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나는 신이다' PD "사이비=사회가 기른 괴물, 견디고 봐주길" [간담회 전문]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3-10 11: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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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사이비는 우리 사회가 길러낸 괴물이라고 생각한다."

 

10일 오전 10시 30분 롯데호텔 서울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가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3일 공개된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JMS, 신의 신부들',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 '만민의 신이 된 남자' 등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8부작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네 명의 사람,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피해자들의 비극을 냉철하고 면밀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TOP10에 오를만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성현 PD는 "제가 예상한 것 이상의 반응이다. 원했던 것은 많은 분들이 이 사건, 이 종교들을 알고 인지했으면 했다. 이미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종합] '나는 신이다' PD "사이비=사회가 기른 괴물, 견디고 봐주길"/넷플릭스 제공


다음은 삼엄한 경비 속 약 70분간 진행된 간담회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나는 신이다' 기획 이유 같은 내용을 MBC 제작물로 만들 기획을 했다. 내부적인 이유로 기획이 엎어졌다. 제 입장에서는 너무 아까워서 넷플릭스에 제작 제의를 했다. 2년이라는 기간동안 만들게 됐다. 제가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최초에 김도형 교수님을 만나서 말씀을 나눌때다. 저는 이 사건을 잘 모르고 있었다. 아버님이 그런 테러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가 아빠가 된 입장에서 '아들이 당할 일을 내가 당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어딨겠나'라고 말했었다. 그때 울컥하셨다. 실제 그런 말씀을 인터뷰에서 하셨다. 부모가 자식 대신 당하는 희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들이 얼마나 빠져있으면 남들을 미행하고 위협하는지, 가족들이 겪은 일 자체가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처럼 이야기하고 진행하고 싶었다.

 

지상파 방송 매체와 달리 넷플릭스와 협업이 달랐던 지점 넷플릭스는 다큐멘터리가 소비될 수 있는 좋은 매체,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제가 'PD수첩'으로 제작했다면 8~10주 걸렸을 것이다. 200분 넘는 분들의 인터뷰를 했다. 어떤 방송보다 훨씬 더 심층적으로 다가설 수 있었다. 피해자로 등장한 메이플이라는 친구를 만나서 직접 인터뷰 하기까지 40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친구가 마음을 먹고 만나기까지. 만약 'PD 수첩'이었다면 만나지 않았을 것 같다. 이런 부분은 장점이었던 것 같다. 기간과 방식에 대한 규제가 없었다.

 

왜 다른 때에 비해서 젊은 층들이 이 이야기에 반응을 보일까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OTT를 통해서 시사 교양물을 선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이유가 뭘까. 흔히 잘 알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지만 OTT로 보는 이번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지 않을까 싶다. 

​JMS의 메이플 등 피해자들 섭외과정 섭외는 쉽지 않았다. 여성 피해자들의 경우에는 무척 힘든 과정도 있었다. 남편이 피해사실을 모르는 분도 계신다. 제작자가 남자이다보니 처음에는 연락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충분히 시간을 갖고 설명을 드렸다. 인터뷰 하지 않은 상태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다큐가 나간 뒤에는 더 구체적이지 못해서 아쉽다고 하셨지만, 나간 내용에 대해서 좋아하셨다. 메이플이라는 친구가 한국 방송에 나온게 처음이 아니다. JTBC '뉴스룸'에도 나왔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까에 대한 생각을 했을 때 저는 이번같은 방식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메이플 등 피해자들의 신상 공개 메이플의 경우는 국적이 달라서. 문화권이 달라서일까 생각했다. 너무 충격적인 이야기라서 남들이 잘 믿어주지 않을 법 할 때 과감하게 공개하는 것 같다. 어려웠던 것은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던 피해자분들이 갑작스럽게 촬영 당일 날 연락이 두절된다거나 사라지는 일이 있다. 그분들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알기 때문이다. 내가 실제로 당했던 피해를 이야기하면 해당 종교 측에서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몰아간다. 신뢰도를 높이고 신빙성을 높인다는 측면에 있어서 그분들에 감사하다. 그분들의 용기가 사회적으로 존경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왜 믿었냐'는 질문이 가장 힘들었다고 하시더라. 그분들은 자신이 얼마나 미쳤었는지, 얼마나 미쳤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분들은 용기 있는 선택을 해서 남들에게 내가 받은 피해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존경 받아야지, 비난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의 녹취록 공개, 재연방식 연출 등으로 인한 선정성 이건 영화나 예능이 아니라 실제 누군가가 피해를 입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언론과 방송들이 이 사건을 많이 다뤘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존재될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그건 너무 추악한 일이다.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저희가 모자이크로 한 사이비 교주가 신도에 몸쓸 짓을 했다고 끝나지 않는다. 왜 계속해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많은 분들이 고민했으면 했다. 그런 목적에서 가장 사실적인 내용을 다루고 싶었다. 정명석씨는 그걸 요구해서 받아서 선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참담함을 느낄 것이다. 넷플릭스도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하지만 저는 제작자 입장에서 제일 앞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그 사안에 대해서 JMS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더라. 여성분들이 나체로 나오는 욕조 장면도 불편함을 표하신다. 이 동영상은 모자이크 상태로 여러 번 방송에도 나갔다. 처음에는 JMS 단체가 '몸 파는 여자들이 돈을 받고 의도적으로 저런 영상을 만들었다'고 하더라. 근데 잘못해서 내부자가 그걸 찍었다는 사실을 내부적으로 공개한 사실이 있다. 저거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찍은 동영상이라고 하더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지 않으면, 그들은 계속해서 또 다른 방어를 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이라도,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넷플릭스 측과도 이견이 있던 부분이다. 어디까지 재연을 보여주고 어디까지 써야하나.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말이 아닌 그림을 통해서 보여드리는 게 훨씬 더 직접적으로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여드려야 했다.

'아가동산' 에피소드 중 피해자의 모친의 자해 장면 그 상황은 너무 놀랐다. 어머님이 자해를 하시는 상황이 벌어져서. 어디서 막아야하는지 고민이 됐다. 말씀을 하시고 싶어하는데 그만하시라고 개입하는게 맞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다. 어머님이 표현하는 감정 마저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리적인 지원도 되고, 원하시는 분들에는 심리 상담이나 이런 부분을 진행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민감한 이야기나 트라우마가 되는 이야기들을 해야할 때 그런 부분이 서비스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신이다' 후 체감하는 파장 이 다큐를 가장 많이 봐줬으면 하는 사람이 내부 사람들이다. 탈 JMS 신도들의 카페가 있다. 이 다큐 보고 탈퇴했다는 사람도 많더라. 내부자들도 동요하고 있다는 측면이다. 그들이 탈퇴라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는데, 실제 이뤄지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보람있다. 


최근 KBS 등 방송사 및 연예계 신도 색출과정 저도 어제 라디오를 들었다. 취재하면서 놀란 것은 사회 곳곳에 고위층이라고 부른 사람들 중에도 신자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된 나라에서 살고 있다. JMS의 경우, 초창기에 명문대생이 들어간 종교다. 어제 그런 일들이 벌이지는 것을 보면서 양가적인 감정이 들기도 했다. MBC 안에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저희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보면서 의심했다. 어디든지 그런 종교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과 색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마녀사냥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못은 종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라 그 종교를 만들어서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교주와 관계자들이다.

 

JMS 정명석 에피소드에 유난히 뜨거운 반응 왜 4개의 종교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을까. 8편 중 저도 아쉬운 부분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의 아빠라서 '아가동산' 회차를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순서가 정해져 있다. 점점 다른 종교들에도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 생각한다. 허들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종교를 보고나서 다른 종교의 회차를 볼 마음의 준비하는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가동산'의 경우는 제가 알기로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또 들어올 것 같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바 있다. 우려스러운 지점도 있다. 내려갈 수도 있다. 힘들어도 이것은 꼭 봐주셨으면 한다. 우리 자식들이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을 본다면 가스라이팅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3화까지 보고 나면 너무 구체적이고 역겨운 장면들을 왜 봐야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가급적이면 견디고 다 봐주셨으면 한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다.


'나는 신이다' 시즌2 저희 집 사람이 라디오 방송에서 알게 된 이야기가 있다. 그때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겠다고 했다. 공개 전까지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집에 이야기 하지 않았다. 공론화가 되기 시작하고, 제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한 바람에 우려를 갖게 됐다. 늦게 낳은 아들과 딸이 있다. 등교할 때마다 걱정되서 가급적이면 직접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하고 있다. 한국이 메시아가 정말 많은 나라다. 그분들이 다 대상이 될 수 있다.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드러내지 않고 진행하고 싶다. 가족들이 힘든 상황이지만 한번 시작한 이야기다. 공부를 시작했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 매체가 넷플릭스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 실제 벌어지는 추악함을 10분의 1밖에 다루지 못했다. 김도형 교수님이 썼던 '잊혀진 계절'을 보면 저희 다큐에 담겨져 있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 사이비는 우리 사회가 길러낸 괴물이라고 생각한다. 정명석을 예로 들겠다. 그렇게 많은 여성들에 피해를 입히고도 10년 형을 받았다. 미국판 JMS는 종신형+20년 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강도는 정명석씨가 훨씬 셀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전자발찌를 찬 범죄자인데 또 다시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한 것인가. 이런 사건 왜 매번 교주들에 안전한 나라가 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한다. 우리 사회가 너무 종교에 대해서 방관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아닌다. 이것들을 종교로 인정하지 않아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관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규제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피해자분들도 있지만 이제는, 그들의 2세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선택권도 없이 부모에 의해 노출된 그 사람들이 겪고 있는 피해가 정말 크다. 그런 것들에 대한 관심도 많이 가져주셨으면 한다.


재판부가 (정명석) 선고를 4월을 넘기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추가적인 고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속 기간이 늘어나면 형량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검찰총장도 그렇고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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