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배우에게 있어 연기를 잘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의 연기에 따라 관객이 설득력을 얻고 영화라는 한 '세계관'에 몰입해 이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정성 있는 눈빛은 열 마디 대사보다 한 번만으로도 설득력을 높여준다. 정우성이 바로 그런 배우다.정우성은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했다. 정우성이 대통령 역이라는 반응에 많은 사람들이 '너무 젊은거 아냐?' '무슨 대통령이 그렇게 잘생겼어?' 라면서 의문을 가졌다. 사실 현실의 역대 대통령들을 생각해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한는 캐스팅인 셈이다.
처음 대통령 역할을 제안 받은 정우성 역시 "숙제같은 느낌"이었단다. "새삼스럽게 다시 느꼈다. '강철비1'도 한반도가 주인공이었다. 후속편이 같은 제목으로 다른 이야기를 담았지만 여전히 주인공은 한반도더라." "부담이 됐다. 시나리오 구성도 일반 시나리오와 완전 달랐다.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를 두고 여러 열강들의 이해관계와 국제 상황 등을 중점으로 하지만 영화적 허구가 들어가 있다. 거기에 함장실로 들어가면 블랙 코미디가 이어진다. 마지막은 잠수함 액션 시퀀스다. 이것들이 잘 살면 독특한 영화의 색이 되지만 자칫 잘못하면 영화의 아킬레스 건이 될 수 있었다." 앞서 '강철비2' 인터뷰에서 양우석 감독은 배우 정우성에 신뢰감을 드러냈던 바. 정우성은 "감독님께서 제 표정과 눈빛이 한경재에 맞다고 할 대 그럼 그 표정은 내가 찾아가야 한다. '강철비1'에서 저를 봐오셨고 2의 한경재에 맞는게 저라는 배우라고 생각하신 것이다. 그 신뢰에 감사했다. 결정한 후부터는 그 어떤 디렉션도 주지 않으셨다." 정우성은 대통령 한경재의 소시민적인 모습에 집중했다. 그는 업무 시간에는 진중하고 신중하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 고뇌하며 아내와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고 딸에게는 자상한 아빠다. "정치적 판단을 해야하고 당사자이지만 당사자가 될 수 없는 아이러니한 한경재의 인간전 고뇌. 그런 가족의 모습이 섞이지 않았다면 딱딱하고 침울하고 외롭게만 보이는 대통령의 모습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한 가정의 소중한 구성원이다. 그걸 서로가 망각할 때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는 '신의 배치'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아내로 깜짝 호흡을 맞춘 염정아에 대해 "천군만마 같은 반려자의 모습이었다. 아내 역할을 흔쾌히 수락해줬을 때 든든함이 있었다. 어떤 기회가 또 주어질지 모르지만 섞일 수 있다면 그 기회를 꼭 함께 할 생각이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극 중 한경재는 북미와 정상회담에서도 납치가 된 후에도 흔한 앉을 자리 하나 없다. 이는 한반도의 모습이 투영된 것. 덕분에 정우성은 촬영 내내 어디 편히 앉아본 기억이 없단다. 액션 영화처럼 몸 사용을 덜 하니 편했을 것 같았지만 오히려 더 힘들었다고. "정신적 피로가 제일 살을 제일 많이 뺏어간다. 뇌가 칼로리 소모를 제일 많이 한다고 하지 않냐. 한경재는 어디 앉질 못 한다. 늘 서있던 캐릭터. 현장에서도 계속 서 있었다.엔딩으로 가는 길은 마치 마라톤과도 같은 긴 레이스다. 호흡도 차분해야 하고. 격렬한 움직임을 줄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의 목표 완성을 위해서 끊임없이 지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뚝심이다. 영화가 엔딩에 희망을 담았듯이,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이 긴 레이스 당사자인데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지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