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서운 발차기 연습하는 태권도 대표팀 김유진 (진천=연합뉴스) |
태권도 여자 57㎏급 기대주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파리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낸 과정은 그야말로 '우여곡절'이었다.
우리나라는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 랭킹으로 남자 58㎏급 박태준(경희대), 남자 80㎏급 서건우(한국체대), 여자 67㎏초과급 이다빈(서울시청)까지 3장의 파리행 티켓을 미리 확보했다.
나머지 1장은 대륙별 선발전을 통해 주인공이 가려졌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지난 1월 내부 회의를 통해 여자 57㎏급 올림픽 티켓에 도전하기로 했고, 2월 자체 선발전을 통해 김유진을 아시아 선발전 출전 선수로 결정했다.
김유진은 지난 3월 중국 타이안에서 열린 아시아 선발전 4강에서 줄리맘(캄보디아)을 꺾고 체급별 상위 2명에게 주는 파리행 티켓을 따냈다.
대표팀의 다른 동료보다 먼 길을 돌아온 셈이다.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태권도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를 통해 취재진과 만난 김유진은 "작년 랭킹포인트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고 "그래서 체급 선정, 국내 선발전 등을 거쳤는데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대륙별 선발전까지 가게 되면서 부담감이 컸다. 해내고 돌아와야 한다는 부담감에 힘들었다"며 "그래도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마음 하나로 계속 달려왔다"고 웃었다.
김유진은 지금까지 난관을 생각하면 '본 무대'인 올림픽도 상대적으로 쉽게 다가온다고 한다.
"오히려 올림픽 본선이 별 것 아니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은 김유진은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지금은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진의 장점은 큰 신장이다. 183㎝의 김유진은 동 체급에서는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도 신장에서 우위다.
하지만 순발력에서는 열세다. 그런 만큼 최근 순발력과 체력을 키우기 위해 유산소 훈련에 매진 중이다.
김유진은 8살 때 호신술을 배우라는 할머니의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태권도 경력을 시작하게 해준 할머니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다고 했다.
아버지, 어머니가 일하는 동안 자신을 키워준 사람도 할머니라고 한다.
김유진은 "(할머니께서)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가는 걸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 물론 많이 표현하지는 않으신다"고 웃었다.
김유진의 롤 모델은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 김연경이다.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김연경의 정신적인 측면을 본받고 싶어 한다.
경기 중 자신도 모르게 비속어를 내뱉으며 승리욕을 불태우는 장면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김연경처럼 김유진도 아쉬운 순간에는 비속어가 나온다고 한다.
"발차기할 때 가끔 (비속어가) 나온다"고 웃은 김유진은 "김연경 선수의 멘털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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