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요의 바다' 공유 "또 딸가진 아빠, 다섯번째 정도 돼"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1-06 16: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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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지난해 12월 24일 공개
-공개 2주만에 전 세계 넷플릭스 1위, 뒷심 발휘
-공유, 특수 임무 수행을 위해 달의 기지로 떠나는 우주비행 크루 리더 한윤재 役
-'부산행'에 이어 또 한번 딸 가진 아빠 연기로 '부성애' 연기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전 세계를 홀린 '오징어 게임' 속 신스틸러 공유가 정식으로 넷플릭스에 입성했다. '고요의 바다'를 통해 국내 최초 우주SF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 것이다. 무려 10kg짜리 우주복을 입고 미로같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달의 기지를 헤맸다. 그리고 마침내 '인류의 생존'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게 됐다.  

공유가 출연한 '고요의 바다'(감독 최항용)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지난해 12월 24일 전 세계에 공개됐다. 배두나, 이준, 김선영, 이무생 등 배우들이 함께한 '고요의 바다'는 황폐해져 물이 매말라 버린 지구에서 달의 기지로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공개 직후 전 세계 넷플릭스 7위로 진입, 2주만에 1위를 찍었다.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W와 만난 공유는 "부족할 수 있지만 의미있는 첫 걸음이었다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한윤재 役 공유/넷플릭스 제공
 '고요의 바다'는 연출을 맡은 최항용 감독의 단편영화를 8개의 시리즈로 각색했다. "지루하다" "고요하다"는 혹평은 단편을 무리하게 늘렸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짙다. 하지만 공유는 "지금의 8부작이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저는 선택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저는 만족한다"고 했다.  

"완성본 보고 두 세번 소름돋는 포인트가 있었다. 수찬(정순원)이가 물을 토해해는 장면이 살짝 소름 돋았다. 또 엘리베이터 씬이 꽤 잘 구현이 돼서 만족스러웠다. 송지안 박사(배두나)가 월수에 대해서 물방울 증식하는 비주얼이 나왔을 때 저한테는 임팩트가 있었다."


'고요의 바다'에서 공유는 주어진 임무를 위해 달의 기지로 떠나는 우주비행 크루의 캡틴 한윤재로 분했다. 한윤재는 엘리트 군인 출신으로 아픈 딸을 지키기 위해 임무를 떠난다. 위험한 임무에 솔선수범했다. 덕분에 184cm의 장신인 몸을 구겨야만 들어갈 수 있는 좁디 좁은 통로를 기어다니시피 했다. "우주복이 경량화 됐을 것이라는 설정으로 디자인했지만 저는 액션이 많았다. 좁은 곳에서 뛰는 액션이라던지 이런 부분들이 의상 때문에 힘들었다. 폐소 공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헬멧을 쓰면 앞에 있는 사물과의 거리 때문에 적응이 힘들어서 나중에는 배우분들이 헬멧을 벗는게 귀찮았는지 쓰고 하셨다. 와이어는 기존의 액션과 달랐다. 10개에서 12개 가까이 와이어를 달았다. 엘리베이터 씬은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시퀀스였다. 비주얼 구현에 대한 기대치가 컸고 설레는 마음으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들을 참을 수 있었다. 후반작업을 잘해주셔서 보면서 환호성이 나왔다. 즐겁고 유익한 경험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한윤재 役 공유/넷플릭스 제공
 

데미지는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촬영이 끝나갈 때쯤 병원을 찾았다. "​무릎이 손상된 것을 알고 병원에서 선생님께서 운동을 해도 되냐는 질문을 했더니 '공유씨 그거 쉬이 여길 일 아니다'라고 하셨다. '더 이상 30대, 20대가 아니'라는 말이 우울하게 만들었다. 무거운 의상과 더불어 가동 범위도 한정돼 있고 저를 들어야 하는 스태프들도 많이 고생하셨다. 지금은 90%이상 완치됐다."


한윤재는 아픈 딸을 위해 임무에 착수한다. 등급을 높여야만 치료에 필요한 물을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유는 '부산행'에 이어 또 한번 부성애 연기를 펼쳤다. 그는 "또 딸을 가진 아빠였다"고 했다. "부성애 연기를 차별성을 두기에는 무리가 있다. 제가 이상하게 계속 아들이 없었다. 늘 딸을 둔 아빠다. 다섯 번 정도 된다. 다 딸이다. 늘 딸이 있는 아빠였다. 제가 딸이랑 잘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건가 싶다. 딸과 함께 있는 장면은 윤재가 웃을 수 있는 유일한 한 씬이었다. 아직 자식은 없지만 제 성향으로 본다면 세상 무심해도 딸 앞에서는 웃을 수 있는게 아빠라는 생각에 짧은 씬이지만 윤재한테 필요한 컷이었다고 생각한다. 제가 좋아하는 장면이다."

공유는 '고요의 바다' 이전에는 SF 장르인 '서복'에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불모지 장르다. 제작이 현실상 쉽지 않다. 도전의식이 생겼고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뭔가 배우로서 늘 안타까웠던 부분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었었다. 그런 부분 때문에 도전 의식이 생겼던 것 같다. 지금 한국의 기술력이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여전히 할리우드에 비하면 작은 버젯이고 저예산 영화에 속하지만 그 안에서 현명하게 선택을 하면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뽑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요의 바다'가 그 첫 걸음인 것 같다.

'우주'와 '달'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기회만 주어진다면 가고 싶고, 무중력을 해보고 싶어서"란다. "드라마에서 간접적으로 맛봤는데 진짜 느껴보고 싶다. 그 곳에서 물도 먹고, 음식도 먹고 유영해보고 싶다. 촬영을 그렇게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본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왔으면 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한윤재 役 공유/넷플릭스 제공
 '고요의 바다'는 8개의 시리즈이지만 사실 24시간동안 벌어지는 일이다. 그 속에서 팀으로 함께 했던 이들이 하나씩 개성을 드러내며 4회부터는 본격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가 펼쳐진다. 공유는 "다큐처럼 봐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촬영은 파주에 세트장을 두고, 매일 출퇴근하며 촬영했다. 배우, 스태프들과 돈독해지는것도 당연하다.

"배두나는 아이코닉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같이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고요의 바다'에서 만났다. 현장에서 같이 하는 배우들에 에티튜드가 너무 좋은 배우다. 그 부분들도 너무 고마웠다. 송지안은 중심에 선 인물이다.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주셔서 잘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

현장에는 연극이든 영화든 경험이 많은 분들이 함께 했다. 나이도 상관없고 원래 알고 있던 사람들처럼, 신체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으니 전우애 같은 것이 생기면서 빨리 친해졌다. 작품 다 정주행 하고나서는 현장에서 새롭게 개척한 장르여서 촬영하는 제작진 입장에서도 힘든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해서 제작진에 박수 쳐주고 싶었다."

배우 정우성은 제작자로 함께 했다. 정우성은 일명 '달지기'로 달 표면의 세트장에서 발자국을 손수 없애고 다녔다. 공유는 "작품에 대한 열정이 어마어마했다"고 했다. "본인이 배우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불편한점이나 이로운 점을 잘 알고 계신다. 선배님이 저희 막내, 20대 중반의 막내 배우까지도 챙겨주시는 것을 보면서 감동받았다. 에티튜드도 권위적이지 않고 열려있는 분이었다. 썰렁한 개그만 안했으면 한다. 나이가 있으니까 본인이 생각하는 개그를 하시는데 그것만 안 해주셨으면 한다(웃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 한윤재 役 공유/넷플릭스 제공
 '고요의 바다' 엔딩은 슬프지만 희망적이다.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반면, 연기한 공유 입장에서는 시즌2를 그릴 수 없었다고. "마지막 연기하면서 시즌2 연기를 상상할 수 없었다. 제가 없이 시즌2를 생각한다면 중립적인 지역이나, 한국이 배경이 되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상상했다. 제 입장에서는 윤재의 마지막 모습이라 생각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공유는 '고요의 바다' 공개 전 개인 SNS를 개설하며 변화를 가져왔다. 또 소속사 유튜브를 통해 '낚시인 공씨'로 부캐도 선보이며 팬들과 소통 중이다.

"해외 팬들이 나와 소통하고 싶어하는데 마땅치가 않아서 SNS를 열게 됐다. 영상 댓글을 가끔 본다. 재밌는거 많더라. '고요의 바다' 끝나면 1월달에 낚시 가고싶다. 전에 낚시 찍고 농구 얘기를 한 적 있다. 무릎에 대한 이슈가 있어서 완치가 되면 그것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운동 시퀀스도 좋을 것 같다. 다양하게 사적으로 좋아하는 것들, 소박하고 소탈하게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시간이 맞는다면 회사와 의논해서 재밌는 영상들을 기획할 예정이다."

지난 20년을 돌이켜 본 공유는 "저는 잘 버텨줘서 고맙다 정도 얘기할 수 있다. 그 마음은 늘 같다. 확실하게 단언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여전히 오래 일을 했고 상당부분 익숙해져 있지만 여전히 두렵고 불편한 부분도 존재한다. 제 미래, 연기에 대한 부분을 말할 때 조심스럽다. 지금처럼만했으면 좋겠다. 묵묵하게 덤덤하게 불편한 것들에 휘둘리지 않고 제 길을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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