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해이 동생이 그러지 않나. '결혼식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모르는 것'이라고. 하하.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미소)."
이런 서브 남주 진선호를 응원하는 팬들은 '진선호파'를 결성했다. 김현진은 "그런 반응들을 봤을 때 너무 감사했다"고 했다. "제 대사를 인용한 글이었다. 3회에서 해이한테 "난 너 안 울릴텐데, 그러니까 나한테 오는 게 어때?"라고 한다. 그걸 인용해서 '나한테 오는게 어때? 난 너 안 울릴텐데'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더라. 그 댓글이 재밌었다."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 진선호 役 김현진/YG엔터테인먼트 |
김현진은 오디션을 통해 진선호를 만났다. 1차 오디션을 혼자 준비했고, 합격한 후에는 연기 선생님과 함께 준비했다. 그가 집중한 것은 '진직매력'이었다. "정우(배인혁) 캐릭터와는 반대되는 매력이다. 하고 싶은 말도 다 하고 다 드러낸다. 저와 싱크로율이 70% 정도 되는 것 같다. 저는 실제 짝사랑할 때 오래 뒤에서 지켜보는 편이다. 그러다가 혼자 접기도 했다. 그래도 이성에 대한 표현법은 비슷했다. 대사들을 보는데 되게 편했다. 내 평소 말투랑 비슷하다고 느꼈다."
김현진은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합동 응원전 당시의 고백 씬을 떠올렸다. "합동 응원전 씬에서 선호가 또 고백을 한다. 저는 울컥할 정도로 몰입한 대사였다. '네가 나 안 좋아하는 것 아는데 네가 계속 좋아'라는 대사였다. 그건 실제 김현진은 마음에 두는 스타일이지만, 선호는 표출하는 스타일이다보니 울컥하더라. 첫 테이크 때부터 울컥했다."
진선호는 '대신 해드립니다' 알바 중이던 해이와 처음 만난다. 클럽에서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해이를 만나고, 캠퍼스에서 한번 마주친다. 이후 우연히 클럽 앞에서 남자친구와 이별한 후 우는 해이를 목격한다. 김현진은 해당 씬 비화를 전했다. "감독님이랑 따로 만났을 때 선호에 대한 의견을 맞춰봤다. 해이가 클럽 앞에서 우는 씬이 있다. 휴지를 두고 가는 장면이 수정된 것이다. 안쓰럽게 쳐다보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근데 생각해보면 모르는 사람이 우는데 누가 신경을 쓰겠나, 휴지를 두고 가는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견을 나눈 끝에 바꿨다."
또 김현진은 편집으로 인한 억울함도 있다고 전했다. "선호가 전 여자친구에 전화로 욕 먹는 장면이 삭제될 뻔했다. 전 여친을 만나는 장면은 분량 상 삭제할 수 있지만 그 장면까지 삭제되면 저는 전 여친과 마무리 짓지 않은 상태에서 해이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정말 그러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렸다. 캐릭터가 쓰레기가 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다(웃음). 또 단장한테 버릇없이 대한 것을 풀어내는 장면이 있다. 술집에서 따로 만나 풀어야 하는데 그 장면도 삭제돼 하염없이 단장에게 버릇없는 모습으로 보여서 억울한 면도 있다."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 진선호 役 김현진/YG엔터테인먼트 |
선호는 해이 때문에 연희대학교 응원단 테이아에 들어가게 된다. 자연스럽게 김현진은 치어리딩을 배워야 했다. "저는 타고난 몸치다. 어릴 때 합기도를 7년을 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절도있는 동작도 하고 시범단도 하고 겨루기 대회에서 상도 타봤다. 그때는 키가 작고 한창 운동하면서 몸도 가벼웠던 것 같다. 지금은 많이 큰 상태로 몸을 쓰려고 하니 잘 안되더라. 나는 정박에 추고 있는데 남들은 엇박으로 보는 면이 있더라. 편집으로 많이 가려주셔서 감사했다. 제가 촬영을 하면서도 '이 장면을 내가 소화를 잘 했나'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런 부분들을 보면 모니터링을 하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만들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서 감사했다."
'치얼업'에서 주목할 만한 장면은 합동 응원전 씬이다. 김현진은 더위 때문에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중요한 장면인만큼 5일동안 찍었다. 처음에는 춤추는 장면으로 찍다가 드라마를 찍었다. 더운게 제일 컸다. 밤이 되면 차라리 나았다. 슛 들어가면 몸이 기억해서 잘 안 틀린다. 밤이 되면 사이클 조명이랑 사람들의 함성 소리, 시작할 때 터지는 폭죽 등으로 인해 더 흥분되고 뿌듯했다. 저는 몸치인데도 편집을 너무 잘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다. 생각보다 부담감은 없었다."
반면 추위 때문에 고생하기도 했다. "7회에서 해이가 술먹고 갑자기 연락이 안되는 장면이 있다. 그때 셔츠만 입고 촬영했다. 슛을 들어갔는데 추워서 입이 안 떼지더라. '큰일났다' 생각하면서 정말 후다닥 찍으려고 했는데 입도 안되고 발음도 뭉개지는게 느껴졌다. 안절부절하면서 모니터링을 했었다. 근데 감독님이 잘 살려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했다."
▲SBS 월화드라마 '치얼업' 진선호 役 김현진/YG엔터테인먼트 |
비록 삼각관계였지만 김현진은 배인혁, 한지현과 가장 많이 호흡했다. 그는 "배인혁 배우님은 현장에서 되게 어른스러운 이미지다. 개구쟁이 같은 면도 있는데 경험이 되게 많아서 많이 알려주는 편이다. 저는 신기한 것도 많았다. '치얼업' 하면서 다른 작품도 많이 찍으셨다. 되게 바쁜 삶을 사시더라. '왜 오수재인가'랑 '슈룹', '동감'을 같이 촬영하셨다. 힘드셨을텐데 그런 모습에서 경험이 우러 나온게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또 한지현에 대해서는 "에너지가 너무 좋다. 저도 긍정적이라 생각하는데 한지현 배우는 의지해도 될만큼의 에너지를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애초에 다 같이 화기애애하고 같이 있으면 너무 재밌었다"고 호흡 소감을 덧붙였다.
극 중 선호는 해이를 짝사랑하는 인물이지만, 그에게는 말 못할 가정사가 있었다. 어머니와 가족을 외면하는 아버지를 대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어머니로 함께한 백지원에는 감사함을 전했다. "저한테 너무 의지되는 선배님이었다. 정말 친절하시고 생각보다 유머러스하다. 감독님이랑 농담도 많이 하시고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연기 하는 상황에도 제가 머뭇거리는 부분이 보이면 바로 편하게 만들어주셨다. 선배님과는 너무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