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우학' 이재규 감독 "글로벌 1위? 얼떨떨...청산 마지막씬 많이 울었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9 06:30:20
  • -
  • +
  • 인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10일 연속 전 세계 1위
-이재규 감독, '다모'-'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완벽한 타인'에 이어 또 한번 센세이션 일으켜
-원작 매력 살리면서 기존 좀비들과 특성 차별화
[스포츠W 노이슬 기자] 퓨전 사극의 시작을 알린 '다모'(2003)를 시작으로 '강마에 신드롬'을 낳았던 '베토벤 바이러스'(2008), 직접 쓰고 연출하며 개봉당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영화 '완벽한 타인'(2018)까지 매 작품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켜 온 이재규 감독이 또 한번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리즈에 이은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전 세계에 다시 한번 K-좀비 열풍을 일으킨 것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후 10일 연속 글로벌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감독/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되어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넷플릭스 시리즈다. 연출을 맡은 스포츠W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 "얼떨떨 하다"고 했다. "제가 한 20년 전에 '다모'를 하고 '베토벤 바이러스'를 했을 때가 가장 뜨거운 반응이었는데 그때와 비슷하다. 10년만에 신기하고 얼떨떨한 상황이다. 스태프, 배우들과 혼신을 다해서 만들었다. 우리의 진심들이 모이면 사람들한테 잘 전달 될 것이라 생각했다. 정말 신기하고 얼떨떨하고 그렇다."

 '지우학'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드라마 '추노'로 이름을 알린 천성일 작가 이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2년동안 각색해 드라마로 완성했다. "7년 전쯤 처음으로 웹툰을 접했다. 당시 독감이 심하게 걸려서 몸 져 누운 상태에서 3일 동안 두번 정도 정독했다. 저는 좀비물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좀비물을 가지고 이러한 극단 상황에 놓이게 되는구나 생각됐고, 학생들이 살고 죽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성인들과는 다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보다 조급하고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감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드라마로 제작하게 됐다." 원작과 특별히 차별성을 두려고는 하지 않았다. "원작의 매력을 담아내면서도 원작을 보지 않고도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게 할 지를 고민했다. 영상물로 갔을 때 순화 시켜야 하는 부분들은 순화 시켰다." 하지만 공개된 드라마 '지우학'에는 좀비에 물린 이들의 내장이 튀어나오는 장면이 등장하거나, 학교폭력 묘사 등이 선정적이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 감독은 "원작에는 훨씬 더 강하고 쎈 폭력 상황들이 있었다. 그걸 순화한 것이다"고 했다. "원작에서 귀남은 실제로 성폭력을 행하는 장면도 있다. 저희한테는 꼭 필요하지 않아서 순화했다. 은지의 상황의 경우는 자기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그 영상을 지우려고 한다. 그걸 보면서 뭔가 느낄 수 있길 바라서 넣었다. 모두 즐기시길 바랐지만 수면 아래의 이야기도 느끼길 바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넷플릭스
 

우리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이 제 아이들과 비슷한 나이다. 나도 어느 순간 왜 그렇게 말하냐고 나무랄 때가 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학교는 사회의 거울이라는 생각이 있다. 폭력이 불편하고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학교를 통해서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폭력이라는 설정을 사용하게 됐다."

 원작과 달리 드라마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의 근원이 우주가 아닌 인간으로 설정됐다. "원작에서는 좀비 바이러스가 우주에서 온 것으로 돼 있는데 저희는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근원을 정했고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새롭게 추가했다." '좀비보다 인간이 무섭다'는 메시를 담아 극은 갑자기 창궐한 좀비떼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학생들의 이야기와 사회적인 이권을 따지는 어른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학교에 고립된 아이들을 생각하는 이들은 청산(윤찬영 분)의 모친, 소방관인 온조(박지후 분)의 부친 뿐이다. 또한 미혼모 희수는 갓 낳은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의 몸을 묶어 어른으로서 책임감을 다한다. "어른이 되면서 책임감을 갖게 되는데 일반적인 어른, 국가 시스템보다는 온조의 아버지, 청산의 엄마, 미혼모 희수를 통해 어른들이 실제적인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것, 그걸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은 우리 보통의 부모라는 이야기를 넣었다. 이야기가 다양한 시선으로, 구조적으로 잘 조합되서 관객들이 잘 느끼길 바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넷플릭스
 특히 청산 모친의 노란 앞치마, 온조 아빠가 나무에 묶는 노란끈, 노란 셔츠를 입은 2학년 5반 담임선생 박선화(이상희), 좀비가 된 이들을 기리는 노란리본 등은 수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를 떠오르게 한다. 이 감독은 "특정 사건을 소재로 해서 이야기를 구성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지만 학교는 사회의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에도 학교 폭력보다 더한 폭력 상황이 있다. 많은 분들이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된다.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정말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건 사고들이 많았다. 어른스럽다고 얘기하고 어리석다고 하는데 정작 성인들이 아이들한테 그 말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책임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는지 반문하고 싶어서 그렇게 구성했다." 새로운 좀비 세계관을 더해 다른 좀비물과 차별점도 뒀다. 좀비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공포 단계를 추가했다. "좀비들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신체적인 표현과 공포심에 집중했다. 대부분 좀비는 죽은 짐승에 가까운 표현을 하려고 했다. 일반적인 좀비들과 달리, 공포심으로 인해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점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배우 출신의 한성수 안무가, 스우파에도 나온 주희 댄서가가 공동 안무로 진행해주셨다. 그런 것들이 좀비 퀄리티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좀비에 물렸으나 여전히 살아있는, 반만 좀비인 '절비'도 이모탈과 이뮨으로 나뉘었다. "100% 감염을 일으키기만 한다면 기존의 정통적인 좀비물과 차별점이 없을 것 같았다. 특수하거나 극소수의 사람들이 다른 형태로 발현된다면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남라(조이현 분)는 발병하지 않은 면역자다. 귀남이나 은지는 감염되면 수분 이내에 심장이 멎고 좀비가 되는데 살아있는 상태서 발병해서 이모탈이다. 인간그룹이 있고 이뮨 그룹이 있다. 그래서 이야기가 확장이 된다면 대다수의 인간과 극소수의 면역자 그룹, 그들의 목표도 달라지고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것 같아서 그렇게 기획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넷플릭스
 기획 초기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오지 않았다. 격리소, 무증상 감염자, 이런 말들이 익숙하지 않았다. 근데 코로나19 발병 후 이 단어들이 익숙해졌다. 현실과 좀비 상황이 닿아있을 수 있겠다고 느끼셨을 것 같다." 호러물을 잘 못 본다는 이 감독은 '지우학'을 연출하며 좀비물에 대한 새로운 갖게됐다. K좀비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뜨거움' 때문이란다. "실제 좀비물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시다. 'K좀비'는 뜨겁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인 자체도 정서적으로 뜨겁고, 한의 역사를 가진 민족이다. 정서 깊은 곳의 응어리를 가진 민족이라 생각한다. 이런 뜨거움을 가진 좀비물이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서양 좀비물은 대다수가 드라이하다."

학교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자 학생들은 "부산행이다" "이거 좀비 그거 아냐?"라고 하는 점도 흥미롭다. 이 감독은 "한국 좀비물들이 사랑을 받고 있어서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감독과 천성일 작가는 원작 캐릭터에 맞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이 감독은 "천성일 작가님의 극본을 토대로 비슷한 캐스팅을 하려고 했다. 가장 캐릭터 다운 배우를 찾아가려고 했다. 모든 배우들의 본성이나 방식이 캐릭터와 많이 닮아있다. 그들이 조화롭게 앙상블을 이루게 되면 신선하고 재밌을 것 같아서 캐스팅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감독/넷플릭스
 급식소를 시작으로 방금까지 함께 했던 친구가 좀비가 되는 아수라장을 겪은 학생들은 이때부터 친구를 잃고, 교실에서 방송실, 음악실, 도서관, 옥상, 체육관까지 장소를 옮겨가며 필사적인 사투를 벌인다. 학교는 또 다른 주인공이기에 직접 학교 세트를 만들어 촬영했다. 

"학교라는 일반적이고 규격화된 공간을 계속 다르게 보여지게 하기 위해 색감부터 아이들의 매치, 구성을 바꿔가며 변화를 주려고 했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아이들이 있게 된 공간이 천장이 없는 옥상까지 올라가게 된다. 누군가가 같이 곁에 있는 느낌을 주기 위해 원씬 원테이크를 사용하려고 했었다. 어마어마한 상황이 벌어지지만 희망을 잃은 아이들을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는다. 이 아이들이 잃은 것은 아주 사소한 것이다. 근데 옥상에서도 모닥불을 피우고 각자 이야기를 하며 아주 사소한 것을 얻게 된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으면서도 또 다른 희망을 얻게 된다. 그 아이들 사이에 관객이 있는 것처럼 하려고 현장감이 살아있도록 하려고 많이 구성에 신경을 썼다."


'지우학'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시즌2다. 또한 이모탈인 귀남(유인수 분)을 끌어안고 추락한 청산을 살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청산은 온조에 고백했지만 답을 못 들은 상태에서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나선 것이기에 여운이 남는다. 이 감독은 "청산이 살아나는지는 알려드릴 수 없다"며 웃었다.

 

"개인적으로 청산이 죽을 때, '나는 이 학교에서 제일 행복한 놈이다' 할 때 모니터 보면서 많이 울었다. 속 마음을 꾹꾹 누르던 아이가 그렇게 하는 게 너무 슬프고 그 아이가 대견해서 많이 슬퍼서 울었다. 시즌2에서 청산이 살아나면 오히려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남은 배역들이 시즌2를 간다면 어떨지 어렴풋이 그림도 있다. 시즌1보다 발전된 담론이 될 것이다.

 

시즌1이 롱런할 수 있다면 시즌2를 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할 수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시즌2가 된다면 인간 그룹과 대비되는 좀비들의 생존기가 주요한 흐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 김민선7프로, 시즌 왕중왕전 우승! 위믹스 챔피언십 2024 우승 기념 풀버전????
    KLPGA 김민선7 프로의 롱 퍼팅 거리 계산하는 방법! 퍼터 꿀팁 #스윙레슨 #shorts #golf
  • 일관된 샷을 위한 홍지우 프로만의 '킥'은? |이벤트 참여하고 사인볼 받자!
    [맛보기] KLPGA 유현조 프로의 러프에 들어간 공 우드로 빠져나오려면?! 3번 우드 꿀팁???? #스윙레슨
  • 곽예빈의 오픈클래스 With 홍지우 프로|GTOUR 프로가 알려주는 숏 & 롱아이언 스윙 레슨????
    미녀골퍼 송윤아 프로가 알려주는 '똑바로 보내기 위한 손의 위치' #드라이버 #골프 #캘러웨이
  • [맛.Zip] 리듬과 타이밍! 스윙의 정확도를 올리려면?! KLPGA 이준이 프로의 스윙 레슨 #5번아이언 #3번우드 #드라이버
    KLPGA 유현조 프로의 '위아래를 고정하고 스윙해보세요!' 7번 아이언 스윙꿀팁???? #shorts #golf
  • [맛보기] KLPGA 유현조 프로의 벙커에서 뒷땅 없이 스윙하려면?! 7번 아이언 꿀팁???? #스윙레슨
    미녀골퍼 송윤아 프로가 알려주는 '올바른 테이크백 방법' #아이언 #골프 #캘러웨이
  • [KLPGA] 보물 1호는 바로 이 클럽?! KLPGA 이준이 프로의 골프백 공개
    [KLPGA] 윤이나, '대상, 상금, 평균 타수' 3관왕 확정 기자회견 주요 코멘트
  • [KLPGA] 대보 하우스디 오픈 준우승자 이준이 프로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
    [KLPGA] '3관왕 유력' 윤이나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했던 시즌"
  • [KLPGA] '시즌 3승' 배소현 인터뷰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더헤븐 마스터즈"
    [KLPGA] '데뷔 첫 우승' 김민별 인터뷰 "저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은 시즌"
  • [KLPGA] 마다솜 인터뷰 "데뷔 첫 다승 달성한 시즌...마지막 까지 집중"
    [KLPGA] 홍현지 "스크린 투어 우승 경험, 필드 대회에서도 큰 도움 됐죠"

핫이슈 기사

    스포츠W

    주요기사

    문화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