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원작 팬들도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다. 부모님과 봤다는 팬들의 글도 봤다. 무겁지 않게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BL드라마 '비의도적 연애담'(극본 신지안/연출 장의순/제작 ㈜넘버쓰리픽쳐스/원작 피비)은 거짓말로 시작된 관계에서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된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신뢰 회복 심쿵 로맨스 드라마로 지난달 31일 6회까지 티빙을 통해 공개됐다.
'비의도적 연애담' 6회에서 지원영(공찬 분)은 윤태준(차서원 분)이 좋아하는 사람이 애리라고 오해하고, 태준 때문에 흔들리는 자신을 한심해했다. 결국 태준의 집을 나와 다시 본래 지내던 펜션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태준은 원영의 생일선물을 준비했고, 갑작스러운 중국 출장 일정을 빠르게 마치고 귀국했다. 원영은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던 태준을 보고 결국 자신의 마음을 토해내며 먼저 입을 맞췄다. 태준 역시 원영에 같은 마음이라며 두 사람은 애틋한 첫 키스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티빙 드라마 '비의도적 연애담' 지원영 役 공찬/넘버쓰리픽쳐스 |
종영까지 4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찬은 스포츠W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비의도적 연애담' 공개 소감을 묻자 "원작 팬분들이 드라마로 된 작품을 봤을 때 반응에 대한 걱정이 제일 컸다. 원작 팬들도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다. 부모님과 봤다는 팬들의 글도 봤다. 무겁지 않게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청년몰 싱크로율이 원작과 정말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다행이라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공찬이 '비의도적 연애담'에서 연기한 지원영은 회장님의 최애 도예가 윤태준을 꼬셔야 하는 대기업 총무팀 직원이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에 휘말려 권고사직 당한 그는 머리를 식히기 위해 떠난 바다 여행에서 윤태준을 목격하고, 작가 계약 성사를 위해 의도적으로 태준에 접근하는 인물이다.
공찬은 앞서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시맨틱 에러'의 연출을 맡은 김수정 감독과 웹드라마로 연을 맺은 바. '비의도적 연애담' 제안을 받았을 당시 감독에 조언을 구했다. 그는 "BL은 저도 처음이다. 어떤 느낌인지도 모르고, 표현 방법도 어렵다. 감독님이 '시맨틱 에러'로 경험하셨어서 여쭤봤다. 깊게 디테일하게 얘기하지 않았지만 너가 하는대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속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원영의 감정을 따라가면 잘 할 것이라고 해주셨셨다"고 전했다.
▲티빙 드라마 '비의도적 연애담' 메인 포스터/넘버쓰리픽쳐스 |
공찬의 해석과 김수정 감독의 조언은 방향성이 같았다. 당초 공찬은 '비의도적 연애담' 원작을 본 후 원영이의 순수한 감정에 끌렸다. "처음 제안을 받고 시놉시스를 보다 원작을 찾아봤다. 한번에 바로 완결을 봤었다.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순수함, 속이지 않는 마음을 보여주는게 아름다웠다. 다른 BL드라마도 봤었다. 작품 하나하나 몰입하면서 재밌게 봤었다. 거부감은 없었다. 내가 보고있는게 BL장르인가 싶을 정도였다. 정말 재밌는 로맨스라고 생각하고 봤다."
자신의 모습 속에서 원영의 모습을 찾았다. "원영이 이미지만 봤을 때는 예전에 제가 파마했을 때가 생각났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들이 비슷한건지 감독님께 여쭤보기도 했다. 그 사진을 보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원영이 이미지가 맞았다고 하셨다. 작품에서 원영과 태준이 키 차이가 난다. 저도 서원 형이랑 키 차이가 많이 안나는데, 프레임을 통해서 보면 차이가 보이더라. 그런 모습들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공찬이 집중한 지점은 컷컷 형식으로만 된 웹툰 속의 디테일과 감정이다. 원작과 비슷하게 하고 싶어서 책으로 구매해 비교도 많이 했다. 그 감정들은 제 책임이다. 감독님께서도 항상 그 전의 감정을 상기시켜 주면서 이어가려고 하셨었다."
▲티빙 드라마 '비의도적 연애담' 지원영 役 공찬/넘버쓰리픽쳐스 |
장의순 감독의 전작은 한국, 태국 합작 BL드라마 '피치 오브 타임'이다. 태국인과 한국인이 각자 모국어를 하면서 대화를 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이의 디테일한 감정선이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비의도적 연애담' 역시 원작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고 디테일한 감정선이 포인트다. 공찬이 지원영에 스스로 동화됐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는 언제일까. 그는 "몰입이 쉬웠다기 보다 원영이랑 저랑 비슷한 모습들이 꽤 있었다"고 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교성이나 밝은 에너지, 긍정적인 에너지, 포기하지 않는 그런 마음들이 비슷하더라. 그래서 더 원영이에 몰입할 수 있었다. 원영이의 고충도 비슷했다. 저도 아픈 마음을 사람들에 숨기는 편이다. 나 하나만 잠깐 아프고 넘어가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태준 사장님과 만나면서 가까워지고 서로 아픈 상처가 있다. 점점 스며드는 감정에 치유되고 힐링되는 모습을 보니 저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저도 팬분들 만나고 형들과 지내면서 제 이야기를 잘 안하는 편이다.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를 히게 되더라. 꼭 내가 참고 가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게 됐다.'옆에서 응원해주는 사람들에 기대도 되는구나' 하는 시기에 받은 작품이다. 그 시기여서 더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반면 원영의 적극적인 모습과는 달랐다. "원영은 사장님과 가까워지려고 노력을 한다. 수소문을 하고, 동희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도 한다. 도전하는데 겁이 없어 보이더라. 저는 무서워 한다. 혼자 고민하고 모의로 연습하는 편이다. 그런 원영이를 보면서 저도 많이 바뀌었다. 지금은 혼자 모의로 연습하는 횟수가 줄었다(웃음)."
▲티빙 드라마 '비의도적 연애담' 차서원 공찬 스틸/넘버쓰리픽쳐스 |
원작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사랑과 영원 씬'은 5회에 등장했다. 이는 태준이 원영이 물레 돌리는 것을 돕는 장면으로, 차서원 역시 명장면으로 꼽은 바 있다. 공찬은 "그 장면 촬영하는데 전기가 통하더라. 형이 뒤에서 백허그하는 느낌으로 손을 잡아준다. 간질거리고 설레기도 한다. 연인과 하면 전기가 통한다고 하지 않나. 그런 감정들이 느껴졌던 것 같다. 둘다 캐릭터에 빠져서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렇다면 공찬이 뽑은 '비의도적 연애담'의 명장면은 뭘까. 그는 태준과 원영이 아닌 호태와 동희의 장면을 꼽았다. "호태가 동희에 진심을 표현하는 장면이 기억에 난다. 그 장면이 너무 멋있엇다. 울컥하기도 했다. 서로 갖고 있는 마음이 있다. 동희는 안되는 이유가 있고, 호태는 다가가고 싶어한다. 그 상황이, 장면이 슬프고 원영이 입장에서는 그런 호태를 보면서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 저는 그랬다. 그래서 사장님한테 고백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