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3월 9일 개봉예정
-김동휘, '수포자' 한지우 역...최민식과 사재호흡
-'비밀의 숲2'에서 눈도장...'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로 스크린 첫 주연 데뷔
[스포츠W 노이슬 기자] 한 작품에서 선과 악을 동시에 선보이는 일은 베테랑 배우에게도 쉽게 올 수 있는 기회는 아니다. 더구나 신인 배우에게 주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배우로서 얼굴에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일은 축복이고 행운이다. 행운의 주인공은 첫 장편 데뷔작부터 대배우 최민식과 호흡한 신예 김동휘다. 김동휘는 겉으로 보기에는 말 수가 적을 것 같고, MBTI(성격유형)가 I로 시작할 것 같은 면모를 가졌다. 하지만 개봉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스포츠W 본사에서 만난 김동휘는 초반 긴장했던 모습과는 달리 인터뷰 후반부로 갈수록 연기에 대한 열정을 쏟아내며 밝고 당찬 신예다운 면모로 시선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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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지우 役 김동휘/쇼박스 |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이 수학을 포기한 학생 한지우(김동휘)를 만나며 벌어지는 감동 드라마다. 신예 김동휘의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개봉날 7만 5530명을 동원하며 일일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다. 김동휘는 무려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지우' 역에 낙점됐다. 한지우는 대한민국 상위 1%인 명문 자사고에서 친구들을 쫓아가지 못하는 수학 성적 때문에 고민하는 '수포자(수학포기자)'다. 김동휘는 "저도 수포자였어요"라며 웃었다. "대본 속 지우는 대한민국에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학생이었어요. 저도 실제 학교 다닐 때 공부쪽에 재능이 없어서 수포자였거든요. '수학자'라는 제목과 달리 저희 영화는 수학과 음악의 아름자운 조화, 대사가 아름다우면서도 묵직한 감동이 있거든요. 많은 분들이 보시고 힐링 받으셨으면 해요." '수포자' 지우는 우연히 학교의 야간 경비원 이학성이 수학 천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그에게 수학을 배우기로 자처, 이전까지 겪어보지 못한 특별한 수업을 받게 된다. 김동휘는 첫 데뷔작부터 대한민국 대표 배우 최민식과 호흡했다. 그는 제작사에서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최민식 선배님은 제작사 사무실에서 처음 뵀어요. 저는 긴장해서 얼어 있었죠. 처음에는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너무 친근하게 다가와주시고 이것저것 먼저 물어봐주시고 대화 유도를 많이 해주셨어요. 일상적인 이야기도 하면서 편해질 수 있었어요. 저는 선배님께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구름다리 장면이 영화 중반부인데 실제 촬영 중반부에 촬영했어요. 선배님이 그씬 찍을 때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 장면이 지우가 학성의 가르침을 받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습이에요. 그때 이 영화가 끝나도, 다음 작품에서도 선배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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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 최민식 스틸/쇼박스 |
그러면서 김동휘는 "선배님이 처음 이북 사투리 하실 때 너무 자연스러워서 정말 이북 사람 같았어요(웃음). 근데 선배님은 그냥 레슨을 받으시는게 아니라 탈북자 분이랑 생활을 같이 하시더라고요. 식사도 같이 하시면서 그분이 실생활에서 쓰는 말을 연구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보였던 것 같아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라고 덧붙였다. 지우의 유일한 친구 박보람 역은 조윤서가 연기했다. 보람과 지우는 '사배자 전형'(사회배려자 전형)으로 학교를 다닌다. 보람은 비경제적, 지우는 경제적 사배자다. 친구들의 심부름을 자처하다 걸려서 기숙사에서 한달 퇴소를 당하게 된 지우는 혼자 모든 짐을 짊어진다. 그를 유일하게 걱정하는 친구가 보람이다. "보람이는 처음부터 저랑 친해지려고 시도했다는 서사를 윤서 누나랑 만들었어요. 지우는 거리두기를 실천하죠. 근데 보람이는 굴하지 않고 다가오니까 마음에 문을 연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 누나랑 저랑 첫 호흡이고, 누나도 오랜만인 작품이라 간절했어요. 그래서 촬영 전부터 둘이 따로 만나서 대본 이야기 하고 서로 인물 이야기 하면서 친해졌어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관전 포인트는 '변화'다. 지우는 학성을 만나면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배우고, 인생을 배우면서 자존감도 높아졌다. 실제 고 1때는 소극적인 성격이었다는 김동휘는 스트리트 댄스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변화했단다. "처음 고1때는 소극적인 성격이었어요. 사실 춤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 계기가 조금 황당한데,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수학여행 장기자랑을 떠밀려 나간 적이 있어요. 그때 같은 반 여자애들이 저를 여장시켜줬어요. 고양이 분장에 노란 후드티 입고 올라갔는데 이용당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근데 막상 6~700명 앞에 섰더니 귀엽다고 박수 쳐줬어요. 그때 무대 맛(?)을 본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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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지우 役 김동휘/쇼박스 |
이후 춤에 소질이 없는 정도가 아닌, 박치 인 김동휘는 무대에 올라간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고등학교 댄스 동아리에 추천받아 입부했단다. "저는 국민체조 하는 줄 알았어요. 스트레칭 하나도 할 줄 몰랐어요. 근데 어차피 들어간 거 '그냥 해보자' 악으로 깡으로 버티자 스타일이라서 몸치탈출하려고 했죠. 선배들이 춤 동작 하나하나 기본기부터 다 알려줬어요. 제 동기는 정말 뭐든 다 잘하는 엄친아였는데 안무도 곧 잘하고, 잘 따기도 해서 그 친구한테 배웠어요." 춤 실력과는 상관없이 김동휘는 공동체 생활하며 성격이 바뀌었단다. "공동 작업하면서 대인관계 개선이 많이 됐어요. 많이 원만해졌어요. 그리고 춤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입시 준비 돌입하려고 예술적 분야를 찾아보려다가 연기를 알게 됐어요. 저는 수포자니까요. 하하. 진학을 목표로, 그때부터 연기를 배웠어요. 고3 때 학원 다니고 레슨하면서 연기를 제대로 알게 됐죠. 근데 진짜 학교까지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연기에 대한 공부를 했어요." 결국 김동휘는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에 입학했다. 재능이 있는게 아니냐는 물음에 김동휘는 "제가 대사는 빨리 외우는 스타일이에요. 빨리 까먹기는 하는데, 몰입하는 것도 빠르고 그런 것은 잘 하는 것 같아요"라며 쑥쓰러워했다. 올해 9년차 연기자인 김동휘의 데뷔작은 영화 '상의원' 큰왕자 역이었다. "그때 캐스팅 합격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어요. 내가 영화관에 나온다니, 그때 솔직한 마음으로 앞으로 탄탄대로가 열릴 줄 알았죠. 근데 현실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연기 공부에 더 매진했어요(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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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지우 役 김동휘/쇼박스 |
2020년 드라마 '비밀의 숲2'의 김후정 역으로 안방 시청자에 눈도장을 찍었다. 방영은 먼저 했지만, 사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촬영 후 찍은 작품이었다. 김후정 역은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내성적인 성격에 중학생 시절부터 따돌림을 당한 피해자다. 통영에서 친구들에 복수한 인물로, 1회부터 등장해 극 전반 흐름을 이끌었다. "성덕이 됐었어요. 조승우 선배님과 함께 찍는 게 부담이 되긴 해도 너무 좋았죠. 작품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고 나름 준비를 열심히 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했었어요. 그때는 기분좋은 긴장감이었어요. 정후의 이중적인 모습을 표현하는데 서툰 부분이 있었어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그래도 선배님들이 잘 받아주셔서 제 캐릭터를 빛내주신 것 같아 감사해요." 대체불가한 배우가 목표라는 김동휘. 그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연기하고 싶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도 텀블러 들고 다니는 것부터 작은 실천을 하고 있어요. 작품에서도, 개인으로도 스스로에 부끄러운 행보를 하지 말자고 항상 다짐해요"라고 포부를 전했다. 롤모델은 조승우를 포함한 4명의 배우다. "30대는 박정민 선배님, 40대는 조승우 선배님. 50대는 이병헌 선배님 60대는 최민식 선배님이에요. 늘 많은 생각을 해요. 좋은 걸 떠나서 나도 저 나이일 때 작품 하면서 선배님들처럼 작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선배님들의 모든 작품을 매번 보면서도 볼때마다 분석해요. 선배님들의 감정을 보고 눈을 보면서요. 그 장면만 봐야지 하다가도 결국 전체를 보게 만드는 것도 선배님들께 본 받고 싶은 '연기자의 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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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한지우 役 김동휘/쇼박스 |
차기작은 지난 2월 크랭크인 한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쌍둥이 동생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이 동생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김동휘는 손환으로 분했다. 손환은 쌍둥이 형제 모두와 깊은 연관이 있는 소년원생이다. 김동휘는 "어느 쪽에서 속하지 못하지만, 욕망과 욕심은 가득한 인물이에요. 이번에도 이중적인 면모를 가진 인물이더라고요. 김성수 감독님께 여쭤본 적이 있는데 제 얼굴이 선한 모습과 악하고 차가운 모습이 공존하는 야누스 적인 면이 있대요. 고등학생이지만 소년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지우 같은 학생 느낌은 크게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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