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3주 연속 글로벌 차트 1위
-이유미, 이나연 역...고급 아파트에 사는 금수저지만, 저소득층을 대놓고 무시하고 경멸함.
-극 중 저소득층인 경수의 긁힌 상처에 좀비 피 묻은 손수건으로 닦으며 일부러 감염시킨 빌런
-이유미, 한국 배우 최초로 두 작품 연이어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차지한 글로벌 스타
[스포츠W 노이슬 기자] 넷플릭스 '최대 수혜자'로 불리며 글로벌 대세로 떠오른 이유미가 또 한번 전 세계를 홀렸다. 넷플릭스 흥행 사상 최고의 시리즈로 사랑받은 '오징어 게임'으로 시청자의 눈물을 쏙 빼더니,'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다. '부산행'에 김의성이 있다면, '지금 우리 학교는'에는 이유미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얄미운 빌런을 연기했다.
이유미가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연출 이재규/이하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달 28일 공개, 3주차에도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글로벌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2월 17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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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나연 役 이유미/바로엔터테인먼트 |
이유미는 오디션을 통해 이나연에 캐스팅 됐다. 하지만 오디션 당시는 떨어질 것 같았단다. "오디션을 봤을 때 지정 대본이 있었는데 준비해 간 것 보다 많이 아쉽게 하고 온 느낌이라서 '안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너무 다행히 감사하게도 캐스팅이 됐다. 감독님께 너무 감사했다.
이후에 배우들 한명 한명 씩 교장 선생님께 면담 받듯이 감독님과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제가 '오디션 때 잘하지 못한 것 같은데 왜 제가 나연인가요?'라고 은은하게 여쭤봤다. 감독님은 저의 전작들을 봐주셨고, 그런 것을 보면서 저에 대한 믿음이 생기셨다고 해주셨다. 책임감 있게,감독님 말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이나연 캐릭터는 고급 아파트에 사는 금수저 딸이다. 그는 임대 아파트에 사는 반 친구 경수(함성민 분)를 대놓고 무시한다. 특히 경수에 '기생수'(기초생활수급자)라고 막말 할 뿐만 아니라, 경수의 긁힌 상처를 좀비 피가 묻은 손수건으로 닦아 감염시켰다. 한국 좀비물을 대표하는 영화 '부산행'의 빌런 김의성에 버금가는 얄미움이다.
"사실 나연이 캐릭터가 강하긴 하다 보니 욕 먹을 일만 남았겠구나 생각했다. '지우학'으로 '쟤는 참 얄미운 것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이렇게 욕먹을 것을 겁내지 않고 용기 내서 이 캐릭터를 한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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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나연 役 이유미/넷플릭스 |
시청자와 2학년 5반 친구들에겐 나연이 빌런이지만, 이유미는 나연의 결핍과 열망에 집중했다. "누군가에 인정받고 싶고, 자기가 중심이 되고 싶은 열망이 있다. 그게 충족되지 않은 것은 남과 다른, 그런 게 있었다고 생각한다. 열망이 채워지지 않아서 결핍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연은 자신이 원하는 부분이 다 결핍이라고 생각했다."
경수가 좀비가 된 후 반장인 남라(조이현 분)는 나연의 악행을 간파했다. 친구들로부터 살인자라는 비난을 듣던 나연은 결국 스스로 방송실을 뛰쳐나왔다. 이때 2학년 5반 담임 선생 박선화(이상희 분)는 그런 나연을 뒤쫓아 그를 구하고 좀비가 되며 꼭 살아남으라고 당부했다.
"나연에게 선생님의 말은 각성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혼자 있다보니 선생님의 말이 생각났다. 후반부 홀로 음악실 창고에 숨어있다가 옥상으로 간 친구들에 먹을 것을 주기 위해 챙긴다. 아마 선생님의 영향이 나중에 커지지 않았나 싶다."
목표를 이룬 것 같냐는 물음에 이유미는 "이룬 것 같다"며 웃었다. "사실 욕을 먹는 게 무섭지 않았었다. 욕이 칭찬 같은 느낌일 것 같았다. 스스로 답답했던 것이나, 욕 먹을 걸 알면서도 끌린 게 아니다. 나연만의 세상, 보여지는 부분이 저한테는 한번 표현해 보고 싶은 그런 캐릭터였던 것 같다. 저라는 사람이 나연이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대처하지 않는 사람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다. 그게 재미였던 것 같다. 같이 호흡을 맞추는 배우 분과 많은 것을 이야기해보고, 서로 서로가 함께 장면을 탄생 시키는 마음으로 임한 것이 저의 해결 방법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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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나연 役 이유미/바로엔터테인먼트 |
가까스로 살아남은 나연은 결국 윤귀남(유인수 분)에게 물린 후 좀비가 됐다. 정부는 좀비들을 효산고 운동장으로 한데 모아 폭파시킨다. 나연은 운동장에서 최후를 맞았다. "운동장에서 촬영할 때 감독님께 나연이의 마지막 모습은 달라보였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었다. 역동적인 것이 아니라 좀더 미세한 움직임이지만 나연스럽게, 새침하고 앙칼진 느낌이었으면 해서 살려보려고 노력했었다."
'지우학'에는 두 빌런이 존재한다. 좀비 세계관의 최강자인 '이모탈'(살아있는 좀비) 돼 청산만 쫓는 윤귀남과 친구를 좀비로 만들고, 선생님까지 희생 시킨 나연 중 누가 더 빌런일까. 이유미는 "제가 윤귀남한테 죽는데, 귀남이가 더 빌런이다"며 웃었다.
유인수와의 호흡 소감도 궁금했다. "제가 시력이 안 좋은데, 분장실에서 메이크업 받고 있을 때 누가 옆에 와서 앉아있더라. 말도 안하고 저를 쳐다보는 느낌이었다. 분장하고 보니 귀남이가 앉아있더라. 촬영에 들어가서 붙는 씬을 찍는데 많은 걸 배려해주시더라. 동선이나 앵글도 제가 어떠한 연기를 할 때 불편하지 않은지 배려해주셨다. 저는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미소)."
'지우학'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전해졌지만, 나연은 닫힌 캐릭터이기에 시즌2에 출연할 수 있는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 "닫힌 캐릭터라서 아쉽기는 하다. 만약 나연이가 귀남이를 만나지 않고 다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예상을 해 보았다. 나연이가 2학년 5반 친구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봤다. 근데 사실상 닫힌 캐릭터다.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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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나연 役 이유미/바로엔터테인먼트 |
이유미는 지난 2009년 CF 모델로 데뷔한 후 주로 단역이나 조연 등으로 아역 배우로서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드라마 '보이스2', '땐뽀걸즈', '의사요한', 드라마 스테이지 '모두 그곳에 있다',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영화 '박화영'으로 첫 주연을 맡아 대중에 눈도장을 찍고, 후속작인 '어른들은 몰라요'로 제30회 화상에서 신인 여자 연기상, 제8회 영화제작가협회상에서 신인 배우상을 수상하며 대세로 거듭난 14년차 배우다.
특히 매 작품 학교폭력 가해자, 사이코패스 스토커, 미혼모, 성폭행·성폭력 피해자 등 결코 평범하지 않고, 순탄치 않은 사연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짧은 등장에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궁금하고 호기심 생기는 캐릭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체를 통틀어서 내가 하면 재밌었던 것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들은 특별한 기준이 아니라 그냥 하나의 캐릭터였을 뿐이다. '오징어 게임' 때는 새벽이와의 케미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것들이 기억난다. 새벽이의 장면을 좋아해주셨고 슬퍼해주셨다. 나연이에게는 다 욕이긴 했다.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는 않는데, 그런 것들이 저한테는 칭찬처럼 다가오다보니 그게 다 좋은 반응인 것 같다. 아주 오래 살 수 있게 됐다(웃음)."
분량이 늘고 첫 주연을 맡은 영화 '박화영'과 '오징어 게임', '지우학'은 특별할 수 밖에 없다. "'박화영'은 저한테 새로운 가능성을 알게 해준 영화였다. '오징어 게임'은 제 인생에서 어떠한 선물같은 변환점이 된 작품이다. '박화영' 캐릭터 하면서 이런 캐릭터도 할 수 있구나 스펙트럼을 생각해볼 수도 있었다. 그걸로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생기다보니 그런 의미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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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나연 役 이유미/바로엔터테인먼트 |
지난해 '오징어 게임'에 이어 올해 '지우학'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두 작품 연속 글로벌 1위를 차지한 '글로벌 대세'가 된 이유미. 차기작은 tvN '멘탈코치 제갈길'이지만 아직 하고 싶은 캐릭터는 많다. "저를 이제 TV에서도 보실 수 있다(웃음). 최근에 2PM 옥택연씨와 재밌는 CF를 촬영했다. 로맨스부터 복수까지 각 장르를 간만 보는 정도였다. 찍을 때도 너무 재밌었다. 배꼽 잡으면서, 한 씬 한 씬 찍을 때마다 현타가 오기도 하고 이런 대사를 한다고? 하기도 했지만 재밌게 찍은 기억이 있다. 감질맛 나게 재밌게 촬영한 기억이 있다.
저는 총을 든 경찰 역할도 해 보고 싶다. 그 CF 초반에 나오는 일상 커플들의 사랑 이야기도 해보고 싶고 오래된 연인의 이야기도 해 보고싶다. 판타지이지만 내가 황제의 딸이 되는 것도 해보고싶다. 너무 재밌을 것 같다. 액션 욕심도 있지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일단 '멘탈코치 제갈길'로 만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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