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 송효경 "부상-루머로 은퇴 고민...아들이 컴백 동기 준 셈이죠"

임재훈, 마수연 / 기사승인 : 2018-10-25 09: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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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효경(사진: 스포츠W)
오는 11월 27일 서울 등촌동 KBS 아레나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 대회 '엔젤스 파이팅 05 - 별들의 전쟁'을 통해 2년 2개월 만에 동합격투기 무대로 컴백하는 송효경(와일드짐)을 최근 서울 노원구 소재 ‘와일드짐’에서 만나 케이지로 복귀하기까지 과정과 대중들 앞에 다시 서게 된 소감, 그리고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들어봤다.
송효경은 종합격투기 ‘로드FC’에서 ‘미모의 싱글맘 파이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후 파이터로뿐만 아니라 로드FC의 라운드걸인 ‘로드걸’로 케이지에 오르는가 하면 스포츠 모델로서 피트니스 대회 출전하고, 칼럼니스트로서 언론사에 글을 기고하고,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 격투기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여성 스포테이너로서 빠르게 자신의 영역을 넓혀갔다.
그러던 중 송효경은 지난 2015년 로드FC 대회 출전을 준비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부상으로 인해 대중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매일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던 송효경의 SNS에서도 그의 일상이나 근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최근 자신의 SNS에 엔젤스 파이팅 관계자들과 찍은 사진을 연이어 올리면서 복귀를 암시하더니 마침내 공식적으로 케이지 복귀 소식을 알렸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2년이 넘는 공백기가 있었다고 상기시키자 송효경은 “2년 2개월이나 지난 지도 알지 못했어요”라며 웃었다.
우선 부상을 당했던 2015년으로 돌아갔다. 당시 송효경은 일본에서 활약하던 시절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일본 파이터를 상대로 리벤지 매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승리가 너무도 간절했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밥 먹고 잠자는 시간만 빼고는 훈련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인해 경기 출전이 불발되면서 스스로 큰 충격을 받았다.
“양쪽 발목 인대가 끊어지고 무릎(전방 십자인대)도 다쳐서 수술 세 번을 한꺼번에 진행했어요. 그 과정에서 정말 힘들었고 재활도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죠. 그러면서 소위 말하는 ‘멘붕’(멘탈 붕괴)이 심하게 왔어요”
말문을 연 송효경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 때 당시에는 운동하는 게 즐거웠고 실력적으로 인정받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스스로 만족하고 도전했는데 그게 굉장히 행복했던 시점이에요. 조금씩 실력이 늘고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죠 그 와중에 부상이라는 시련을 당하고 나니까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죠. 이전까진 남들이 뭐라 해도 스스로 발전하는 즐거움과 뿌듯함으로 파이팅 넘쳤지만, 부상이라는 시련 후에는 즐거움을 많이 잃었어요. 그래서 SNS도 뜸해졌죠”
이미 서른을 넘긴 나이에 큰 부상을 당한데다 심리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은 송효경은 선수생활 지속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자신을 둘러싼 근거 없는 악성 루머도 송효경으로 하여금 은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많이 힘들었어요. 운동을 계속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컸죠. 열심히 한다고 해도 구설수가 많았고, 나를 알지 못 하는 사람까지 왜 나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이야길 하는 걸까에 대한 상실감이 컸어요. ‘네가 선수냐?’라는 말까지 들었죠. 어떻게 보면 돈을 생각하지 않고 나를 이기는 과정으로 선택한 스포츠였고, 즐거움이 있어서 시작한 운동인데 그게 사라져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하지만 케이지 복귀를 결정한 지금 송효경은 자신을 괴롭힌 여러 가지 역경을 이겨낸 셈이 됐다. 사람으로 인해 상처도 받았고, 그로 인해 사람들과 멀어졌지만 송효경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내가 피하고 숨어 있으려고 해도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죠. 나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렇게 나를 훌륭하게 생각하고 지지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니까 ‘다시 한 번 해볼까?’ 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로드FC 계약 종료 후 엔젤스파이팅 대표님이 나에게 관심을 갖고 연락을 주셨어요. 그래서 다시 격투기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죠”
송효경이 케이지 복귀를 결정한 이유 가운데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아들이었다. 이혼 이후 남편과 생활하는 아들은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다.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아들의 존재는 언제나 엄마에게 힘을 줬고, 엄마를 강하게 만들었다. 특히 엄마가 파이터라는 사실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아들이었다.
“아이가 저를 자랑스러워 해요 과거에는 격투기 선수를 하느라 같이 시간을 못 보냈지만 지금은 아이와 자주 만나고 놀아주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엄마가 파이터였을 때 굉장히 자랑스러웠다는 아들의 그런 마음이 격투기 선수로 다시 시작하게 된 동기 부여가 되었어요. 아이에게 엄마로서 사랑을 주지 못해서 굉장히 미안했는데 정작 아이는 격투기 파이터라는 타이틀을 굉장히 자랑스러워 했죠”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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