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아마존 등 빅테크(거대 정보기술회사)들이 산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과 아마존 등은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미국프로풋볼(NFL) 중계권 입찰에 참여했다. 경매 대상은 지역 방송사에서 송출되지 않는 경기를 중계해주는 패키지인 'NFL 선데이 티켓'이다.
유튜브를 보유한 구글도 응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NFL 선데이 티켓은 그동안 위성방송사 디렉TV가 독점적으로 제공해왔다. 하지만 NFL 측이 중계료를 현행보다 연 10억달러 이상 높은 연 25억달러(약 3조2천700억원) 이상으로 제시하자 디렉TV가 응찰을 포기해 빅테크에도 기회가 생겼다.
디렉TV는 'NFL 선데이 티켓'으로 구독자 200만명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으나, 이로 인해 매년 약 5억달러(약 6천550억원)의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현재 애플이 가장 앞서 나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플도 이번 중계권 획득을 우선순위에 뒀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NFL 관계자와 주요 구단주들을 만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마존, ESPN+, 유튜브 등도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들은 전했다.
NFL 관계자는 수개월 안에 계약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애플과 아마존으로서는 스포츠 리그 측의 회의적인 시선을 불식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즉, 고품질의 방송을 제작하고 차질없이 이를 스트리밍할 수 있으며, 애플리케이션(앱)이 아니라 리모컨에 익숙한 스포츠 팬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점을 이들에게 확신시켜 줘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애플은 미국프로축구(MLS)의 중계권을, 아마존은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 중계권을 각각 획득한 바 있다.
빅테크의 이런 관심은 스포츠 리그로서는 신나는 일이지만 기존 미디어 회사로서는 '공포'라고 NYT는 지적했다. 또한 이는 스트리밍 업계 입장에선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고도 NYT는 평가했다.
스트리밍 업계는 수년 동안 스포츠나 뉴스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구독자들이 스포츠나 뉴스를 한번 보고는 다시 보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트리밍 업계의 구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런 입장이 변하게 됐다고 NYT는 설명했다.
그렇다고 스포츠 중계시장도 빅테크가 지배하게 될 것으로 이미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NYT는 관측했다.
스포츠 리그들은 그동안 주요 경기 대부분에 대해 전통적인 방송사와 10년 이상 장기 중계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TV가 여전히 가장 많은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어 스포츠 리그들이 OTT에 중계를 맡기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프로농구(NBA) 중계권이 어디로 가는지가 빅테크와 기존 방송사 간 경쟁의 주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NBA 중계를 맡은 ESPN·TNT와 계약은 2024∼2025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스포츠·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은 그래도 기존 방송사들이 대부분 경기의 중계권을 가지고 가고 일부 중계만 빅테크가 챙길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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