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종병기 앨리스' 박세완, 멜로·코믹으로 인정 받고 액션으로 꽃 피우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3 06: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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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박세완이 또 한번 도전에 성공했다. 멜로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주연 자리를 꿰찬 그는 코믹 장르에 이어 액션까지 섭렵했다. '최종병기 앨리스'는 박세완의 주특기 장르에 액션이라는 도전이 더해지며 배우로서 그를 한층 성장시켰다.


지난 8일 전편이 공개된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감독 서성원)는 킬러라는 정체를 숨겨야 하는 전학생 겨울(박세완)과 비폭력으로 학교를 평정한 잘생긴 또라이 여름(송건희)이 범죄 조직에 쫓기며, 핏빛으로 물든 학교생활을 그린 하드코어 액션 로맨스 드라마다.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 한겨울/앨리스 역 박세완/왓챠
 

영화 '스물', '극한직업'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총감독을 맡았고, 하이틴 로맨스에 고등학생 킬러라는 설정으로 강도높은 액션까지 버무리며 MZ세대를 취향저격한 B급 청춘물이다.

공개 후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박세완은 새로운 도전을 한 만큼 "설렘 반 긴장감 반"이라며 "보여드린 적 없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보실지 걱정이 되서 첫 공개날은 밥도 못 먹었어요"라고 했다.

박세완이 분한 한겨울은 영어도 능숙하고 공부도 잘하는 겉으로는 모범생으로 보이지만, 킬러로 길러진 인물이다. 액션 연기가 가장 주가 됐다. 박세완은 처음 제의를 받고 의아해했다. "'왜 이런 게 나한테 왔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께서 미팅 때 '안 그렇게 생긴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 는 생각에 기존의 모습을 지우는 반전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저도 고민했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한겨울은 킬러 집단에서 도망친 인물이다. 죽고 죽이는 서바이벌 세계에서 살아남았지만, 단 한번도 사람을 죽여본 적 없다. 그는 자기의 딸을 찾으러 온 Mr.반(김성오/미스터반)을 따라 그 세계를 탈출했다. 액션 연기는 피할 수 없었다. "부담감은 지금도 떨쳐내지 못하고 있어요. 저는 제목 '최종병기 앨리스'라는 말이 민망하고 부담스러워요. 앨리스가 저니까요. 태어나서 이렇게까지 근력 운동을 많이 해본 것은 처음이에요. 약해 보이지 않기 위해서 근력이 필요했죠. 제목이 타이틀 롤이니 책임감도 따랐어요."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 한겨울/앨리스 역 박세완 스틸/왓챠
 

박세완은 촬영을 앞두고 송건희, 정승길과 두 달 정도 액션 스쿨을 다니며 연습했다. 첫 날은 서로 대화조차 나눌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땀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었나 싶었어요. 달리기를 시작으로, 그 다음은 구르기를 시키셨어요. 액션 스쿨에 도착하면 매니저 오빠가 딸 유치원 보내는 심정으로 내려주셨죠(웃음). 가방에는 당 충전하라고 간식까지 넣어서요. 그래도 첫날 끝나고 바로 복싱학원까지 등록했어요."

부담감을 안고 열정을 쏟았지만, 근력 운동을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던 그는 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잠수를 탔다고 고백했다. "저는 헬스장을 싦어해요. 무언가 무게 치를 이겨내는 것보다 요가, 필라테스 같은 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액션 선생님이 끝날 때 쯤 재밌을 것이라고 하셨어요. 저는 주로 때리는 역할이었는데 합을 잘 외우지 못해서 송건희 선배님께 죄송했죠. 근데 진짜 끝날 때 쯤 액션에 대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기억에 남는 액션 연기가 있느냐는 물음에 4회에서 5회로 이어지는 허준석(탁 역)과의 교무실 액션 씬을 꼽았다. "교무실 씬은 정말 제가 한 액션 연기를 쓰셨다고 하셨어요. 그 씬 촬영할 때 단전에서 나오는 힘이 없어서 자꾸 입을 모으는 버릇 때문에 NG를 많이 냈어요. 킬러로 길러진 아이인데 그런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데, 저는 잘하고 싶고 집중하면 입이 모아지는 버릇이 있어서 힘들었어요."

한겨울은 결코 평범하지 못한 삶을 살아왔다. 박세완은 그가 느꼈을 '평범한 삶'에 대한 갈증에 집중했다. 또 그 속에서 묻어나오는 모습에 자신을 투영했다. "겨울이는 꿈속에서도 평범한 삶을 살기를 꿈꿔요. 여름이를 만나고 학교 생활하면서 또래의 모습들이 살짝살짝 나오는 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 한겨울/앨리스 역 박세완/왓챠
 

3회까지 이름부터 운명적인 겨울과 여름이의 만남을 그렸다면, '하드코어 액션 로맨스'는 4회부터 본격적으로 그려졌다. 겨울의 범상치 않은 면모가 같은 반 친구들에 들통난 데 이어, 스파이시(김태훈) 일당에 좇기며 여름에 자신의 정체가 탄로난다. 설상가상으로 기억을 잃은 겨울은 여름을 지키며 함께 동행한다. "겨울이와 여름이가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고 난 뒤에는 둘이 붙어다녀요. 이렇게까지 상대 배우랑 얼굴을 가까이 마주한 씬이 있는 작품은 처음이에요."

멜로 호흡을 맞춘 송건희에 대해서는 "정말 제가 생각한 여름이 그 자체였어요"라고 했다. "대본 읽었을 때 제가 생각했던 여름이었어요. 제 생각에는 여름이는 멍한 면도 있고, 영혼이 조금 나간 듯한 모습은 섹시한 면모도 있어야 했어요. 첫 장면은 아마 여성 분들이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대로 잘 나온 것 같아요. 송건희 배우는 늘 성실하고 착해요. 원래 소문은 많이 들었는데 정말 착하더라고요. 저한테 늘 죄송하다고 하시고, 뭘 챙기면 제 것도 빼놓지 않으셨어요. 너무 감사했고 좋았어요."

'최종병기 앨리스'는 하드코어 액션 장르에 '상상'이라는 코믹이 더해져 B급 코믹물을 완성했다. 겨울과 여름은 틈틈히 평범한 일상 속 자신들의 모습을 상상한다. "겨울이의 밝은 모습에 제 자신을 투영하려고 했어요. 애교를 부리거나 여름이랑 상상 씬은 제 모습이에요. 재밌게 촬영했어요(미소)."

촬영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됐다. 강추위 속 촬영은 내일로 미뤄졌으면 하는 생각까지 하게 했다. 그래도 촬영장 가는 길은 늘 즐거웠다. "현장에서 저를 너무 예뻐해주셨어요. 제가 집중할 수 있게 맞춰주시고, 카메라 감독님은 정말 스윗했어요. 바람 부면 '겨울이 추워'이러시면서 다 막아주시고요. 친구들, 선배님들과도 진지하지 않았어요. 장난도 많이 쳤어요. 제가 양현민 선배님께는 '큐티섹시'라고 하고 허준석 선배님한테는 '더티섹시'라고 부르기도 했어요(웃음)."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 한겨울/앨리스 역 박세완/왓챠
 

처음부터 박세완을 믿고 액션 연기에 도전하게 해 준 서성원 감독에 대해 "츤데레 스타일이세요"라며 미소 지었다. "감독님은 제가 생각한 것들을 다 하게 해주시면서 전체적인 라인을 잡아주셨어요. 수업하러 가는 것 같고 치료받는 느낌이었어요. 정말 연기하면서 힐링만 받은 작품이었어요.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시고 설득력 있는 분이셨어요. 4회 옥상 씬이 중요했는데 그 장면에서 원래는 줌인으로 하려다가 제 바스트 컷으로만 해결되게 끔 해주셨어요. 제가 표정으로만 해야했는데 많이 도와주셨어요."

사실 박세완이 '최종병기 앨리스'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시기다. "저는 스트레스를 잘 풀지 못하는 스타일이에요. 사람 박세완의 삶보다 연기가 1번이고 뭘 배우는 이유도 모두 연기 때문이에요. 근데 어느 순간 번아웃이 왔어요. '연기 아니면 할 줄 아는 게 없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쌓였던 것이 한번에 오면 자연치유가 어려운 편이에요. 칭찬의 한 마디가 저에게 큰 힘이 됐어요."

그러면서 박세완은 "이번에 제가 했던 장면이 웃겼다는 반응, 액션 잘한다고 분위기 있다고 공감해주셨을 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름이랑 케미도 좋다고 해주시니 기분 좋았어요"라며 팬들의 반응에 감사해했다.

최근에는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주변 지인들을 만나며 즐기고 있다. "요즘은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좀 즐기기 시작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있어요. 또 실비김치랑 팔당오징어가 매운 걸로 유명하더라고요. 매운 음식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어요. 하하."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 한겨울/앨리스 역 박세완/왓챠
 

가장 많이 소통하는 사람은 배우 금새록이다. "언니랑은 드라마 '같이 살래요' 할 때는 정작 안 친했어요. 근데 끝나고 혼자 여행을 가려다, 같이 여행 가게 되서 친해졌어요. 집을 근처로 이사하면서 틈만 나면 만나고 있어요. 둘이 다이어트 한다고 하고 서로 욕해주자고 했거든요. 근데 '오늘만...'이라면서 치킨을 사서 오고 그래요(웃음)."

7년 동안 단역부터 조연, 주연까지 차근차근 올라오며 주로 멜로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마침내 영화 '도굴'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내일 지구가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이하 '지구망')에서 코믹 장르까지 섭렵했다.

"제가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그런지 애드리브도 치고, 농담도 많이 해서 코믹 장르는 즐기면서 하는 것 같아요. 감독님들도 매력이 보인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전작이 시트콤이라서 걱정 됐었는데 또 액션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액션이 희열감도 있더라고요. 헬스장도 두 번도 갈 수 있어요(미소)." 

 배우로서 목표는 재밌게 연기하는 것이다. "저는 제가 준비했던 연기가 현장에서 상대 배우와의 시너지로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가 나왔을 때 희열을 느껴요. 저는 그런 게 재밌어서 연기하기 때문에 그걸 잃지 않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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