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내가죽던날' 김혜수 "늘 내곁에 있던 사람들, 나는 운이 좋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3 10: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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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나에게는 친구가 있습니다. 내가 힘들거나 몸이 아플 때 늘 내 곁을 지켜줍니다. 삶이 절망적일 때, 다 내려놓고 싶을 때 잊지 않고 나를 만나러 와 줍니다."

 

 김혜수는 영화 <내가 죽던 날>과 닮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선배 김혜자가 류시화 시인이 엮은 시집 '마음챙김의 시'를 추천하며 쓴 추천사다. 힘든 시기,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무력감에 시달렸던 때 운명처럼 다가왔다는 <내가 죽던 날>은 그렇게 김혜수의 삶에 녹아들고 그녀를 위로했다. 

 

시나리오를 받을 당시 그녀는 가족의 일로 힘들어 지쳐있던 상태였다. 매 작품을 끝낸 후 '은퇴'에 대한 생각을 수시로 했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감정이었단다.

 

"읽기 전부터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내가 죽던 날>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공감했다. 글 읽으면서도 나 보라고 누가 썼나 싶을 정도였다. 책 다보고 났을 때는 나같은 사람, 나보다 더 힘든 많은 사람들한테 필요한 얘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죽던 날>은 이혼 위기에 놓은 형사가 한 소녀의 마지막 행보를 따라가며 결국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받으며 극복해가는 힐링극이다.

 

"현수(김혜수)를 따라가면서 만나지 않은 사람들간의 연대감이 좋았다. 다 보고 나서 기대하지 않았던 위로가 느껴졌다. 내가 글로 느낀 것을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느꼈으면 했다. 누구나 다 힘든 마음이 있는데 이 영화가 작게나마 따스한 손길 같은 느낌으로, 토닥거림을 느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읽은 순간부터 매 촬영 순간마다 김혜수는 위로 받았다. 각 캐릭터들이 '상처'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었기에 더욱 공감했고 함께 한 사람들 자체가 '위로'였다. 함께 호흡한 이정은과는 말 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단다. 

 

"상처라는 공통점이 있는 인물이다. 현수나 세진(노저의) 같은 경우는 고통스러운 순간이 현실을 관통한다. 순천댁은 힘든 순간을 이미 겪어낸 인물이다. 마음의 손길을 내미는 것 같았다.

 

 예상한 바는 아니지만 연기하면서 위로 받았고 현장에서도 느꼈지만 '나 정말 위로받았구나' 느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상황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위로가 됐던 것 같다. 결국엔 사람에게 위로 받았다. 늘 내곁에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운이 좋은 것 같다. 비록 그 순간엔 의식하지 못했다할지라도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죽던 날>은 세진의 생전 행적을 따라가며 형사가 취조하는 범죄물 성격 덕분에 배우들은 김혜수와 '일대일'로 연기 호흡을 펼쳤다. 그 중 김혜수는 <내가 죽던 날> 중 친구 민정(김선영)과의 오피스텔 씬에 더욱 집중했다.

 

극 중 현수에게 뼈있는 충고를 하고 그보다 속상해 하는 사람은 민정(김선영)이다. 현수가 처음으로 진짜 속내를 내보인 오피스텔 씬은 <내가 죽던 날>의 핵심 장면이다.

 

"현수가 왜 그렇게 세진에 집착하는지 감정을 다 드러내는 씬이었다. 장면 하나하나가 다 중요했지만 현수가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취조를 한다. 현수는 직업이 형사지만 이 사람이 어떤 형사인지 사람인지 드러내는 장면이다. 

 

'희망'이라는 것이 흔히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피상적으로 와닿는다. 어디에나 있다. 근데 우리가 거기까지 돌아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희망이라는 것은 기대하지 않지만 작은 공감, 사람 향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영씨는 작품 내내 친구로 있었다. 그리고 배우 김혜수에게도 큰 힘이 됐다."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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