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린 벨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
"잠깐만요. 이거 중요해요. '수비 간격 유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수비 빨리빨리 전환' 중요해요."
17년 만의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여자 축구대표팀의 콜린 벨 감독은 갑자기 안경을 쓰더니 가져온 수첩을 펼쳤다.
벨 감독은 대표팀 첫 훈련이 진행된 6일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한일전을 앞둔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중요한 지적이라며 서툰 한국말로 설명을 시작했다.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일본 가시마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여자부 대회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중국, 대만까지 4팀이 풀리그를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19일 펼쳐지는 한국의 첫 경기 상대가 바로 일본이다.
벨 감독은 줄곧 한국어로 "일본 선수들은 많이 똑똑하다"며 "일본의 전진 패스를 저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 소유를 최소화하면서 공격 속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이 전진 패스를 계속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벨 감독은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훈련 중 진행된 미니게임에서도 벨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줄곧 선수들을 향해 전진 패스를 시도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벨 감독은 스프린트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또다시 수첩을 편 후 자신이 적어둔 자료를 볼펜으로 두드리면서 여자 실업축구 리그는 WK리그와 해외 리그 사이 선수 활동량 차이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한국과 세계 강호들 사이 대표팀 경쟁력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경기 중 스프린트 횟수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짚어냈다.
벨 감독은 서툰 한국어로 "(한국과 해외 강호 사이 스프린트 부문에서) 100% 차이가 나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여러 차례 질주하며 경기 중 힘을 쓰고도 다시 다음 경기까지 회복할 수 있는 '체력 조건'을 만드는 것이 한국이 강호로 올라설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기회와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생각한다"며 "(스프린트 등) 체력적인 부분을 해결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으로 팀의 경쟁력을 올려야 월드컵에서도 충분한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지난 2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을 한 벨 호는 내년 7월 호주와 뉴질랜드가 공동으로 여는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벨 감독은 "앞으로 모든 경기는 내년 월드컵을 위한 준비"라며 "국내 모든 여자 축구 관계자들의 (선수들의 체력적 부분에서) 생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체력적으로 더 완성도 있는 팀이 돼 한 경기에서 선수들이 다 쏟아내고도 (다음 경기까지) 회복하는 시간이 짧아지면 더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오게 된다"며 "이 자리에서 다른 국내 여자축구 관계자분들께 이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고 싶다. 함께 뜻을 맞춰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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