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대중 감독, '30일' 200만 돌파 가능케 한 '코미디 자부심'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11-07 06: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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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30일'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정열'(강하늘)과 '나라'(정소민)의 코미디를 그린 작품이다. 7일 기준 누적 관객수 200명을 돌파,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 TOP4에 이름을 올리며, 개봉 5주 차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남대중 감독은 2019년 '기방도령' 이후 약 4년만에 돌아왔다. 그 누구보다 코미디 장르를 사랑한다고 자신하는 감독은 어쩌면 뻔한 로코와 기억상실이라는 소재에 엉뚱한 발상을 더해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개봉 후 스포츠W와 남대중 감독은 "로코라는 장르도, 기억상실이라는 키워드도 기시감이 있다. 그 안에서 다른 것이 없나 생각했다기보다 정면돌파하면서 엉뚱한 발상을 한다. 무엇보다 '30일'은 배우들의 찐케미가 현실감을 더해줄 수 있었다. 그 상황적 설정은 리얼리티지만, 벌어지는 전개는 엉뚱하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영화 '30일' 연출 남대중 감독/㈜마인드마크
 

'30일'은 남대중 감독이 지금의 제작사로부터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다시 고쳐쓴 것이다. 원안에서 구성만 바뀐 상태다. 또한 지난해 1월 초 제안을 받고, 올해 2월 크랭크업을 마친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기획 자체는 강하늘 배우 소속사와 지금의 제작사가 원안을 만들고, 제의를 받은 후에는 제가 시나리오를 다시 썼다. 감독님이랑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하더라. 그만큼 과정은 순조로웠다. 정열과 나라의 첫 만남부터 연애, 결혼, 이혼 위기를 과정까지 겪고 나오면서 동반 기억상실증을 겪는다. 원래는 '졸업'이라는 영화처럼 결혼식장에서 뛰쳐나오는, 엔딩도 그런 수미상관 구조였다."

감독은 원안을 받은 순간부터 '이건 내 영역이다'라는 촉이 왔다. 진부한 것과 기시감을 지우고 싶어서 '기억'이라는 키워드로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했다.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튀면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재밌을 것 같았다. 원안은 정통 로맨스에 가까웠다면, 저는 코미디 위주로 힘을 줬다. 모두 영화를 보고 기분 좋았으면 했다. 머리 아프고, 고구마를 더 주고 싶지 않았다. 나중에 떠올리면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목표였다(미소)."

여기에 감독은 "나라는 똘기가 있다. 처음부터 엔딩을 정해놨다. 선택은 나라가 주체적으로 하길 바랐다. 그게 더 멋있다고 생각했다. 나라가 자신이 판단하겠다고 하지 않나. 내 멋에 내가 자유롭게 사는 모습이 상대한테는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차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30일' 메인 포스터/㈜마인드마크


'30일'은 뻔한 소재이지만, 전개가 남다르다. 이혼을 앞둔 이혼 숙려기간에 동반 기억상실에 걸린 정열과 나라. 1년차 흙수저 변호사 정열은 강하늘이 연기, 털털하다 못해 자연인 같은 금수저 영화PD 홍나라는 정소민이 맡았다. 특히 두 사람은 '스물'(2015년) 이후 8년만에 재회했다. '스물' 커플의 30대 모습이 아니냐는 반응에 "저는 찍을 때는 몰랐는데 그런 반응을 개봉 앞두고 보고 있다. 저도 흥미로운 것 같다. 염두한 캐스팅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하늘 배우가 인간으로서 가진 매력에 기댄 점도 있다. 글을 쓰고 봐도 제 취향인데 연기를 너무 잘하면 비호감이 될수도 있다. 제가 지질한 사람이라 그런 모습이 정열 캐릭터에 많이 투영된 것 같다. 그런 지질한 한 인간의 방아쇠를 당겨서 각성시키는 모습이 재밌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강하늘 배우는 지질한데 본연의 매력으로 귀엽게 보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코미디도 잘하는 배우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특히 엔딩 공항 고백씬은 강하늘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감독은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에 함몰될 때도 있다. 전체적인 맥락을 잡는게 감독인데 강하늘 배우가 그걸 다 분석했더라. 강하늘씨 아이디어로 손바닥에 적은 고백씬이 나올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영화 '30일' 정열 나라 스틸/㈜마인드마크


정소민의 경우 '기방도령'에 이어 또 다시 만났다."정소민 배우는 작품에 임하는 태도나 캐릭터 분석, 연기력까지도 만족감을 크게 줬다. 실제 보여지는 이미지보다 훨씬 더 쾌활하고 편해지면 나오는 매력이 있다. 재밌고 리액션도 좋다. 트렌디한 감이 있다. 이 역할을 잘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현장에서도 밥풀 튀는 씬이나 야구장 춤추는 씬은 3단 클로즈업 할 것이라 말했었다. 제가 오히려 걱정했었다. 야구장에서는 막춤이었는데 그,런 춤을 출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고마움을 넘어선 리스펙이었다."

 

기억을 잃은 정열과 나라의 동거를 제안하는 것은 양측 모친이다. 남 감독에 따르면 원안에도 동거 설정은 있었고, 양가 부모들이 이렇게까지 조력하지는 않았다. "제가 즐겨보는 영화가 '데드풀', '가오갤' 같은 것이다. 어릴 때부터 불편한 침묵이나 진지한 것을 오글거려한다. 무거운 작품은 잘 안 본다. 하지만 부모님이 등장함으로서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여겨지길 바랐다. 그걸 김선영 선배님이 해주셨고,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위해 조민수 선배님을 캐스팅했다."

감독의 의도대로 나라의 모친 도보배로 분한 조민수는 온몸에 명품을 감고 등장,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뽐내지만, 극적인 반전을 주는 역할이다. "신선한 발상을 깨는 캐스팅을 원했다. 처음부터 나라 엄마는 관객들이 상상도 못할 분이길 바랐다. 조민수 선배님을 떠올렸을 때 만장일치였다. 제가 빨리 모실 수 있게 된거 같아서 너무 좋다. 근데 실제 선배님은 너무 소녀같다. 선배님은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는 처음이라고 하시더라. 저는 너무 좋았다. 제가 처음이니까. 처음에 거절하려고 하셨는데, 그 거절 이유가 코미디 장르 경험이 없어서였다. 그래서 이 역할은 상황적인 캐릭터라고 하니까 이해하시더라. 상의할 때도 품격있게 웃긴 선배님이셨다." 

 

▲영화 '30일' 도보배 주숙정 스틸/㈜마인드마크


생활연기의 달인 김선영은 '30일'을 현실에 발 붙여준 일등공신이다. 정열의 모친 주숙정으로 분해 또 한번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영화가 현실에서 떠 있는 부분을 잡아줄 수 있는 게, 기시감이 있는 배우들이 필요했다. 영화로서 밸런스가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네이티브 사투리 연기를 하신다. 정열이 부산 사투리가 있다. 엄마 네이티브 사투리도 중요했던 것 같다.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하신다고 하더라,그래서 너무 감사했다."

'기억의 밤' 씬이야말로 '30일'의 묘미다. 정열, 나라와 기억을 공유한 가까운 지인부터 일가 친척까지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정열과 나라에게 과거 에피소드는 전해주는 모습은 또 하나의 결혼식처럼 보인다. "엄마들이 관여했으면 했다. 최면 치료를 먼저 떠올렸다. 기억의 밤 에피소드는 큰 판을 벌이고 싶었다. 말 그대로 사이즈가 커졌으면 했다. 기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코로나19 여파로 촬영에 제약이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감독은 스스로의 영화를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며 "작품에 참여한 모든 배우, 제작진, 스태프, 투자자들의 필모에 부끄럽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영화 '30일' 연출 남대중 감독/㈜마인드마크


'30일'을 비롯한 남대중 감독의 필모와 그의 수려한 외모는 'b급 코미디' 대명서 이병헌 감독을 떠오르게 한다. 특히 '스물' 시절 이병헌 감독과 닮아있기도 하다. "이병헌 감독님은 자신의 색을 증명한 사람이다. 저는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겠다. 저는 그 말이 좋다. 코미디 영화하면서 제가 폼을 잡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저도 저만의 색깔을 관객들에 어필하고 싶다."

감독만의 색깔은 모든 장르를 '코미디'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저는 장편영화 시나리오만 15개를 썼고, 그 중에 3개가 작품이 됐다. 평소에도 웃긴 게 있으면 그때그때 메모를 하는 편이다. 제 일상생활에는 유독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다른 장르의 영화를 볼 때도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누아르 작품을 보면서도 코미디를 떠올린다. 하지만 코미디는 취향이 있다. 다수의 관객들을 웃기는게 목표다."

 

이어 "액션도 하고 싶고, 드라마도 하고 싶다. 항상 코믹 액션이 기반이 되는 것 같다. 오글거림도 못 참는다. 사실 시대도 많이 바뀌어서 불쾌감을 주는 코믹함도 있다. 하지만 저는 그건 안 했으면 한다. 외모 비하라던지, 그런 것들은 저도 쓰면서 항상 조심스러워하고 경계를 찾으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작위적이지 않은, 현실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현실에 발 붙일 수 있는 코미디가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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