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공개 2주만 글로벌 1위
-김혜수, 소년범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 役...굳은 신념으로 항상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모습으로 '갓혜수' 호평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정말 눈물을 많이 참았다. 나는 심은석이니까."
다양한 법관 캐릭터가 있지만, 작품의 방향에 따라 그 성격은 달라진다. 사안을 항상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처분을 내리기까지 신중함을 가해야 한다. 하지만 '소년심판' 속 법관들은 판결을 내리고도 후련한 마음을 가질 수 없었다. 특히 '나는 소년범을 혐오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심은석, 차태주(김무열), 강원중(이성민), 나근희(이정은)는 각기 다른 신념으로 범죄자들을 바라보며 어떤 처분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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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심은석 役 김혜수/넷플릭스 |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극본 김민석, 연출 홍종찬)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공개 2주만에 글로벌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전 세계에 메시지의 진정성을 증명해냈다. 김혜수는 "넷플릭스 플랫폼으로 전 세계에 공개됐다. '소년심판'은 작품을 통해서 극적인 재미를 위해 소재를 쓰는게 아니라, 다각적인 이해와 인식에 대한 것들에 대해 한 번 쯤 고민하자는 의도가 있었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주려고 노력했다. 사회문제 청소년 범죄에 대한 문제도 이야기하지만 이런 사회적인 현상 자체가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할만한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사명감을 전했다. 극 중 심은석은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 우배석 판사로, 굉장한 워커홀릭이며, 사건에 의문이 가는 부분이 있으면 스스로 수사관에 가까운 수준으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것도 불사한다. 소년범들에 소년보호처분 중 가장 높은 10호를 많이 줘서 '십은석'으로 통한다. 김혜수는 "한 순간도 심은석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대본 읽고 놀라웠던 점은 단순한 소년범죄라는 소재 때문이 아니라 구성 방식, 메시지를 관통시키는 시선, 객관적인 시선과 화두를 다루는 방식같은 것들에 의미를 느꼈다. 절대로 이 작품 메시지에 부합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심은석으로써, 단지 강한 캐릭터가 아니라 소년범을 혐오하지만 심은석은 법관으로서 어른으로서 갖고 있는 신념, 그 신념을 통해서 소년범죄 당사자인 피해자 가족, 가해자 가족을 대하는 태도, 신념을 담은 대사의 무게나 메시지가 상당했다. 우리 작품은 대본에, 말에 기교가 없이 대사의 메시지 힘이 전달되는게 좋았다. 느낀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심은석은 누군가 해줬으면 하는 말을 한다. 저도 느꼈다. 주인공이라고 멋지다에서 그치지 않는 게 심은석의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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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심은석 役 김혜수 스틸/넷플릭스 |
이어 김혜수는 "소년범죄라는 소재가 작품 속에서 이상적인 것을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준비 과정에서 느꼈다. 저희 작품에서 저를 포함한 4명의 판사가 하는 이야기난 실제 법관들이 하는 이야기였다. 김민석 작가님이 얼마나 오랜 취재 끝에 균형감을 가지고, 예민하게 신경 써 가면서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다각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접근했는지 준비하면서 더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극 중 심은석의 시선 앞에는 항상 해당 사건 피해자의 사진이 배치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김혜수의 아이디어다. "피해자의 사진을 시선 앞에 두는 것은 제가 감독님께 의견을 드렸다. 극 중 심은석이 '오늘 내린 처분은 합당한 처분인가, 피해자는 억울함이 해소됐는가, 소년은 반성하는가'라는 대사를 한다. 그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된다. 그래서 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걸 감독님이 제 마음처럼 화면에 잘 담아주셔서 감사하다."
결코 하나의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소년범죄 사건. 김혜수는 자신의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 기억남는다고 했다. "제 또래에 가까운 지인, 친구들은 학부모의 경우가 많다. 친구들한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현실이 너무 무섭다고. 어른으로서는 감사하지만 한편으로 내 아이가 피해를 받을까, 내 아이가 이럴수도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 우리 작품이 단순히 소년범죄자들을 비난했던 시선에서 한층 더 나아갈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서 지금 받는 관심들이 감사하다." 극 중 심은석은 우배석 판사로서, '소년심판' 중심에서 극을 이끌었다. 4명의 판사의 신념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사사건건 차태주, 강원중, 이정은과 부딪혀야 했다. 특히 '소년범은 교화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차태주로 분한 김무열의 연기에 김혜수는 '심은석'을 유지하기 힘든 순간도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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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심은석 役 김혜수/넷플릭스 |
"심은석을 준비할 때부터 현장 가는 차안에서도 잠들기 직전 까지도 심은석을 놓고 싶지도 않고 놓아지지도 않았다. 판사로서 차태주와 첨예하게 신념이 대립하는 부분이 있다. 서유리(심달기) 사건에서 그녀는 피해자임과 동시 가해자다. 그 사건에서 차태주 판사가 문제 제기를 한다. 소년부 판사가 어떻게 이렇게 가해자에 대한 분노로 소년범을 대하냐고. 그럴 때 심은석은 '감히,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허설을 하는데 무열씨의 감정에 너무 동화됐다. 심은석은 동요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아야 하는데, 무열씨 연기에 동요됐다. 결국 '죄송하지만 리허설 하지 말고 촬영하자'고 했다."
또 김혜수는 피해자 가족을 대면하는 씬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법관으로서 피해자 가족을 대면하는 장면이 있다. 피해자 가족 연기를 하는 분들이 절절하게 집중해주셨다. 심은석으로써 이 흔들림 없이 냉정한 감정을, 자기 스탠스를 유지해야 했는데 사실 쉽지 않았다. 너무 가슴이 아팠고, 심은석이 피해자 가족에 이입하는 방식은 함께 울어주고 위로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그때는 쉽지가 않았다."
그러면서 김혜수는 "저는 정말 눈물을 많이 참았다. '나는 심은석이니까'. 이 작품 하면서 이성민, 이정은씨에는 엄청 리스펙했다. 김무열씨 염혜란에 대해서는 정말 많이 놀라고 배웠다. 대사에서 쓰여지는 것과 감정을 부연하는 배우의 진심이 가슴에 툭 들어온다. 너무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그런 분들을 만난 게 정말 감사했다"고 거듭 전했다. 부장판사 강원중으로 분한 이성민과는 영화 '굿바이 싱글' 이후 재회했다. 강원중은 심은석과 차태주의 신념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아들이 '시험지 유출사건'에 휘말리며 위기를 맞는다. 강원중과의 대립씬은 '재촬영'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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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스틸/넷플릭스 |
"저는 선배님 작품을 거의 다 봤다. '굿바이 싱글'에서 잠깐 작업하기도 했다. 선배님이야 말로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참 좋은 어른같은 인상을 주신다. 그런 역할들이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 분이다. 현장에서 연기해 본 배우들은 다 느낀다. 이성민 선배님은 선배님 연기에 대해 굉장히 겸손하시다. 강원중과 대립하는 장면이 있다. 뭔가 마음에서 그 씬을 붙잡는게 있었다. 그 씬은 김무열씨와 이성민 선배님한테 재촬영을 요청드렸다. 어렵지만 너무나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대사들이 많았다. 저는 필요하다 생각했지만 선배님의 연기는 너무 좋아서 죄송스러웠는데 그때 선배님이 '얼마든지' 그렇게 하면 한다고 응원해주셨다. 그때 정말 큰 힘이 됐다. " 이정은과는 영화 '내가 죽던 날'에 이어 재회했다. 이정은이 분한 나근희는 강원중이 떠난 후 새 부장판사로 부임한다. 나근희는 '속도전'을 외치는 인물. 특히 심은석 아들 사건의 판사로서, '벽돌 투척 사망 사고' 재판을 3분만에 끝낸 판사다. "실제 이정은씨는 같은 또래임에도 불구하고 참 포근하고 어른스럽다. 모든 면에서 수용적이고 배려나 이해심이 넓고 깊은 분이다. '내가 죽던 날' 하면서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같은 공간에서 연기하면서 내면을 주고 받는 경험 자체가 소중했다. '소년심판'에서 전혀 다른 캐릭터로 만났다.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 하셨다. 실제 정은씨는 참 자연스럽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부분이 있다. 참 좋아한다. 사실 웬지 모르게 의지도 된다.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든 걸 배려하고 이해하는게 느껴진다. 좋은 배우를 현장에서 만날 때 그렇게 좋은 수업이 없다. 실제 이정은이라는 사람은 없다. 대본을 봤을 때 예상할 수 있는 악인이 아닌 현실적인 인물을 연기 하더라. 좋은 자산이 됐다. 참 좋은 시간들이었다. 작품 다 보고 문자가 왔다. 저를 보면서 참 많이 반성했다고 하더라. 우리가 하는 연기라는 작업을 얼마나 진중하고 겸손하게 대하는지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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