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손석구, 장첸과 비교예상...날것 같은 연기 큰 힘 됐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5-31 06: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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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전편만큼 재밌는 속편이 탄생했다. 영화 '범죄도시2'의 이야기다. 기존의 청소년관람불가였던 등급이 15세이상관람가로 낮아지며, 한층 더 많은 관객층을 확보했다. 이상용 감독은 첫 입봉작부터 범죄오락액션물 특유의 기조를 유지하며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영화 '범죄도시2'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로, 개봉 12일째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일 흥행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추이는 '기생충' 이후 '엑시트', '백두산'보다 최근 3년간 최단기간 한국영화 흥행 속도이기도 하다.
 

▲영화 '범죄도시2'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압도적인 흥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아직까지 실감이 잘 나지 않는 것 같다. 감사한 마음과 함께 걱정도 앞서는게 사실이다. 관객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 말씀 드린다"고 관객들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범죄도시2'는 이상용 감독의 데뷔작으로, 엔데믹시대 도래 후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에 이어 극장에 관객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 감독은 "엔데믹 시대에 영화가 잘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마동석 배우님과 제작진이 함께 구성한 영화의 목표가 응징에서 나오는 통쾌함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액션도 구성하고 이야기를 짰다. 관객들이 이 부분을 체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제가 숨어서 극장도 가봤는데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을 많이 잊고 있으셨을텐데, 이번에 저희 영화를 보면서 함께 웃고 호흡하면서 함께 보는 것에 대한 극장의 체험, 옛 기억을 다시 살려준 게 아닌가 싶다"고 인기 요인을 짚었다.

시즌1 당시 조연출이었던 이 감독은 강윤성 감독에 이어 '범죄도시2'의 메가폰을 잡게 됐다. "시즌1 촬영할 때부터 마동석 배우의 기획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함께 디벨롭 해나가는 과정이었다. 강윤성 감독님이 다른 작품을 하시면서 제가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 감독님과 마동석 선배님, 제작사, 투자사까지도 모두 지지를 해주셨다.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연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

하지만 전작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68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작의 흥행으로 인한 속편을 연출하는데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감독은 "부담은 많이 컸던 게 사실이다"고 했다. "강윤성 감독님이 만든 영화가 너무 훌륭했다. 저한테 기회가 왔을 때 한편으로는 잘 할 수 있을까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와 함께 이 시리즈가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했다. 욕만 먹지 말자. 욕심을 버렸다. 시리즈를 이어나가야 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영화 '범죄도시2'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시리즈물은 '1편보다 나은 속편을 없다'는 혹평이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범죄도시2'는 전편의 기조와 명맥, 웃음 포인트까지 챙기며 전편 관객들을 대만족시켰다.

"자칫 잘못하면 '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이외는 다른 생각을 버렸다. 욕심을 내기도 힘들었고 그 부담감이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에 시리즈를 보여줄 때 영화가 가진 색이나 영화에 대한 맥락을 이어가야한 다는 부담감, 똑같은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것에 대한 식상함을 탈피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관전 포인트는 괴물형사 마석도가 빌런을 깨부시는 것이다. 권선징악 중에서도, 압도적인 근육질 몸매와 파워를 자랑하는 마동석이 선(善)이라는 점이 답답했던 속을 뻥 뚫어주며, 사이다를 안긴다.

"시리즈를 이어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마석도의 캐릭터, 세계관 확장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주인공이 가진 내적 갈등이나 핸디캡이 없다. 마석도가 가진 캐릭터의 우직함이 범죄자를 잡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그걸 유지하며 주변 환경의 변화와 빌런을 어떤 식으로 다르게 보여 주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영화 '범죄도시2' 마석도 역의 마동석 스틸/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시즌2의 시나리오가 나온 후 이 감독은 마동석과 제작사 대표 등과 6~8개월정도 프리 프로덕션 기간을 거쳤다. "마동석 선배님은 정말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각색에도 참여하셨다. 백프로 지문으로 만들 수 없다. 배우들의 합이라던가 에너지들이 끊임없이 연기하면서 구멍이 매워지면서 다음 이야기로 진행하게 하는 역할을 배우들이 보여주신 것 같다. 이야기속에서 마석도 앞에 어떤 장애물을 세울지, 마석도와 전일만이라는 인물, 장이수, 등 작은 캐릭터까지도 장애물만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빈틈을 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 스태프들의 아이디어로 완성됐다."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연 마석도로서 기획자다. 이에 '범죄도시' 시리즈는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편이 기리동봉의 평화를 위한 정화였다면, 2편은 베트남에서 잔악무도한 살인을 저지르는 악당을 잡는, 관광지 정화다.

"처음 베트남 부분은 마석도와 전일만(최귀화)의 버디무비 형식이다. 둘만 베트남 넘어가서 사건 해결하기 위해고군분투한다. 후반부에서는 강해상의 납치극을 해결하기 위해서 동시간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이야기 구조다. 좀 더 쫀쫀하고 스피디하게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이야기가 이어지길 바랐다. 강해상은 뒤에서 지시하는 인물이고, 마석도도 이 작전이 들키면 안되는 목적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형사들의 활약이 필요했다. 형사들을 분산을 시키면서 업그레이드 된 활약상을 더하며 마석도 라인에 힘을 더 실을 수 있었다."

전편에서 장첸(윤계상)에 의해 살해당한 줄 알았던 장이수(박지환)의 등장은 큰 웃음 포인트였다. 그는 어떻게 살아돌아 왔는지 궁금했다. 이 감독은 "모두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안 죽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영화 '범죄도시2'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어쨌든 그 순간에 캐릭터가 가진 힘이 크다고 봤다. 가리봉 어느 구역을 가진 두목으로서 마석도 형사의 관리 하에 있던 조직의 수장이다. 나쁜 짓을 많이 했겠지만 살인을 저지르거나 특출 난 행동을 많이 한 인물은 아니다. 극 중 보면 자기 어머님의 칠순 잔치도 챙기는 인간미 넘치는 인물이다. 살아만 있다면 2편이 풍성하게 구체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캐릭터의 매력과 쫀쫀한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등장시키게 됐다."

'범죄도시2'의 세계관 확장은 베트남으로의 진출이다. 당초 베트남에서 크랭크인 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인해 급하게 철수하고 귀국했다. "2020년 2월 말에 크랭크인 하려다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코로나19가 크게 터졌다. 떠나야 한다는 연락을 받아서 도망가 듯 철수했다. 그래서 한국 분량을 먼저 찍었다. 한국 분량을 찍으면서 베트남으로 나갈 기회를 보다가 상황이 점점 나빠졌다. 저는 베트남에 가서 인서트와 화면을 먼저 찍었다. 배우들은 2021년에 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찍었다. 베트남 분량은 계획한대로 찍은게 한 컷도 없다. 호텔 앞에서 납치하려고 했고 바나나 숲이었는데 배우들이 베트남을 못 가다보니 한국에서 대체해서 CG 합성을 통해 만들었다. 아쉽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만든 결과물이 이거다. 이 영화로 충분히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마석도에 대적할 빌런 강해상으로 손석구가 호흡을 맞췄다. 캐스팅 당시 손석구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통해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은 바. 현재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대세로 떠올랐다.

"손석구 배우와 처음 미팅했을 때 눈빛이 정말 다채로웠다. 어떻게 보면 서늘하고 차갑고 못된거 같은데 선하고 착하다. 어리숙한 느낌도 있었다. 되게 입체적이었다. 그런 부분이 되게 매력이었다. 하고자 하는 열정이 엄청났던 것 같다. 저도 1편이 성공적이었던 작품이라 부담이 있었지만 욕은 먹지 말자는 식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장첸과 비교대상이 될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었고 그 부분에서 의기투합해서 만들어보자고 한 게 제일 컸다. 현장에서 연기하는 거 보고 있으면 날 것 같고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의 힘이 제일 컸다. 마지막에 강해상이 눈앞에서 돈을 놓치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다."
 

▲영화 '범죄도시2' 강해상 역의 손석구 스틸/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손석구는 마동석과 체급차이로 인해 10kg을 증량, 몸을 만들어야 했다. 이 감독은 "처음 손석구 배우는 마른 상태였다. 마동석 배우와 함께 섰을 때 풍겨지는 풍체에서 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잔인하게 살해하고 사는 인물이다. 어느 정도 덩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마동석 배우한테는 대한민국의 어떤 배우가 와도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저는 배우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상황 안에서 이미지를 탈피한다는 강박보다 맡은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는 마음과 여유가 묻어나야 한다. 그런 손석구 배우의 마음가짐이 마동석과 붙었을 때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서 손석구는 '범죄도시2' 촬영현장 목표로 스무 테이크든, 서른 테이크든 이와 무관하게 감독을 해피하게 집에 보내는 것이었다고 한 바. 이 감독은 "배우 본인의 힘으로 푼 것"이라고 했다.

"오래 촬영한 씬은 통화씬이다. 액션과 대사 타이밍도 맞아야 하고, 운전도 해야해서 그렇게 오래 간 것이다. 배우 연기의 문제가 아니었다. 더 쫀쫀하게 만들고 싶어서 욕심냈던 것이다. 엄청 만족스러울만큼 너무 잘해주셨다. 그 에너지가 담겼다고 생각한다.

처음 손석구 배우는 순수한 느낌 속 언뜻언뜻 보이는 서늘함과 차가움이 매력적이었다. 저라는 사람이 연출 경험이 많이 없다. 무엇이 됐든 진짜를 찾고 싶었다. 손석구 배우의 큰 장점은 날 것이다. 힘들이지 않고 내뱉는 나이브함이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은 목표를 위해서 마지막까지 쟁취하려는게 진짜 같이 보였다. 연기 변신하는데 힘들었을텐데, 부담 되도 끝까지 합심해서 열심히 만든게 지금의 강해상인 것 같다. 배우 본인의 힘으로 푼 것 같다."


▲영화 '범죄도시2'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이 감독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버스씬'을 마동석의 베스트로 꼽았다. 해당 장면은 마석도와 강해상이 베트남에 이어 한국에서 재대결을 펼치는 명장면이다. "베트남에서 첫 만남 액션도 훌륭하지만, 피날레 액션씬이 마석도는 마석도대로 여유를 잃지 않고, 강해상도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코믹한 대사들이나 이런 부분은 마동석 배우의 힘이다. 그런 과정이 있엇 액션 씬이 조금 더 풍성해진 것 가다. 응집된 힘이 거기서 나온 것 같다. 경광봉 씬은 선배님 애드리브다. 들고 들어가서 처리해야하는 상황에서 저는 막혔는데, 선배님께서 해본다고 하시더니 그렇게 즉흥적으로 하셨다. 또 금천서 처음 나왔을 때 전일만 뒷담화 까는 장면도 애드리브다. 너무 재밌어서 현장에서 웃은 기억이 있다."

강해상은 갈대밭 씬이란다. "베트남 부분을 한국 분량을 찍고 21년에 따로 찍었다. 갈대밭에서 살해한 후 상대를 바라보는 표정이 이건 정말 강해상이다. 이때까지 찍었던 것 다시 찍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거기서 잡힌 캐릭터가 후반부로 이어질 수 있었던 힘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개인적으로 '나쁜 놈은 그냥 잡는거야'라고 하는 마동석 배우님의 병원 씬은 영화의 맥을 관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멋진 대사였던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시리즈물의 속편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이상용 감독은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일 후배들에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욕심을 내면 낼수록 힘들어지는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하면 덜거덕 거리는 부분이 있다. 저같은 경우는 1편이 크게 성공되고 다음 편이 나오게 해야하는 입장에서 저의 기회조차도 없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시리즈에 얽매이기도보다도 맥을, 기획 영화로서 처음 기획 의도를 어떻게 이어갈지, 어떻게 하면 이야기 안에 충실할 수 있을지 재밌게 보여줄 수 있는게 가장 1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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