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성인 여성이 남자 중학생을 연기를 하는 일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연기는 물론, 외적인 변화도 중요하기 때문에 시청자를 속이고 몰입도를 높이는 것은 온전히 배우의 일이다. 신예 배우 이연이 이 엄청난 파격 캐스팅을 해냈다. 실제 95년생, 만 27세인 이연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극본 김민석, 감독 홍종찬) 첫 회부터 남자 중학생 백성우로 분해 강렬함을 남겼다.
'소년심판'이 지난달 25일 첫 공개된 이후 2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권 글로벌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연이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캐스팅 비회부터 다양한 촬영장 뒷 이야기를 전했다. 이연은 "이렇게 화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을 전혀 못했어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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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백성우 役 이연/에코글로벌그룹 |
"저도 1, 2화를 볼 때는 제가 10화에 나오는지 모르고 있었어요. 언뜻 언뜻 주변에서 반전이 있어서 뭔가 화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지만, 저는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해야하는 것에 꽂혀서 예상할 정도의 여유가 없었어요. 요즘 제 연기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하고 이렇게 최선을 다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눈빛이 좋다는 말에 이연은 "제 눈빛은 엄마에게 감사합니다. 하하. 잘 담기는 눈이라면 배우한테는 너무 큰 장점이기 때문에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 사랑해요"라며 웃었다. 이연이 분한 백성우는 '연화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자신의 범행을 경찰서에 직접 알린 인물이다. 첫 소년재판 때 범행 관련 진술을 하면서 실성한듯 웃어재끼며 소름돋게 했고, 두 번째 재판에서 CCTV 카메라에 한예은(황현정)이 모습이 포착되고 그의 정체가 밝혀지자 발악하면서 끌려나갔다. 성인 여배우인 그녀의 파격 캐스팅은 오디션 당시 어쩔 수 없었던 헤어 스타일과 연관이 있단다. "'소년심판' 오디션을 볼 때는 백성우 역할로 오디션을 본 것은 아니었어요. 소년범들 중에 여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그 역할들 중 한명으로 열어놓고 오디션을 진행하셨어요. 여학생 중 한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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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백성우 役 이연 스틸/넷플릭스 |
그때 제가 독립영화 촬영을 마치고 온 상태였어요. 머리가 삭발이 된 상태에서 한 달 정도 지난 상태로 오디션을 보러 갔었어요. 감독님이 삭발에서 조금 자란 까치머리를 보시고 백성우 역할을 제안을 해 주셔서 오디션을 보고, 기간을 둔 다음에 크리스마스 이브날 백성우로 미팅을 다시 가졌어요. 감독님이 되게 확신을 갖고 해주셔서 저도 용기를 갖고 선택을 했어요. " 이연은 "감독님이 실제 소년법정을 다녀오셔서 힌트를 주신 것은 사복을 입고 법정에 서 있으면 그 친구의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고 하셨어요. 그게 저를 조금 더 안심시켜주시도 했고 연기 준비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라고 덧붙였다. 이연은 남자 중학생 연기를 위해 머리는 주기적으로 컷트를 했고, 몸에 붕대를 감았다. 또한 5kg을 찌우며 앳된 중학생의 외형을 그려냈다. 걸음걸이 역시 최대한 내추럴하게 걸으려고 노력했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손 동작'이다. "제가 생각했던 하나의 포인트는 손 동작들 이었어요. 아이들보다 어린 아기들을 보면 입을 크게 벌리거나 할 때 손을 입에 넣더라고요. 그게 불안의 표현이 됐든, 어떠한 표현이 되는 이유인 것 같아서 그걸 표현하려고 했어요. 손을 일부러 많이 쓰기도 했고, 자기 감정을 숨기기 위해서 하는 행동들이 남이 보았을 때는 조금 더 크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포인트를 찾았어요. 나는 웃음을 참고 있다는 표정을 드러내려고 했어요. " 내면적으로는 '14살의 백성우는 법정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는 문구로 정리했다. "그 한 마디로 모든 반응들과 연기들에 기본 베이스가 시작된 거에요. 14살의 백성우가 처음 법정에 와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나는 저 사람을 속여야 하고 나는 잘 속이고 있다'라고 생각했어요. 성우는 예은이한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해서 거기에 중점을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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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백성우 役 이연/에코글로벌그룹 |
이같은 이연의 노력에 '소년심판'이 가진 진정성 어린 메시지는 물론, 소년범을 연기한 신예 배우들에 연기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 이연은 단연 독보적이다. 심은석 판사로 호흡한 배우 김혜수, 차태주 판사로 분한 김무열 역시 칭찬을 이어갔다. "저는 '소년심판' 작품이 화제가 되길 바랐어요. 지금 필요한 이야기라서 많이 봐주시길 바랐어요. 정말 많이 봐주시고 계셔서 너무 감사해요. 인스타 팔로워가 되게 많이 늘었어요. 제가 댓글들을 세심히 보는 편인데, 가장 기분이 좋았던 댓글이 '사는 동안 열심히 연기해주세요'라는 댓글이었어요. 이 댓글이 참 배우로서 되게 울컥하게 만들었어요. 그건 저만의 목표였는데 그것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저 혼자만의 약간의 고군분투 중에 하나였는데 그렇게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되게 뭉클해졌었어요(미소)." 스스로의 연기가 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는 이연이 뽑은 최애 장면은 두번째 재판에서 말다툼을 하는 백성우와 한예은 장면이다. 이연은 "그 장면은 리허설을 정말 많이 했어요"라고 했다. "사실 법정에서 한예은한테 튀어나가서 '네가 시켰잖아'라고 하는데 그건 현장에서 감독님의 아이디어였어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니?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성우가? 라고 하셨고 한번 해볼게요 했는데 그게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그 씬 하나가 연결되는 모든 감정에 도움이 됐어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백성우의 캐릭터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리허설이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장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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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백성우 役 이연 스틸/넷플릭스 |
말싸움 어투도 설정했다. "저도 어릴 때 욕을 어디서 배웠지?라고 생각을 했었을 때 결국은 선배, 언니 오빠들이 욕하는 것을 듣거나 지나가는 분들이 욕하는 것을 듣거나 했던거 같아요. 욕을 모은다고 해야하나요. 아는 욕을 모으는 시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자랑은 아니지만 혼자 스스로 마치 '써니'의 여자 주인공이 욕을 하는 것처럼 배우는데 이질감 있는 욕이 들어갔으면 해서 진상이라는 말이었어요. 요즘은 잘 안 쓸텐데 일부러 '진상'이라는 단어를 넣었어요. 의미도 잘 모르고 뱉는 욕들이, 어른들의 욕을 써야겠다 생각했어요." 첫회부터 등장해 강렬함을 안긴 백성우는 '소년심판' 10화 엔딩에 또 다시 소년범으로 등장해 충격을 안겼다. 이연이 소년 백성우를 만나면 해주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이연은 "'소년심판' 찍고 시청자 입장에서 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 친구들한테는 제가 어른이겠죠? 과연 놓치고 있는게 무엇일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걸 생각해보면 저는 아이들에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할 것 같지는 않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것은 무례하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해요. 특히나 동생들에게는 더. 성우를 만나면 진짜 한마디를 해야한다면, 밥 먹었냐고 물어보고 싶어요"라고 말한 후 안타까움에 눈물을 보였다. 비록 '소년심판' 속 백성우는 어린 나이에 타인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소년범으로 나왔지만, 직접 백성우를 연기한 이연에게는 '백성우 세계관'이 있었다. 마냥 착하지만은 않지만, 그 아이도 아직은 어리다는 것, 그 아이가 처한 상황이 결국 '백성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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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백성우 役 이연 스틸/넷플릭스 |
"모든 걸 떠나서 안타까운 마음이 제일 많은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가 무서움이 아예 없는 친구는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이 친구도 모든 감정이 있고, 겁도 있고 모든 것을 다 느끼는 한 아이인데, 아이가 저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 환경을 택해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5화에서 심은석 판사가 가정환경이나 교육이 아이들을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상황에 놓이긴 하지만 범죄를 선택하는 것은 소년이라는 대사를 해요. 그 환경에 대한 안쓰러움인 것 같아요." 시즌1의 충격적인 엔딩을 담당한 만큼, 시즌2에서도 이연의 활약은 이어질 전망이다. 시즌2에서 어떤 모습을 보고 싶을까. 이연은 "곽도석(송덕호), 그분이 깨어났으면 좋겠어요. 저는 소년범들의 이야기가 더 보여지는 것도 좋긴 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교화가 안 된 상태에서 끝나서 저도 너무 궁금한 상황이어서, 그 과정들도 궁금해요. 재판 받고 그 후에 어떻게 지내게 되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해요"라고 바랐다. 2017년부터 연기를 시작, 단편영화에서 주로 활동해 온 이연은 2020년 영화 '담쟁이', 드라마 시마네틱드라마 SF8 시리즈 '만신'과 '블링크',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소년심판'까지 출연하며 성장 중이다. '소년심판'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상 일상생활에서 크게 변화된 점은 느끼지 못한단다. 이연은 "실감을 했으면 저한테도 큰 힘이 될 것 같은데 제가 요즘 다른 현장을 다니고 있어서 아직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아요. 인터뷰도 비대면으로 진행을 하고 행복하지만 조금은 아쉬워요"라고 했다. 배우로서 사명감은 이연이 연기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소년심판'처럼 보시는 분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해서 좋은 결과들이 주어지고, 좋게 봐주시면 그것만큼 저한테 원동력이 되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 뭔가 제가 연기를 하는 것은 글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유일하게 연기로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잘 전달되고 있다고 느껴질 때 그게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롤모델은 전도연, 김혜수, 틸다 스윈튼이다. "저는 전도연 선배님이랑 연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제가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팬심이기도 하고 현장에서 뵙고 싶은 분이에요. 제가 옆에서 보고 배우고 싶기도 하고 어떤 사람이실지 궁금하기도 해요. 그래서 꼭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님이에요. 김혜수 선배님은 정말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제가 몰입할 수 있게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근데 칭찬도 계속해서 해주셔서 저는 더 열심히 해야되겠고, 저도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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