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이의 집' 김지훈 "덴버의 매력은 이제 시작, 파트2서 카타르시스 느낄 것"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5 06: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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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주말 드라마계'의 황태자, 본부장 캐릭터를 대표하는 배우 김지훈이 또 한번 파격변신 했다. 전작 '악의 꽃'에서 체중 감량과 스타일링 변화를 선보이며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를 시도한 이후 '종이의 집'으로 글로벌 여심공략에 성공했다.


김지훈이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감독 김홍선)은 스페인에서 제작한 글로벌 대히트작으로 한국에서 리메이크 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한국만이 할 수 있는 분단국가의 현실과 자본주의 폐해 속 청춘의 자화상을 그려내며 색다른 즐거움을 더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덴버 役 김지훈/넷플릭스
 

'종이의 집'에서 덴버로 분한 김지훈을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리메이크작은 인기원작과 비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하지만 김지훈은 덴버를 매력적으로 소화했다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이런 반응을 바라고 기대했다. 덴버 캐릭터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원작에 꿀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완성했다. 디엠이 쏟아져서 확인할 수 없지만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덴버는 전투 및 인질 제어를 담당하는 인물로, 모스크바(이원종)의 아들이다. 다혈질 일자무식으로 거칠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착한 성격이다. '종이의 집'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히는 덴버를 연기하면서 부담감은 숙명이었다.

"원작의 팬이다. 덴버는 가장 매력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작품도 캐릭터도 워낙에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 부담을 가지고 시작했다. 대본을 봤을 때 부담을 조금 덜어버릴 수 있었다. 리메이크의 같은 작품이지만 언어가 다르다. 원작보다 대본 안의 덴버를 충실하게 하면 좋을 것 같았다."

 

김지훈이 원작에서 차용한 것은 덴버표 웃음 소리 뿐이다. "덴버는 순수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거칠고 상남자답지만 순수한 면모도 있다. 덴버의 가장 큰 매력중의 하나는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상황에 대해 위트있게 편하게 말 할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라는 점이다. 웃음 소리는 따라하려고 했다. 긴박감 있는 상황 속에서 덴버가 잠깐의 쉼표 같은 역할이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모습은 저를 투영하려고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덴버 役 김지훈 스틸/넷플릭스

 

장발의 거친 미남자 덴버의 순수한 구석은 여심을 흔들었다. 그는 베를린(박해수)의 처형 명령을 무시하고 인질 미선(이주빈)을 구하고 살뜰하게 보살폈다. 미선을 처형하러 가는 씬은 김지훈이 가장 신경 쓴 장면이다. 그는 "굉장히 격한 감정이 들어간 씬이다. 그 부분의 대사를 정말 많이 봤다. 많이 보면서 상황에 몰입할수록 대본에 적힌 것 외에 다른 스타일의 부산 사투리로 바꿔보기도 하고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더해 준비했다"고 했다.

"가장 부담된 장면이었다. 그 상황에 몰입하면 할수록 촬영장에서 총을 손에 쥔 감각이 상상했던 이상의 다양한 감정들이 생기더라. 실제 총 모델로 촬영하면서 '내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상대는 죽는다'는 감정들을 깊이있게 체감하다보니 공포로 다가오더라. 상황과 감정들이 굉장히 특별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나 감정들을 신경을 많이 썼다. 과잉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내가 누군가를 손가락 하나로 죽일 수 있다는 게 공포로 다가 왔다."
 

김홍선 감독은 김지훈에 특별한 디렉팅을 주지 않았다. 감독이 믿고 맡겨준 만큼 자신감을 가졌다. 그에게 가장 큰 숙제는 상남자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경상도 사투리 구사였다. 김지훈은 "사투리를 본격적으로 쓰는 역할이니까 적응하기까지가 시간이 필요했다.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촬영 전부터 사투리 연습을 시작했다. 경상도 출신 배우분에 외국어 과외 하듯이 억양 하나하나를 배웠다. 하다보니 감이 생기니까 잘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경상도 사투리의 변화무쌍함은 새로운 대사들이 주어지면 다 틀렸다. 정말 깊게 파고들수록 외국어같은 어려움이 있었다."

대본에는 사투리의 톤이 그려져 있었다. 김지훈은 조금은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사투리를 배우고 싶었다. 그가 찾아간 선생님은 가수 쌈디다. "TV에서 본 쌈디씨의 경상도 스타일의 사투리가 어울릴거 같아서 특별 과외를 받았다. 쌈디 특유의 언어로 한땀 한땀 연습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덴버 役 김지훈/넷플릭스
 

덴버는 그렇게 목숨을 살린 미선과 멜로를 선보인다. 김지훈은 강도와 인질의 사랑이라는 아이러니함 속 개연성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주빈 배우의 미모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강도와 인질이지만 그 관계 속에서 조금씩 쌓고 나가는 부분들이 잘 그려진 것 같다. '강도인데 왜 인질한테 친절해?' 이런 부분들도 해소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님께서 멜로 라인을 잘 적어주신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잘 전달된 것 같다(미소)."
 

덴버와 미선의 베드 씬이 엔딩에 등장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두 사람은 베드 씬 촬영 두달 전부터 촬영장에서 중간에 짬이 날 때마다 미리 걱정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촬영시작 전부터 합의를 하고 시작한 부분이다. 알고 시작했지만 안 해 본 것에 대해 걱정들이 있었다. 걱정을 많이 했다보니 둘 다 촬영할 때는 그 순간의 감정에 집중해서 열심히 연기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촬영도 빨리 끝날 수 있었다. 컷 소리와 함께 부끄러워지더라. 이걸 모니터 해보고 싶었지만 궁금함을 안고 연기를 했다."

'종이의 집' 속 유일한 혈연관계인 모스크바와 덴버. 김지훈은 이원종과 부자로 호흡하며 이주빈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그는 "덴버가 엄마없이 편부 가정에서 엄마의 사랑 없이 자랐다. 엄마에 대한 원망도 있고 아빠가 감옥을 들락날락 거린다. 엄마 없이 나를 최선을 다해서 키워준 것에 대한 고마움, 이런 다양한 감정들이 있다. 저도 어깨가 넓은 편인데 이원종 선배님이 큰 포용력으로 안아주셨다. 정말 아빠처럼 잘 따랐다. 그래서 그런 관계가 잘 나온 것 같다"며 감사해했다.

모스크바와 덴버의 부자 호흡이 두드러진 씬은 아들의 살인 소식에 충격 받고 조폐국을 뛰쳐나가 투항하는 씬이다. 김지훈은 "조폐국 나가기 전에 국장실에서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오해를 하는 장면에 선배님이 정말 속상해하시면서 쥐고 흔들면서 때리셨다. 힘이 너무 세서 제가 종이인형처럼 팔랑팔랑거렸다. 근데 아버지가 끌어올린 감정이 너무 크다보니 같이 넘길 수 있었던 장면이다"고 비화를 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덴버 役 김지훈/넷플릭스

"모스크바가 나갈 때 덴버가 아빠를 점프해서 계단을 굴러내려간다. 드라마에는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사람 키 높이 정도 되는 계단을 아버지를 안고 굴러떨어져야 했다. 아버지가 거구인데 그 분을 안고 굴러떨어져야 하는 것은 결국 대역분이 하셨다. 가면을 쓰면 바로 앞 밖에 안 보인다. 사람을 두고 계단에 대한 감각이 있을 때 넘어지는 것 자체도 위험한 일인데, 대역분이 베테랑이셔서 잘 해내주셔서 멋진 장면이 나왔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굉장히 더울 때였다. 거의 한 나절 동안 아빠랑 바닦에 둘이 누워서 버둥대면서 촬영했다. 반나절동안 둘이 바닥에서 끌어안고 있었다. 그 장면들 덕분에 아빠랑 더 막역해진 것 같다."

'종이의 집'은 1년동안 세트장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코로나19로 교류는 최소한이었지만 강도단, 인질 배우들과 돈독해졌다. 김지훈은 "정해진 대본 리딩 말고는 개인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 마음이 금방 가까워졌다. 이원종 선배님이 가장 연장자다. 열린 마음으로 챙겨주시고, 그런 모습들 때문에 알아서 마음 열고 순순한 마음으로 서로에 가까워지지 안았나 싶다. 선배님이 강도단의 케미를 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신 것 같다. 초반에 인질 제압하면서 계속 다같이 촬영하는 장면이 많은데 그때부터 시너지가 꽃 핀게 아닌가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종이의 집'은 앞으로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다. 김지훈은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작품 시작했을 때부터 예상했다. 하지만 파트2가 공개되면 지금보다는 호불호에서 호로 조금 더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트1의 덴버보다 훨씬 더 다양한 매력을 보여드린다. 잘 참으셔야 한다. 덴버를 연기한 입장에서 매력은 이제 시작이다. 파트1을 재밌게 보셨다면 훨씬 더 재밌고, 쫄깃하고 다양한 감정들이 모여서 폭발하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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