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윤 감독 "'안나라수마나라' 마술같은 작업, '무릎' 아이유 흔쾌히 허락"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8 06: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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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한국 최초의 뮤지컬 드라마? 아이의 내레이션을 대처할 수 있는, 감정 씬을 대처할 수 있는 것으로 음악이 사용된 것이다. 판타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치로서 음악을 썼다."


​오프닝부터 새로웠다. 학교 인근의 유원지에 사는 정체 모를 정신이 이상한 마술사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모든 학생들이 일사분란하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이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오프닝은 영화 '라라맨드', '위대한 쇼맨'을 연상케 해 흥미진진했다.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감독 김윤성)의 이야기다. 

마술을 소재로 한 로맨스 판타지 웹툰인 인기 원작을 드라마로 재창조한 '안나라수마나라'는 지난 5월 6일 공개된 지 하루만에 넷플릭스 월드랭킹 7위로 진입, 다음날 바로 4위로 상승하며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 연출 김성윤/넷플릭스
 드라마 '연애의 발견', '이태원 클라쓰', '구르미 그린 달빛' 등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김성윤 감독이 연출한 시리즈다. 공개 후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성윤 감독은 "작품을 한꺼번에 오픈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라며 "월드 랭킹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실제 작품에 대한 반응을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소녀 윤아이와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로 남고 싶어 하는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의 만남을 담은 감성 뮤직 드라마다. 넷플릭스 중 인도에서 1위를 찍었다. 뮤지컬 요소가 인도 특유의 마살라영화와 비슷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 드라마를 만들면서 레퍼런스도 부족한데 힘들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감독은 "음악은 판타지를 극대화 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음악 드라마나 뮤지컬 드라마라고 생각했다면 '위대한 쇼맨', '라라랜드'처럼 군무를 많이 넣었을 것 같은데 음악은 아이(최성은)의 내레이션을 대처할 수 있는, 감정 씬을 대처할 수 있는 것으로 사용한 것이다. 대부분이 아이의 감정 씬에 대한 노래다. 판타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장치로서 음악을 썼다. 제가 음악 드라마에 대한 공부를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이 씬에 이런 그림은, 이런 판타지는 이 감정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점으로 회의를 했지, 레퍼런스를 삼은 것은 없다. 

 

오프닝과 클로징인 커튼콜 역시 뮤직 드라마를 의도한 것은 아니란다. "오프닝은 '라라랜드'의 포문을 여는 방식을 선호한 것이다. 처음부터 군무가 나오거나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음악이 이질감 없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음악이 필요했다. 마술사가 학생들을 조종하는 콘셉트로 가자고 제안 해주신 뮤직비디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클로징도 팬 서비스 같은 느낌으로 만들었다. 음악으로 열었으니까 닫아야 한다는 생각이었지, 음악 드라마에 대해서 생각한 적은 없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 메인 포스터

 

감독은 인기 원작을 실사화했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웹소설), '이태원 클라쓰'(웹툰)이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지만, 원작이 있는 작품이기에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은 "7~8년 전부터 '안나라수마나라'를 작품화 하고 싶었다. '이태원 클라쓰'는 제안을 받은 작품이다. 시기가 겹친 것 뿐이다"고 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은 그 캐릭터를 그대로 구현해나가는 것은 어렵다. 불가능하다. 캐릭터가 가공되기 마련이다. 그걸 '이태원 클라쓰'에서 배웠다. 배우들의 해석을 많이 물어봤다. 그게 크게 작가님과 큰 이견이 없다면 이런저런 옷을 입혀보면서 만들어나갔다. 그러면서 배우한테 맞는 순간, 진짜 입체화됐던 것 같다."


김 감독은 첫 시리즈를 하면서 각 분야의 스태프들과 협업하며 '빌드업'하는 것이 좋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채널의 작품들은 한 주에 두개씩 70분 이상씩 나간다. 어느샌가 생방으로 찍게 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엔딩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채널은 급박함이 있었다. 넷플릭스는 완성된 대본을 가지고 엔딩 회차까지 마치고 나서 배우까지도 동의하고 참여한다. 그런 엔딩 스트레스는 없어서 엔딩에 힘을 실을 수 있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결과를 알아서 빌드업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작품의 6부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기쁘게 노래하는데도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우리가 빌드업을 잘 했나보다 생각해서 흐뭇하게 느끼고 있다."

음악을 사용한 것은 판타지 요소를 가진 '안나라수마나라'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많은 넘버 중에서도 '아스팔트의 저주' 연출은 리을(지창욱)이 과거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나일등(황인엽)을 위로하며 힐링을 안긴다. 이 작업은 함께한 각 분야의 스태프들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며 노고를 치하했다.

"'아스팔트'나 오프닝은 완전 상상해서 만들어냈다. 프리 비주얼 회의는 작가님과 안무 감독님도 같이 회의했다. 안무가님이 동선을 만들어내야 하고 CG가 들어갔어야 하는 작업이었다. 그래서 힘들었다. 대본에는 음악 씬이 없었기 때문에 비주얼라이징 하는 것이 힘들었다. 아이의 감정과 판타지를 느끼게 끔, 앞뒤 감정의 연결에 문제가 없다면 그부분을 계속 가져가면서 프리 비주얼 라이징 그대로 찍었다. 현장에서 리허설 해봤을 때 수정하기도 했다. 관람차는 남원에 있다. 음악 기까끼(기깍기)가(방송에서 영상 편집이나 스위칭 또는 믹싱에서의 타이밍) 1초만 흔들려도 그것때문에 다시 프리 비주얼 라이징 회의를 해야했다. 한 시퀀스를 여러 장소에서 찍어서 결합시켜서 하나의 장면을 완성한 것이다. 스태프들의 노고가 굉장히 컸다. 현장에서는 되게 힘든 작업인데, 그만큼 촬영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분들이 정답을 찾으려고 더 노력한 것 같다. 저한테는 마술같은 작업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 스틸/넷플릭스
 반면, 다른 뮤직 씬에 비해 특별한 연출보다 오히려 음악이 '감정전달'로 다가왔다고 느낄 수 있는 씬은 윤아이의 동생의 '무릎'을 부르는 장면이다. '드림하이'로 아이유와 과거 인연이 있는 김 감독은 '무릎'을 드라마에 차용한 후 엔딩 크레딧 스페셜 땡스 투에 아이유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우리 작품이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긴 하는데 동생 유이(홍정민)한테 노래를 시킬 생각은 없었다, 작가님과 대본을 만들다보니 감정 씬에서 아이가 아버지한테 통화하면서 불만을 터뜨린 것을 유이가 못 들었을 리가 없다. 유이의 감정을 내보여야 했다. 유이가 감정을 전달하는 게 같이 부를 수 있지 않겠냐는 상상, 같이 부르면 좋겠다는 여운 때문에 그 장면을 넣게 됐다. 노래를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무릎' 찍을 때 다른 뮤직 씬 프리 비주얼라이징은 익숙했는데 그건 현장에서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선곡은 여러 노래가 있었는데 아이유 노래를 좋아하하는데 그 노래가 상황에 딱 맞는 느낌이었다. 유이가 아빠와 엄마를 그리워할 수 있는 감정. 이게 풀려야 하니까 아이유의 회사랑 이야기해야 했다. 그게 아이유 작사 작곡인데 그냥 쓰라고 하셨다. 고마워서 스페셜 땡스 투를 썼다."

 

마술 또한 판타지 요소를 극대화 시켰다. "마술이 아이한테는 현실을 잊게 만드는 장치이자, 현실을 판타지스럽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느낌이 있다. 이 판타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식이 있다. 학교가 해리포터 호그와트가 아니다. 여기는 현실이고 유원지로 가면 판타지가 벌어지는데 브릿지와 톤앤 매너가 중요했다. 어떻게 빌드업해야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지가 숙제였다. 그런 부분은 노래에 대한 이질적인 부분은 음악감독님과 작가님과 많은 이야기를 해서 만든 것이다."

 

감독은 CG팀의 노고를 거듭 강조했다. "비주얼 적인 부분은 CG 팀에서 총대를 메고 회사의 사활을 걸고 만들었다. 회전목마를 날게 할 생각이 없었다. 회전목마는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생명인데 돌고 있는 말이 나는 것처럼 그런 판타지 메시지가 아이한테 전달됐으면 하는 씬 이었다. 알라딘이 아닌데 이질감이나 당황스러움이 있다. 이 CG가 3개월 뒤에 나왔다. 내가 과연 시도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있었다. 자신있는 것보다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저도 그러면서 용기를 얻었다. CG팀이 노래 틀어가면서 씬을 하나씩 완성 시켰을 때 이게 진짜 마술이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내가 요청해서 만든 씬보다 함께 회의하면서 하나씩 빌드업 한 것이다. 제가 한 역할은 메시지를 잃지 않고 감정선이 끊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 연출 김성윤/넷플릭스
 

감독 뿐만 아니라 배우들도 노래와 춤을 함께 선보여야 했다. 배우들에게도 '안나라수마나라'는 도전이었다. 감독은 캐스팅 비화도 전했다. "지창욱 배우가 가장 나중에 캐스팅 됐다. 최성은 배우가 가장 먼저 됐다. 이렇게 처연하고 힘든 이 느낌을 할 수 있는 배우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제가 인터뷰를 해보고 배우가 가진 느낌과 연기를 고려해서 캐스팅했다. 처음에는 노래를 잘하는 느낌은 크게 못 받았다. 최성은 배우가 엄청 악바리다. 노래 연습 엄청했는데 많이 늘지 않더라. 내가 만약 음악 드라마를 만들 생각이었다면 아이돌이나 뮤지컬 배우를 캐스팅 했을 것이다. 그 사람의 눈빛이나 표정, 근육의 움직임만 느껴진다면 된다고 했다. 배우들이 너무 어려워하고 스트레스 받아했다. 어려우니까. 그렇지 않다고 얘기 많이 해줬다. 노래할 때 감정을 놓치는 게 더 안 좋은 것이라고 했다. 할머니가 막걸리 한잔 부르면서 '연분홍 치마' 부를 때 슬프다. 담백하게 부르니까 와 닿는 것이다. 그 사람의 감정이 전달된다면 저는 오케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감독은 "그 사람의 매력이 캐릭터와 만났을 때 증폭될 수 있다면 더 좋은 것 같다. 그가 원작과 달라도 귀여움 능청스러움 소년미가 들어가면서 로맨스가 강해지면서 매력이 들어간 것 같다. 황인엽(나일등 역)의 기타치면서 노래 부르는 씬도 황인엽 배우 때문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안나라수마나라'의 리을을 다수의 시청자들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주인공 하울과 많이 닮았다고 평한다. 감독은 "롤모델이 필요했는데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마법으로 구출하고 정신적인 지지를 받는 것들이 어린왕자일 수도 있다. 지창욱씨도 고민이 많았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잘 소화해냈다고 생각하낟. 대사톤도 어떻게 잡는 지에 따라 다르다. 작가님과 저도 '하울 같지 않나'라고 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드라마의 결말은 누명을 쓴 리을이 아이의 도움을 받고 사라진다. 리을이 없어졌다는 사실이 궁금하고 안타깝지만, 커튼콜 엔딩에서 리을 역시 전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며 이전 엔딩을 잊게 한다. 감독은 "커튼콜은 팬서비스였다. 이렇게 좋은 반응일 줄 몰랐다"고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 스틸/넷플릭스

"커튼콜은 '전 배우가 춤을 춘다' 한 줄 이었을텐데 아예 없었다. 이걸 왜 좋아할까 궁금한 지점이다. 제가 걱정한 부분은 엔딩의 감정선을 잘 쌓았는데 본체 캐릭터가 나와서 노래하면 여운이 깨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데 오프닝이 음악이 있었으니 문을 닫을 때도 음악을 생각했다. 우리끼리의 축제를 만들어보자 생각해서 나온 것이다. 모두 궁금한 엔딩이 있지만 행복한 느낌을 주니까 시청자들한테 슬프면서도 기쁜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저는 사실 커튼콜에 대한 반응은 기대하지 않았다. 이렇게 좋은 반응일 줄 몰랐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우리 작품이 지금 현대 시대에서 할 수 있는 메시지라고 생각한 이유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 표현에 결핍이 있다. 상실감이 많다고 생각한다. 근데 리을은 마술을 믿냐고 하면서 나를 믿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만 있었으면 한다고 한다. 그게 이 드라마에서 표현할 수 있는 메시지였던 것 같다. 그래서 커튼콜을 더 좋아하시는것 같다. 거기서 밝게 웃으면서 춤추고 있으니까. 저는 감정적인 여운이 끊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며 시청자들에 감사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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