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너무 존경하는 두 선배님에 대한 헌사"(변성현 감독)
전도연과 설경구가 세번째 작품으로 재회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전도연, 설경구는 믿고 보는 변성현 감독과 '길복순'으로 레전드의 시너지를 증명해낸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에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감독 변성현) 제작보고회가 개최, 감독 변성현, 배우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이솜 구교환이 참석, 방송인 박경림이 진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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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넷플릭스 |
오는 31일 공개를 앞둔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데뷔작 '불한당'부터 매 작품 스타일리시하고 세련된 비주얼을 선보여 온 변성현 감독의 신작이다. 앞서 지난 2월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최대 규모관인 Verti Music Hall에서 베를리날레 스페셜(Berlinale Special) 섹션으로 공식 상영되었다. 변성현 감독을 비롯해 전도연,김시아가 참석한 가운데 1800여 석이 가득 찬 Verti Music Hall은 '길복순'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케 했다.
변성현 감독은 "처음에 얘기 들었을 때 예전에 '불한당' 했을 때 칸 때도 소감을 물었을 때 '얻어걸렸다'고 해서 욕을 많이 먹었다. 근데 이번에도 기대하지 않았다. 베를린 영화제는 저희 영화랑 성격이 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근데 초청해주셔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시 참석했던 전도연은 "저는 베를린은 처음이었다.영화제와 성격이 맞을지 궁금했다. 스크리닝 할 때 너무 감동했고, 그 극장에 내가 있었던 것이 놀라운 순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시아는 "저의 첫 해외영화제였다. 너무 영광이었다. 많은 분들이 '길복순'을 좋아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게 느껴져서 감동적이었고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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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 전도연/넷플릭스 |
반면 설경구는 "참석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감독님께 전화를 받았었다. 공개 전에 먼저 베를린을 통해서 관객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는데 아쉬웠다. '불한당' 때는 칸을 갔고, 이번에는 베를린을 갔다. 다음에는 베니스를 가면 되겠다"며 세계 3대 영화제 재패를 꿈꿨다. 구교환은 "저는 갈 줄 알았다. 베를린 거리를 걷는 제 모습도 시뮬레이션을 했는데 못 가서 아쉬웠다. 어느 영화제마다 성격이 있지만 어느 영화제에서는 '길복순'을 필요로 할 것 같았다"고 남다른 안목을 자랑했다.
연출을 맡은 변성현 감독은 청부살인업계 최고의 회사 'MK ENT'를 만들어냈다. 감독은 "설경구 선배님이랑 도연 선배님이 같이 하신 '생일' 현장이었다. 제가 오랜 팬인것을 알아서 경구 선배님이 저를 일부러 부르셨다. 어떠한 작품을 제안 받았었는데 제가 오리지널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제가 역으로 제안을 드렸었다. 선배님이 그때 긍정적인 답변을 주셔서 전도연 선배님과 무슨 영화를 찍을까 고민했다. 너무 좋은 작품이 많지만 정면승부하기에는 부담이 됐다 돌아가자 싶어서 장르 영화를 택했다. 측면승부였다. 선배님 피모에 액션영화가 없더라. 장르부터 정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선배님과 만나면서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대화를 많이 나눠는데 엄마 전도연과 배우 전도연의 간극이 크더라. 배우를 킬러로 치환한 것이다"고 연출 계기를 전했다.
영화 '존 윅'이 나온 후 킬러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변 감독은 "'존 윅'이 나오면서부터 킬러 소재가 나온다. 다른 소스를 가미하고 싶어서 배우와 영화 현장의 이야기를 따왔다. 전도연 선배님, 설경구 선배님에 대한 존경의 이야기를 킬러로 치환시켰다. 킬러들을 '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화 대사 중에 '오래된 칼은 날도 무뎌지고 쓸모가 서서히 없어진다'고 얘기한다. 그때 그 대사는 너무 존경하는 두 선배님에 대한 헌사의 의미다. 너무 유치하지 않고 티나지 않게 녹여냈는데 너무 티나지 않더라"라고 비화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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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 설경구/넷플릭스 |
전도연은 '길복순'을 통해 10대 딸 길재영(김시아)을 키우는 싱글맘이자 한번도 실패한 적 없는 전설적인 킬러 MK ENT 소속 길복순으로 분했다. 저는 흥미로웠다. 너무 해보고 싶었다. 다양한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너무 기뻤다. 한편으로는 시나리오를 안 본 상태에서 하기로 해서 반신반의했었다. 생각보다 액션이 많아서 놀라기는 했다. 그래서 액션을 잘 할 수 있을지 무서운 생각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전도연의 전작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일타스캔들'이다. 전도연은 "남행선의 이중생활이라고 말씀도 많이 하시더라. '길복순'이 이렇게 빨리 공개될 줄 몰랐다"고 하자 박경림은 "댓글에 김선영씨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저도 되게 이중적인 삶을 살고 있어서 큰 이질감은 없었다
'길복순'의 이름은 감독이 전도연 이모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전도연은 "이모께도 말씀드렸다. 굉장히 영광이라고 하더라, 복순이는 세련되는데 이 이름이 맞는지에 대해서, 옛스럽고 귀여운 이미지 때문에 맞는지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복순이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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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 이솜/넷플릭스 |
설경구는 MK ENT의 일인자 차민규를 연기했다. '불한당' 이후로 연이어 세번째 호흡이다. 그는 "저는 변성현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현장도 좋아하고. '불한당' 스태프들이 '길복순'에도 참여를 해서 팀워크도 좋았다. 되게 화려한 작품인 것 같다는 생각에 무조건 참여했다. 이에 변성현 감독은 "캐스팅 제안을 드리지 않았었다. 자주 연락하는 사이는 아닌데, 오랜만에 통화했을 때 집으로 초대해주셨다. 긴 설명 없이 당연히 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캐스팅 비화를 공개했다.
이어 설경구는 "MK이엔티는 여러 회사를 아우르고 그들에 룰을 내려주는 절대자 같은 느낌의 캐릭터다. 하지만 길복순에게는 항상 옆에 두려하고 예외를 둔다. 길복순이 망설일 때 어떻게든 칼로라도 옆에 두고 싶어하는 사람이다"고 캐릭터를 설명, "17세에 처음 만나서 그 이후 스승이 되고, 이끌면서 멘토의 역할을 한다. 구원자같은 느낌의 캐릭터다. 그렇게 강한 사람이 길복순 앞에서는 속도 좁아지고 눈 먼 사랑을 하는, 액션이 강한 영화이긴 하지만 차민규는 길복순에 대한 멜로로 접근을 했다"고 덧붙였다.
전도연과 모녀로 호흡을 맞춘 김시아는 "모든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재영이라는 캐릭터가 저와 반대되는 캐릭터다. 그런 재연의 모습에 매료가 됐다. 나와 다른 재영을 연기한다면 궁금증을 가지고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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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 구교환/넷플릭스 |
재영은 엄마와 벽을 쌓으려고 하는 사춘기의 캐릭터다. 김시아는 "재영이는 굉장히 당돌하고 당당한 아이다. 저와 너무 다르다 보니 재영이의 말투 적응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제 동생이 재영이랑 닮은 부분이 많이 있어서 동생을 관찰하면서 가져오려고 노력했다. 감독님이랑 도연 엄마께서 평소 제가 가진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바꿔보기를 제안하셔서 일부러 살도 찌우고 변신했다"고 설명했다.
설경구와 남매 차민희를 연기한 이솜은 "여성 킬러라는 소재가 좋았었다. 너무 좋아하는 선배님들과 감독님과 함께 한다는게 매력적이었다. 대본 보기 전에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유난히 오빠에 대한 애정이 크다. 소속 킬러 중에 유별나게 길복순에 관대한 오빠가 마음에 들지 않아 견제하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단순하지만 알 수 없고, 예측불허한 느낌으로 봤다. 현장에서 많이 만들어나갔다. 감독님의 날 것 같은 디렉션이 재밌었다. 감독님의 방향성을 따라가다보니 예측불허한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작업 소회를 밝혔다.
구교환은 MK 이엔티 소속 킬러 희성으로 분했다. 희성은 실력은 A급이지만 항상 C급에 머물러 있는 인물이다. 그는 "저는 시나리오를 먼저 읽었다. 시나리오 읽으면서 지문이나 대사들이 굉장히 재밌다. 읽으면서 영상으로 어떻게 구현될까 호기심도 생겼다. 변성현 팀에 대한 신뢰감이 있어서 이런 현장을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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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제작보고회 변성현 감독/넷플릭스 |
특히 변성현 감독의 모습이 만히 투영된 바.구교환은 "인정 욕구가 강하고 들여다보면 잘 알수가 없었다. 궁금한 채로 연기했다. 사적으로는 길복순 선배랑 소주 한 잔 하는 사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는 인물이다.감독님이 자신과 닮은 점이 있다고 하더라. 감독님을 지켜보니 더 어렵더라.가끔 디렉션을 장황하게 늘어놓을 때, 쭈구려 앉아 있는 모습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에 변성현 감독은 "제 모습을 투영한 이유는 말로는 혁명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실제는 현실과 타협하고 자본을 쫓아가는 모순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20대 때 현실에 대한 불만도 굉장히 많았어서 그런 모습을 생각하면서 썼다"고 덧붙였다.
전도연과 설경구는 '길복순'으로 세번째 만났다. 전도연은 "굉장히 든든했다 늘 산 같다는 표현을 한다. 옆에서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길복순'에서는 훨씬 더 저를 많이 배려해주고 기다려줬다"고 했다. 설경구는 "전도연은 전도연이다"며 "액션 장면을 옆에서 보는데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한계를 넘으려는 모습들이 정말 안쓰럽고 걱정되고 하는데 자신의 한계를 넘기더라. 전도연이구나. 그리고 '너가 아니면 못해 이 역은' 이라고 했었다"고 두 배우의 세번째 시너지에 기대감을 높였다.
설경구 역시 변성현 감독과 세번째 호흡이다. 설경구는 "감독은 프리 때 콘티 작업을 엄청한다. 콘티를 보면 영화가 보일 정도다. 프리 과정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콘티 위주로 촬영한다. 완성된 영화를 보면 현장 편집이 본편일 정도로 정확히 계산을 한다. 편집 기간이 굉장히 짧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 찍을 때와 술먹을 때는 정말 열심히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도연은 변성현 감독과의 첫 호흡에 대해 "제가 연기를 오랫동안 했고 많은 작품들을 했지만, 새로운 작품을 할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한다. 저는 현장에서 지켜보는 작업을 해왔다면 감독님은 동선을 정하고 얼굴 각도, 움직임까지 정해놓고 그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해서 재밌었다. 명확하게 감독님이 원하는 각도를 했을 때 어떨지 궁금했다.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배우 감정을 가둬놓는 것에 대해서는 첫 촬영때 많이 컴플레인을 했었다. 근데 점차 작업하면서는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솜과 구교환도 전도연과 첫 호흡이다. 먼저 이솜은 "좋아하는 모습과 견제하는 모습이 공존했다고 생각한다. 저는 감독님께 가장 많이 의지를 했었고, 상의했다. 선배님이 잘 이끌어주셨다"고 했다. 구교환 역시 "제일 익숙한 표현인데, 제가 클라스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같은 반이 된 것 같으니까 저도 좀 영원하고 싶었다. 레퍼런스가 없는 분이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에 전도연은 "굉장히 엉뚱한 분이시다. 진지하고 말씀도 잘 없을 줄 알았는데 엉뚱했다. 희성이 캐릭터에 녹아든 느낌이었다"고 화답했다.
청부살인업자, 킬러 소재이기에 액션이 극의 한 축을 담당한다. 변 감독은 "액션은 물론, 저희 무술, 촬영 감독님과 배우분들까지 혹독한 트레이닝을 했지만 가장 공들인 부분은 캐릭터였다. 복순에는 성장이고, 민규에는 멜로다. 딸이 엄마를 교육시키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캐릭터보다 배우들에 신경을 많이 썼다. 굉장히 비현실적인 이야기와 보편적인 이야기를 묶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것들을 만화적으로 표현해야 했던 부분까지 중간의 연결 지점을 찾아내는 게 제일 중요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전했다.
변 감독은 "너무 고맙기도 했고 굉장히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배우들이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까 중간에 제가 포기하려고도 했었다. 근데 오히려 한번만 더 해보자고 해주셔서 감사했는데, 그걸 보고 있는 것도 사람이 할 짓은 아닌 것 같았다. 촬영 감독님과 다시는 액션이 주가 되는 영화는 안 찍겠다고 다짐했다"고 치열했던 현장을 전했다.
특히 영화의 포문은 황정민이 특별출연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변성현 감독은 "황정민 선배님은 생각지도 못했다. 전화 한통으로 이뤄진 캐스팅이다. 원래는 일본인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는데 코로나19 시국이었다. 상황이 힘들어져서 전도연 선배님께 베테랑이고 톱배우 분들중에 하고 싶다고 상의를 들였다. 그때 황정민 선배님을 제안주셨다. 어떻게 접근해야 고민했는데 문자 한통이었다. 시나리오를 읽지 않고 다음날 전화를 주셨었다"고 캐스팅 비화를 공개했다.
전도연은 "너무 감사했다. 사실 오다 신이치로 역이 특별출연이기에는 액션도 해야하고 해야할게 많았다. 대본을 보고 결정하라고 말씀드렸는데 봐도 하고 안봐도 한다고 하셨다. 액션이 굉장히 짧았다. 황정민씨가 한시간 일찍 와서 연습하고 계셨다. 황정민 씨가 저를 리드해주셨다. 저는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데, 황정민씨는 한번 보면 바로 하시더라. 저를 되게 많이 배려해주셨다. 그게 첫 액션씬이었는데 민망하기도 했다. 너무 감사했다"고 황정민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길복순'은 오는 3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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