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기해 "'마녀2' 촬영장에서도 '미소년아~'라고 불렸죠"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1 06: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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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화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감독 박훈정/이하 '마녀2') 2018년 개봉해 많은 화제를 모았던 영화 '마녀1'의 후속작으로,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

지난 달 15일 개봉, 4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 11일만에 200만 관객 및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토르: 러브 앤 썬더', '헤어질 결심', '탑건: 매버릭' 등 신작 공세 속에서도 꾸준히 관객 몰이 중이다. 11일 기준 276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마녀2' 미소년 토우 役 김기해/블루웨일엔터테인먼트
 

'마녀2'에서 상해 출신 토우 4인방 중 청일점 '미소년 토우'로 분한 김기해는 개봉 후 마포구에 위치한 블루웨일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스포츠W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솔직히 관객 수와 숫자가 많이 와 닿지는 않지만,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해요"라고 흥행 소감을 전했다.

'마녀2'는 김기해의 스크린 데뷔 작이다. '신세계'를 10번이나 볼 정도로 박훈정 감독의 팬이었던 그는 성덕이 된 셈이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마녀1'에 대한 연구도 많이 했다. "오디션이 있다고 했을 때는 많이 고민했어요. '마녀1' 세계관이 확장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3차 오디션에서 박훈정 감독을 만났다. 김기해는 2차 오디션 때 받은 대본을 토대로 중국어 대사를 준비해갔다. "따로 스크립트를 주신 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2차 오디션 때의 대사를 중국어로 번역, 성조를 엄청 연습했어요. 근데 안 시키시더라고요. 정말 떨면서도 '신세계' 어필도 했었어요. 감독님이 스크립트 가져가라고 하셨을 때는 정말 기뻤어요(웃음)."

김기해가 분한 '미소년 토우'는 상해 출신으로 실험실에서 홀로 나온 소녀(신시아)를 쫓는 인물이다. 상해 토우 4인방 중 청일점이자 막내다. '미소년'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고 하자 "현장에서도 '소년아~' '미소년아~'라고 부르셨어요. 처음부터 '미소년 토우'였어요. 제가 미소년인지는 잘 모르겠어요"라며 웃었다.
 

▲영화 '마녀2' 상해 토우 4인방 스틸/NEW
 

토우는 압도적인 힘을 가진 인간 병기이다. 캐스팅 된 후 김기해는 액션 스쿨에 다니며 준비했다. "액션 스쿨 첫날 너무 힘들었어요. 마스크도 익숙치 않았던 때에 끼고 해야해서 정말 토할 뻔 했고 다음 날은 안 가고 싶더라고요(미소). 기본적인 액션 훈련을 했어요. 줄넘기나 로프를 이용한 근력 운동 같은 것이요. 총을 쏘진 않지만 기본적인 군사훈련을 받았어요."

제주도에서 촬영은 6개월간 진행됐다. 그 중 클라이 맥스를 담당하는 상해 토우 4인방과 조현(서은수)이 이끄는 에이스 팀의 전투는 무려 3일간 촬영됐다. "바람도 엄청 불었어요. 액션 스쿨에서 배울 때와 현장은 다르더라고요. 스피디한 액션에 투입되고 현장에서 잔 동작들이 바뀌고 추가가 되더라고요. 저는 신인 입장이라서 깜짝 놀랐어요. 막상 가서 하다보니 정말 '불가능은 없다'는 말처럼 안될 줄 알았는데 다 하더라고요. 긴장감 때문인지 뭣도 모르고 다 하고 있더라고요. 근데 3일동안 고생해서 찍은 게 10초만에 지나가는 듯한 느낌에 아쉬웠죠."

서은수와의 호흡 소감을 묻자 "너무 죄송했어요"라고 했다. "제가 누나 목을 잡고 일으켜 세워서 팔목을 잡아야 하는 씬인데 계속 NG가 났어요. 합이 안 맞아서 강렬하게 잡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됐어요. 선배랑 같이 호흡 맞춰야하는데 그 컷에서 오래가서 죄송했어요. 그 이후 액션 씬은 잘 맞았던 것 같은데 테이크는 계속 가지, 바람은 많이 불지, 그런데도 누나가 괜찮다고 해주셔서 너무 죄송하고 감사했어요."

진구는 김기해에는 하늘 같은 선배다. 그는 "제가 혼자 남자라서 저한테 많이 말을 걸어주셨어요"라고 했다. "여러가지 연기에 대해 지도를 많이 해주셨어요. 쉬는 날에 불러서 이야기도 해주시고,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먼저 다가와 주셔서 감사했어요. 제가 먼저 다가가는게 어려웠는데 먼저 다가와 주셔서 말씀도 많이 해주셨어요. 연기 디렉팅이나 힘들었던 씬 같은 것도 물어봐 주시고, 상황이나 씬에 대한 조언도 해주시고, 현장 밖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영화 '마녀2' 미소년 토우 役 김기해/블루웨일엔터테인먼트
 

김기해는 상해 토우 4인방 중 막내로서, 채원빈, 서이라, 정라헬과는 액션 스쿨에서부터 친해졌다. 김기해는 "처음 보고 바로 토우라는 것을 알았죠"라며 웃었다. "액션 스쿨에서 처음 만났는데 서로 다 매서운 느낌이었어요. 다 독기를 품고 왔더라고요. 눈빛이 강렬했던 기억이 있어요. 마크스를 쓰고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다들 '마녀1'이 강렬했어서 두려움을 안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1편의 최우식 선배님 무리의 느낌을 가져가는 것이니 그 느낌을 많이 연습하려고 했어요."

저스틴 하비와는 호흡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쉬는 날 서귀포 근처 바닷가에 놀러갔었다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저스틴 형이랑 쉬는 날 바닷가에 놀러갔었어요. '뛰어들자' 했는데 되게 추웠거든요. 근데 남자들의 자존심 대결이 돼 버린거죠. 해수욕장에 갈 줄 알았는데 낚시터 같은 곳에 갔어요. 형이 바로 뛰어들고는 저한테도 뛰라길래 '수영 잘한다'면서 뛰어들었죠. 근데 발이 안닿았어요. 파도도 엄청 셌고, 외진 곳이었죠. 순간 '아무도 구해 줄 수 없겠구나' 생각에 주마등이 스쳤어요. 정말 죽을 뻔했는데 어떻게 혼자 헤엄쳐서 올라왔어요. 제가 수영 부심을 부려서 형은 그때 제가 위험했는지 모를 걸요(웃음)."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은 데뷔작을 넘어 기회를 준 평생 잊지 못할 감독이 됐다. 김기해는 "감독님과는 많이 이야기를 할 기회는 없었지만 현장에서 과묵한 카리스마가 있는 편이세요. 젠틀하시고요. 디렉팅을 주실 때도 조곤조곤하게 전달하시는 편이세요"라고 했다.

"극 중 제가 톰(저스틴 하비)한테 맞고 구르고 하는 대사가 제가 제일 걱정했던 대사에요. 원래는 한국어 대사였는데 촬영 전날 미소년은 다 중국어 대사로 하자고 하셔서 준비했었어요. 처음에는 아픔을 소란스럽게 표현했어요. 그때 감독님께서 조금만 강도를 줄이자고 하셨죠. 오케이가 나고 나서 감독님께서 '미소년아, 이제 네가 하고 싶은대로 연기 해봐'라고 하셨어요. 그때 자신감을 갖고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보여드렸죠. 두 개를 믹스해서 사용해주셨더라고요. 정말 만족하게 나왔더라고요. 감사했어요."
 

▲영화 '마녀2' 미소년 토우 役 김기해/블루웨일엔터테인먼트
 

특히 김기해는 "박훈정 감독님은 제 첫 감독님이세요. 저를 써 주셨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한데, 신인 배우한테 오케이 사인을 하시고도 시간을 내어 주신 것이잖아요. 그런 감독님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아요. 정말 잊지 못 할 것 같아요"라며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김기해는 "사실 상해 토우 4인방은 다 신인들인데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야했죠. 스타일리시하긴 하지만, 배우들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아쉽다는 이야기를 저희끼리 했었어요. 그래서 감독님께서 경희(박은빈)네 집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릴 때 마스크 쓰는 컷을 만들어 주셨어요. 턱스크도 배려해주셨고요"라고 덧붙였다.

김기해에게 '마녀2'는 여러모로 잊지 못할 현장이다. 그는 "학교에서 배울 때는 모든 씬에서 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그래서 상대방 바스트에서도 저는 메소드 연기를 했었죠. 모든 컷에서 그러고 있었어요. 조명 보는 법부터 테크닉적인 부분까지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라고 회상했다.

'마녀2'에서 소녀에 의해 산산히 부서졌지만, 시즌3에서도 나오고 싶은 마음을 굴뚝같다. "갑자기 흩어졌던 잔해들이 모아져서 부활하면 어떨까 싶어요(웃음). 토우와 상해 랩의 이야기는 잘 그려지지 않았잖아요. 댓글 중에서도 궁금하다는 반응들을 봤어요. 그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도 있어요."
 

▲영화 '마녀2' 미소년 토우 役 김기해/블루웨일엔터테인먼트
 

김기해는 '마녀2'에 이어 차기작 공개도 앞두고 있다. 배우로서 목표를 묻자 "이미지 변신을 했을 때 대중들이 저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좋아요. 이번에 은수 누나처럼 변신에 성공했으면 해요"라며 웃었다.

롤모델은 할리우드 배우 게리 올드만이다. "매 작품에서 엄청난 변신을 하시잖아요. 처칠 연기도, '레옹'이나 '다크 나이트'에서도 다 다른 얼굴이시죠. 정말 변신의 귀재인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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