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친코' 제작진 "오프닝 시퀀스는 선물, 즐거움 느끼시길"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4-07 14: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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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미래 세대에 우리 선조들에 대해 알리고 유대감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테레사 강 로우)


지난 3월 25일 첫 공개된 애플TV 플러스(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각본 수 휴, 감독 코고나다, 저스틴 전)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1900년대 초 한국부터 1980년대 한미일까지 80여년의 세월을 담은 '파친코'는 한국, 일본, 캐나다 로케이션을 통해 제작됐다. 1915년 부산 영도의 소박한 하숙집부터 1989년 북적이는 뉴욕과 호황기인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 수 십 년을 오가는 설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원칙으로 한 제작진은 한국과 일본 기와의 차이까지 세세하게 조사하며 리얼리티를 극대화했다.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포스터
 '파친코'는 미국에서 만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20년대 한국과 일본의 시대상황이나 한국인 고유의 정서, 이민자의 아픔까지 고스란히 담아내 2022년 최고의 웰메이드 작품으로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오는 8일 5회 에피소드 공개를 앞둔 가운데, 다음은 코고나다 감독, 수 휴(각본, 총괄제작), 마이클 엘렌버그(총괄제작), 테레사 강 로우(총괄제작)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해 공개한다. 

Q. '파친코' 원작은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가 집필한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다.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아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연출하는데 부담감은 없었나?

 

A. "원작이 아름다운 소설이다보니 부담감이 있었다. 서구권에 많이 다뤄지지 않은 이야기인 만큼 이야기에 충실하고 싶었다. 원작은 500페이지에 달한다. 속도, 리듬, 구성이 중요했다.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재밌게 작업했다."(테레사 강 로우)

 

Q. 자이니치는 한국과 일본 어느 한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파친코'는 이민자의 설움과 한을 소재로 한다. '한의 정서를 어떻게 접근했나?

 

A. "저희 각본팀이 한국 소사이티 강연에 참여해서 듣기도 했다. 한(恨)은 미국인들에게도 많이 논의된다. 정(情)도 그렇다. 다르지만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고통과 시련도 있지만 한이 있고 사람을 온전하게 만들 수 있는 정을 삽입하고자 했다. 한국인이라면 가진 트라우마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한국에서 자라나지 않았지만 선조들이 겪은 트라우마가 있어서 일종의 헌사로 만들고자 했다."(수 휴)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제작진과 배우들


Q.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부터 아시아를 사로잡은 배우 이민호, 신예 김민하, 진하 등 배우들 캐스팅 계기가 궁금하다.

 

A. "캐스팅 과정에는 합심해서 참여했다. 개방적인 방식으로 딱 맞는 배우를 섭외하려고 했다. 그래서 캐릭터마다 다르게 진행됐다. 김민하는 엄청난 발견이었다. 첫 테이프부터 빨려드는 느낌이다. 윤여정 선생님은 상징적인 인물이다. '미나리' 이전부터 작품을 많이 알고 있었다. 첫 영화도 감명깊게 봤을 정도다. 감독도 영화도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니 이전부터 선생님의 작품을 친숙하게 봐왔었다.(크고나다 감독, 테레사 강 로우)

 "수휴 님을 포함해서 가장 핵심적으로 생각한 부분이 시대극이지만 시대극으로 느껴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정서와 감정적인 언어는 현대적이고 모던해야 했다. 과거의 사건을 바탕이지만 현대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지도가 있는 톱 배우들, 신선한 신예들까지 슈퍼스타 이민호는 도전을 서슴치 않는 인물이다. 대담한 역할을 맡았던 진하 배우까지 함께 어우러져 잘 완성된 것 같다."(마이클 엘렌버그) Q. '파친코'의 원작은 한국인의 시선으로 쓰여진, 작품이다. 1940년 '국민총동원령법에 의한 강제 징용'이나 고한수의 과거를 담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을 드라마에 그렸다. 혹시 해당 사건들을 책을 접하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나? 

A. "책을 읽기 전에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었다. 전쟁 중의 상황과 전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자이니치에 대해서는 몰랐다. 철저한 연구과 조사가 필요했다. 삽입 배경이 고한수에 대한 인물을 탐구하다 넣게 되었다. 성장과정을 보다가 한수가 겪었을 법한 사건이라 생각했다. 미국 교육 과정중에는 배우지 않았다. 자료 조사를 하면서 관동대지진 사건을 알게 된 것이다."(수 휴)

 

Q. 1900년대 초 한국부터 1980년대 한미일까지 80여년의 세월을 담은 '파친코'는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이 극의 몰입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한국 배경부터 관동대지진 사건을 실감나게 그려내 눈길을 끈다. 또한 80여년이란 세월을 어떻게 프로덕션 했나.

 

A. "방대한 이야기였고 몰입감을 위해 적절한 로케이션을 물색하는데 노력했다. 미술팀이 많은 장소를 구현하는데 힘을 쏟아줬다. 8개월정도 되는 제작과정 중에 틈팀히 찍었다. 지진이 있던 날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조사하고 그 비전을 최대한 생생하게 구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크고나다 감독)

 "역사적인 고증에 대한 내용도 수 휴와 마라 미술 감독의 공이다. 미술팀과 감독이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내실까지 당대의 그런 실제적인 내용들을 완벽하게 구현하려고 했다. 헌신적으로 힘을 쏟았다. 저는 항상 세트를 보고 감탄했다. 영혼으로 부르고 싶다."(크고나다 감독) "파일럿 에피소드 단계부터 고증이 완벽하게 이뤄져야한다고 해서 20명의 역사 학자들을 모셔서 자문을 구했다. 각본단계서부터 철저한 고증이 완벽한 프로덕션으로 이어진 것 같다." (테레사 강 로우)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Q. 4회 에피소드에서 선자가 고국 방문을 해 부산 바다에서 오령하는 씬은 원작에 없는 씬이다. 각색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책을 영상화를 시킬 때 각색자의 의무를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 충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원작을 시청각 영상 자료로 각색할 때는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양한 시대가 교차되고 엮이다보니 tv쇼 같은 것을 만들 때는 세계관을 확장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과 평행을 이룰 수 있는 한국 돌아간 삽이을 이루고 싶었다. 강렬함 사이의 시너지가 있을 것 이라 생각했다. (수 휴)

 "어린 선자가 아버지를 잃고 바다에 잠수하는 장면이 있다. 아버지 목소리를 듣는다. 미러링이 이뤄지면서 파워풀한 임팩트가 있다고 색각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무너질 수 있었지만 물로 돌아온 삶이, 선자의 장면이 강렬하고 완벽하게 구현해낸 씬이라고 생각한다." (크고나다 감독) "이 이야기의 매력은 개인적이고 구체적이다. 한 지역에 관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작품이 담은 정서는 보편적이라 생각한다. 정체성 이주 난민의 이야기에 가족의 이야기다. 내 힘으로 만든 가족과 태어난 가족이야기다.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다. 이전에는 몰랐더라도 모든 문확권에서 울림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마이클 엘렌버그) "이 프로젝트 구상 단계에서 어떤 네트워크와 일을 할까 구상하면서 임웜들이 아시아인도 아니었는데 수휴 피치에 감동받고 눈물을 흘렸다. 한국인이 아니어도 감동할 수 있다. 도전하기 어려웠던 작품일 수도 있다. 그게 '기생충' 전이었다. 용감하게 감동적인 피치를 해서 애플과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나온 것 같다."(테레사 강 로우) "한 세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른 세대에 미치는 여파가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영상화 하는 작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옵션을 활용하자 생각했다. 편집 기술을 활용하면 캐릭터간의 감정 대조를 할 수 있고 각 세대간의 대화를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각색했다.(테레사 강 로우)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윤여정 스틸


Q. 목사와 결혼 후 선자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 모친이 쌀밥을 대접하는 장면이 인상적이고 복합적인 심경이 담겼다. 연출하면서 신경 쓴 점이 있나?

 

A. "사실 책에서 가장 감명 깊게 본 장면이다. 쌀밥을 해주기 위해 쌀을 사러 간 장면은 저스틴 전 감독의 연출이다. 단순한 행위이지만 신성하게 행해질 수 있는 행위다. 찬송가 같은 음악이 깔린다. 과거의 여성들의 단순한 일이라고 치부했던 행동들이 신성했다고 강조하고 싶었다."(수 휴)

 

Q. 최종회 말미 현재 일본에서 거주 중인 자이니치 할머니들의 인터뷰를 담아내며 다큐 형식을 더했다. 해당 인터뷰를 추가한 이유가 궁금하다.

 

A. "책과 tv는 픽션이다. 저희는 이 이야기의 근간에서는 실제 그 사건을 겪고 살아낸 자이치니분들이 계셔서 증언을 다큐처럼 포함하는게 중요했다. 역사학자의 도움을 받았다. 여성들의 구두 증언이 자세하게 담길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주셨다. 그분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담독 싶었다. 역사학자분이 오랜 시간 그분들의 인터뷰를 촬영해주셔서 감사했다. 인터뷰 했던 여성 분중 한분이 이렇게까지 내 삶에 관심있는 줄 몰랐다고 하면서 우신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수 휴)

 

Q. '파친코'를 관통하는 가족의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 "어려운 질문이다. 가족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그런 사건을 겪는다. 선자가 임신 사실을 알고 고국을 떠나게 된다. 이런 선택도 가족들을 사랑해서 한 선택이다. 가족이 버팀목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이라는 중요한 가치가 달린 기로에서 인물들이 이러한 선택을 내리고 그러한 사건을 겪는 것 같다."(수 휴)

 "저와 수 휴 프로듀서님이 우리 엄마를 위해서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저스틴 전 감독님도 마찬가지다. 한국적인 이야기면서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어서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다루고 싶었다. 서로 가족끼리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안했는데 이런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분들도 함께 포함하고 싶었다. 미래 세대에 우리 선조들에 알리고 유대감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테레사 강 로우) "저희 가족의 이야기도 이주민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어머니는 탈북을 했고 아버지는 일본에서 자랐다. 힘겨운 혐실에서 맞서싸운 이민자의 역사다. 정체성의 문제, 과거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잠고 있다. 부모 세대에 대한 생존과도 관련이 있다.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어떤 사건을 겪고도 살아남아서이다. 우리 작품의 이야기기도 하다. 과거 선조들의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크고나다 감독) 

Q. '파친코'는 어두운 현실을 살아온 본편 이야기에 반해, 오프닝 시퀀스는 경쾌하다. 배우들은 웃음이 만개한 상태로 흥을 폭발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프닝 시퀀스에 담겨진 의미는 무엇인가.

 

A. "오프닝 시퀀스는 각본 단계부터 포함하고 구상했다. 오프닝 시퀀스가 중요하다. 시청자들을 확 끌어당길 수 있는 요소다. 롤링스톤즈 곡이었는데 저작권 확보가 어려웠다. 배우들이 어떤 노래가 깔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춤을 췄다. 비극적인 사건을 다루지만 각각 화에서 시청자들이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는 약속같은 것이다. 일종의 선물이다."(수휴)

 "이 작품이 과거와 현재 사이의 대화와도 같은 시리즈다.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는 제 3의 대화같다. 배우들이 연기한 인물들이다. 어려운 시대 상황 속에서 내면의 흥을 표현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다. 해방된 삶을 살았다면 그들의 감춰진 영혼을 들여다보는 창구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마이클 엘렌버그) 

Q. 최근 영화 '기생충'을 시작으로 '오징어 게임', '킹덤' 등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우리 가족은 굉장한 영화광들이다. 한국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했다. 저희는 수십년동안 자라오면서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봤다.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90년대 서태지부터 접해왔다. 한국 콘텐츠의 훌륭함을 잘 알고 있었다. 할리우드가 빨리 깨닫기를 기다려왔다.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그들도 마찬가지로 깨달은 것이다.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놀랍지 않다. 지금에라도 얻게 돼 기쁜 마음이다. 앞으로 더 훌륭한 콘텐츠가 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테레사 강 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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