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강동원 "'브로커' 이지은과 대화 無, 송강호와 밤마다 황태 찢어"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0 06: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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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7년을 기다려 만들었다. 따뜻한 영화니까 즐겁게 보셨으면 좋겠다."


영화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렸다. 일본의 거장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을 맡고 한국 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배두나, 이주영 등이 호흡을 맞췄다.

지난 5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초청, 폐막식에서 송강호가 한국 남자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로부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또한 전 세계 188개국에 판매된 데 이어, 제69회 시드니 영화제 폐막작에 선정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지난 18일 누적 관객 수 100만을 돌파했다.
 

▲영화 '브로커' 동수 役 강동원/YG엔터테인먼트

'브로커'에서 동수로 분한 강동원은 개봉 전 인터뷰에서 "극장이 활력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오랜만에 개봉을 하게 돼 기쁘다. 7년을 기다려 만들었다. 따뜻한 영화니까 즐겁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브로커'는 고레에다 감독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평소 감독과 친분이 있던 강동원은 한국 영화 제작사 소개부터 스태프 라인업까지 프리 프로덕션 전반 과정에 참여했다. "감독님을 처음부터 도와드렸다. 감독님께서 전반적으로 프로듀싱 참여를 해달라고 요청하셨다. 홍경표 촬영 기사님도 제가 전화해서 일주일만에 합류하게 됐다. 로케이션 헌팅하는 것도 같이 하고 싶었는데 그때는 외국에 있어서 함께 하지 못했다. 사진만 계속 받으면서 피드백을 줬었다."

시나리오 수정도 참여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일본이 낳은 세계적 거장 감독으로서, 특유의 작품 정서가 담겨있다. 강동원은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것들을 걷어냈다. "시나리오에서 정서적으로 맞지 않은 부분들을 걷어냈다. 대사나 상황 등이었다. 일본은 가까우면서 먼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와 정서가 비슷하지만 다르기도 하다. 그런 것들을 주로 이야기했다."

▲영화 '브로커' 동수 役 강동원/CJ ENM
 

강동원이 분한 동수는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인물이다. 그는 상현(송강호 분)과 함께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들을 몰래 데려가 새 부모를 찾아주려 한다. 동수를 이해하기 위해 강동원은 실제 보육원 출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것은 동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컸다. 그 삶을 살아보지 못하니까. 상상만 했었는데 경험을 들으면 도움이 된다. 가장 경계한 지점은 그분들에 실례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보육원 출신이라면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생활은 잘 모른다. 보육원에서 애들끼리 자라면 가정에서 자란 애들보다 정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다들 입양 가고 싶어했다고 하더라."

강동원은 시사회 때 자신이 연을 맺은 보육원 사람들을 초대했다. 그는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대사를 소영(이지은 분)에 들을 때는 쓸쓸함,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한 마음으로 연기했다. 그 장면을 보시고 보육원 출신 친구랑 원장님도 보시고 '너무 눈물이 나서 손잡고 울었다'더라. 실제 보육원 친구는 원장님을 엄마라고 부르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실제 '나는 왜 태어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 보육원 친구가 고맙다고 얘기 했을 때가 제일 보람찼다. 그걸 위해서 연기한 것이다."

 

강동원은 '브로커'에서 송강호, 이지은과 주로 호흡했다. 송강호와는 '의형제' 이후 12년만에 재회한 것. 강동원은 "선배님과는 현장에서 다른 영화 이야기도 하고 옛날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의형제' 때 이야기도 했다. 그때는 무조건 촬영이 끝나면 선배님 방에 모였다. 제가 가서 황태를 찢으면 선배님은 맥주를 가져 오신다. 이번 촬영 때도 그랬다."
▲영화 '브로커' 동수 役 강동원/YG엔터테인먼트

 

이지은과는 사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지은씨는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후배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호흡은 좋았지만 촬영 끝날 때 딱 한번 말을 걸더라. 대기 중에 갑자기 '선배님'이라고 해서 너무 놀랐다. 그게 거의 촬영 끝날 때 쯤 이었다. 저는 주로 애 본다고 바빴다. 지은씨와는 공통된 대화 주제를 찾지 못했다."

 

앞서 고레에다 감독은 '브로커' 촬영장에서 강동원이 '아역배우 담당'이었다고 한 바. 강동원은 "그 친구가 연기하기 편하게 해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저는 아역 배우들이 많이 놀았으면 하는데 스트레스 받고 부담 가지면 연기도 딱딱해진다. 편하게 했으면 해서 같이 놀아줬다. 감독님과는 직접 의사소통도 안되니까 도와줘야겠다 생각했다."

 

앞서 '애 본다고 바빴다'고 말한 것처럼 강동원은 극 중 소영의 아들 우성(박지용 분)을 항상 안정적으로 안고 있어 눈에 띄었다. 아이를 잘 안는 비법이 있느냐는 물음에 '아이의 편함'이 포인트라고 했다. "애기를 안고 이렇게 하면 애기가 편하겠지 생각했다. 조카도 있지만 안아 본 적은 없다. 아이를 잘 안는다는 말을 들었다. '검은 사제들' 때도 돼지를 잘 안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안으면 소리 질렀는데 제가 안으면 편안해 하더라. 아이도 돼지처럼 안았다. 엉덩이를 받치고 목을 받쳐주면 편하겠지 생각에 그렇게 안았다."

 
▲영화 '브로커' 동수 役 강동원/YG엔터테인먼트
 촬영 내내 낯을 가리지 않고 영화 속에 방긋방긋 웃는 모습이 담긴 박지용은 개봉 전 열린 VIP 시사회에 참석해 배우들과 재회했다. 강동원이 항상 안고 다녔던 모습과는 달리 훌쩍 커서 시사회 장을 아장아장 걸어다녀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동원은 "촬영 때는 아이가 낯을 안 가렸다. 시사회 때 오랜만에 만났는데 낯을 가리더라. 잠깐 안으려고 하니까 낯을 가리면서 안 안기려고 하더라"라며 에피소드를 덧붙였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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